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일 우상화물 붕괴…스스로 '최고존엄' 훼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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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최근 남측 보수단체의 김정은 초상화 관련 퍼포먼스를 문제 삼아 한반도에 전쟁상태가 조성됐다며 정치공세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공교롭게 스스로 '최고존엄이 훼손당한 사건'이 발생해 향후 북한 당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함경북도 무산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태양절 전날인 14일 무산군 중심에 세워져 있던 김일성, 김정일의 모자이크 벽화가 갑자기 무너졌다"면서 "탈북자 가족들의 범행이라는 소문과 함께 당중앙과 도당, 도(道) 보위부까지 총동원돼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번에 무너진 김일성, 김정일 모자이크 벽화는 무산역 사거리에 세워진 높이 5m 너비 8m에 달하는 대형 건축물"이라면서 "시내 중심에 세워진 장군님의 벽화다보니 이를 목격한 주민들도 많아 삽시간에 붕괴 소식이 퍼져 정치적인 문제로 제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청진 소식통도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며 "이번 사건이 탈북자 가족들의 소행이라는 소문이 있지만 가족들이 목숨을 내놓고 붕괴시킬 가능성은 아주 낮다"면서 "부실공사로 세워진 벽화가 강풍을 이겨내지 못해 무너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소식통들에 의하면, 2010년부터 전국적으로 건설되기 시작된 김일성 모자이크 벽화는 북한 주민들의 충성 자금과 국가 재정으로 건설됐다. 2011년 12월 김정일이 사망하면서 벽화에는 김정일의 모습도 추가됐다. 당시 무산군 벽화 건설을 담당한 건설 일꾼들이 돈벌이를 위해 시멘트를 비롯한 철강재 등을 빼돌려 부실공사로 이어졌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청진 소식통은 "김일성, 김정일 장군님의 우상화물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건물보다 튼튼하게 건설해야 하지만 이번 붕괴로 관련 일꾼들이 자재를 빼돌린 것이 탄로나 버렸다"며 '최고 존엄'인 김부자 우상화 벽화가 무너져 관련 간부들에 대한 대대적인 문책이 있을 것이라고 소식통은 예상했다. 이어 소식통은 "2005년 청진시 수성천 다리목 양쪽에 세워진 100m 길이의 초대형 김정숙 찬양구호가 적힌 대형 선전판이 바람에 넘어진 사건이 있었다"면서 "당시 공사 책임자가 징역가고 도당 선전 부부장이 해임 철직되는 문책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이번 사건은 김일성, 김정일의 영상(모습)이 그려진 벽화이기 때문에 엄중성은 대단히 크다"면서 "간부들 사이에서 벌써부터 군당 선전부장과 건설시공 책임자에 대한 처벌이 따를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에서 벽화는 김일성, 김정일 동상과 같기 때문에 엄중한 사건이라는 지적이다. 벽화 붕괴를 목격한 주민들의 반응과 관련 소식통은 "'(벽화 붕괴가) 정치적 문제로 몇 명간부들의 목이 달아날 것'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지만 일부 사람들은 '아까운 자재를 탕진하면서 가는 곳마다 건설하더니 잘됐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한편 통일부 등 정부 당국에 의하면,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은 김일성·김정일 동상(만수대 등 총 6곳) 제작에 950만 달러, 전국 각지에 400여 개에 이르는 모자이크 벽화 제작에 3200만 달러 등 김정은 가계 우상화에 총 4150만 달러를 탕진했다. 최송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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