"'6·28방침' 앞두고 부실 공장·기업소 통폐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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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새로운 경제관리 개선 조치'인 6·28방침 전면 시행을 앞두고 북한내 부실 공장·기업소 등에 대한 통폐합 작업을 실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기업소의 효율성을 제고시키기 위한 조치인 '6·28방침'의 사전 정지작업으로, 이번 조치의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한 일환으로 분석된다. 대중 무역업을 하고 있는 화교 출신 정 모씨(신의주 거주)는 27일 "최근 중국에 사업차 나와 있던 북한 무역 일꾼들이 북한으로 급히 들어가고 있다"면서 "북한 당국이 중·소 공장·기업소를 정리한다는 이야기가 있어 자신들이 직접 알아보려, 부랴부랴 북한으로 들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정 씨는 "북한 당국은 인민들에게 큰 이득이 없고 북한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 기업소를 없앨 계획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자신이 속한 기업소의 호출을 받고 일꾼들이 대거 돌아가고 있다"면서 "새로운 경제개선 조치에 앞서 부실, 적자 공장·기업소를 통폐합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간부들은 자신의 기업소가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우려와 함께 당국이 도움 없이 자재나 재원을 마련해 기업소를 어렵게 운영해온 일꾼들이 불만을 보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정 씨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6·28방침'이 전면 시행을 앞두고 이번 조치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기업소를 선정했다. 현재 북한의 기업소 가동율이 30%미만인 것을 감안한다면 이번 통폐합 대상은 상당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70%에 해당하는 기업소를 통폐합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생산성이 낮아 최악의 적자를 보이고 있는 공장·기업소들이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북한 당국은 지난 7월 중순부터 국가계획위원회 설비감독과, 각 도 설비감독국, 중앙 검찰소 등으로 구성된 중앙당 검열조를 각 지방에 파견, 공장기업소들에 대한 검열사업을 진행했다고 데일리NK가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폐쇄 대상으로 선정된 기업소 노동자들은 통폐합되는 기업소에 재배치될 것이라고 다른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공장 기업소가 단순히 폐쇄되는 것보단 큰 기업소와 함께 통합되거나 제품 하나를 만들던 공장이 같은 분야의 제품을 만드는 규모가 있는 공장으로 이전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새로운 경제관리 조치를 앞두고 시장 등 북한 내부에 불안심리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기업소들의 통폐합도 이런 불안심리를 부추길 수 있다고 소식통은 내다봤다. 현재 북한 시장 물가는 경제관리 조치에 대한 불안감으로 연일 고공행진을 달리고 있다. 27일 현재 평양 쌀값(1kg) 6700원, 온성 7000원, 혜산 6500원까지 치솟았다. 특히 기업소 노동자들이 다른 기업소로 배치받는 것에 대해 '우려감 반 기대감 반'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부실했던 기업소 소속의 노동자들 같은 경우, 큰 기업소들과의 통폐합으로 보다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지만 그동안 북한 당국의 경제관리 개선 조치가 성공한적이 없고 오히려 인민들의 생활이 어려워졌다는 점에서 불안해하는 주민들이 많다"고 말했다. 또한 일부 주신들은 자신의 공장 기업소가 없어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는 분위기다. 일정한 돈을 농장에 바치고 장사 등 부업을 하는 '8·3'으로 자유롭게 시장에서 장사를 해왔지만 이번 통폐합으로 '8·3'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러나 소식통은 이번 공장·기업소 통폐합이 실제로 실시될지는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기업소 재편에는 북한 각 기관들의 이해관계와 관련돼 있고 주민들의 반발과 혼란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지난 2000년 기업소 재편 조치도 실패한 바 있다. 당시 북한은 기업소를 재편해 생산과정이 연관된 서로 다른 공장 기업소를 하나의 경영단위로 통합해 '연합기업소'를 확대시키려했다. 그러나 하나의 기업소에 국가안전보위부와 인민보안부, 검찰, 인민무력부 등의 간부들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돼 기업소 재편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김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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