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체육강국' 건설에 박차?…"체육 낙제면 유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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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소학교, 중학교 학생들의 상급반 진학평가에 체육점수를 반드시 반영하도록 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지난 4일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를 통해 권력의 2인자인 장성택을 위원장으로 하는 '국가체육지도위원회'를 신설해 체육정책 강화를 예고했다. 15일 평양 소식통은 "소학교, 중학교에서 올해 9월부터 체육도 기본과목에 포함시켰다"면서 "모든 학교에서 앞으로 체육을 못하면 (상급반으로 진학이)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어, 학생들 사이에서도 난리가 났다"고 말했다. 이어 "식량 배급도 제대도 되지 않는데 체육과목까지 기본과목으로 하면 유급되지 않는 학생이 몇이나 될지 알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에선 기본과목으로 여기는 김일성·김정일·김정숙 혁명역사와 국어, 수학, 물리, 영어 등의 과목들을 상급반 진학평가에 중요하게 반영해 왔다. 학년말이 되면 시험을 거쳐 낙제-보통-우등-최우등으로 평가되는데, 통상 5점 만점에 2점 이하인 과목은 '낙제'를 받게 된다. 기본과목이 '낙제' 처리될 경우엔 유급조치 돼 왔다. 이와 달리 체육과 한문, 미술, 음악 등은 진학평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학기부터 체육을 기본과목에 포함시켜 시험 등의 평가를 거치게 됐다는 것이 소식통의 설명이다. 당국의 이 같은 조치에 따라 각 학교에서도 체육에 대한 투자를 강조하는 분위기다. 소식통은 "김정은이 '체육에 대한 기술을 높여라'라는 지시를 체육지도위원회에 하달했다"면서 "이와 관련해 단위에서는 체육에 대한 관심과 열풍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학교마다 운동장에 새롭게 체육 기자재들을 설치하느라 분주하고, 낡은 장비들은 교체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한 고위 탈북자는 "김정은이 후계자로 등극한 2009년부터 체육부문 관련 기구들이 신설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체육교육 강화 움직임과 더불어 중국 등과의 체육교류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4일에는 중국과 북한이 평양에서 '2013년 체육교류의정서'를 체결했고, 국가체육지도위원회를 출범하고 위원장에 장성택 행정부장을 선임한 이후 처음으로 일본 체육대학 대표단을 초청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의 이 같은 일련의 행동을 두고 김정일 사후 권력이 출범한 지 1년이 되어가지만 '경제 분야'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이루지 못하자 '체육 분야'를 통해 김정은의 업적을 쌓으면서 친(親)인민적 모습을 선전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김정은은 농구 등 스포츠를 좋아해 이 분야에서 자신의 업적과 관련시키려 하는 것"이라며 "적은 투자를 해서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이 체육 분야이고, 체육교류가 비정치적이면서도 정치적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종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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