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 '호기심'에 촬영 응했지만 가이드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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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기 위한 목적으로 북한을 방문한 건가? 북한을 방문해 영상을 찍어야겠다는 생각은 처음부터 가지고 있었지만, 영상을 가지고 무엇을 할 건지는 정해진 상태가 아니었다. 사실 북한에서 영화 촬영이 가능한지도 몰랐다. 그러나 여행사의 허락을 받고 북한 내부를 촬영할 수 있었다. 여행을 마치고 귀국한 다음에야 이를 가지고 흥미로운 영화를 만들어야겠다는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북한에서 직접 영상 촬영을 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 굉장히 어려웠다. 영상을 촬영할 때 북한 측 가이드에게 일일이 허락을 받아야 했고, 허락받은 특정한 방식으로 촬영을 해도 가이드는 하나하나 간섭을 해 제대로 된 작업을 할 수 없었다. 그들은 북한 주민들을 촬영하려고 할 때마다 주민들에게 고함을 쳤다. 오히려 북한 주민들은 자신들을 촬영하는 것을 허락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북한 가이드들은 나를 스파이로 몰아붙이기도 했다. 그들은 내가 촬영을 하러 온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사실 더 많은 촬영 장비를 북한으로 가져 오려고 했지만 북한 측에서는 많은 장비를 사용하는 것을 허락지 않았다. -이번 다큐멘터리 영화는 북한 당국이 외국인들에게 보여주려고 하는 가상적 모습과 실제로 북한 인민들이 겪고 있는 현실의 차이를 강조한 면이 엿보인다. 외국인들만을 위한 '가상적 모습'이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 북한 주민들의 생활상에서 무엇이 현실이고 가상인지, 무엇이 옳고 그른지,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말인지 우리에게 불분명하게 다가오는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북한 주민들은 그들이 보고 듣고 경험하는 것들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느껴졌다. 외국인들이 보기에 그것이 비논리적이고 부당하게 보이겠지만 말이다. 그러한 태도가 (당국) 보복의 두려움 때문인지, 완전한 세뇌 때문인지는 판가름하기 어렵다.
-영화 소개글에서 북한과 1930년대의 소련을 비교하는 대목이 눈에 띈다. 소련에 거주한 적은 없지만 동유럽의 구(舊) 공산주의 국가에서 자랐다. 북한은 타임캡슐처럼 소련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듯했다. 벨라루스의 모습을 상기시키는 기차역 등 시각적으로 소련의 모습과 닮았다. 특히 나라 전체에 색채가 부족하고 주민들이 회색이나 어두운 색의 옷이나 군복을 입는 것이 비슷하다. 아리랑 공연도 50, 60년 전의 러시아 올림픽 개회식 공연을 보는 듯했다. -영화를 본 사람들이 북한 내부 주민들의 생활상에 대한 부분에 주목하는 반면 영상 공개로 인해 북한 당국의 여행 통제 및 얼굴이 공개된 주민들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북한 주민들이 안전하길 바라지만 북한에 대한 모습을 솔직하게 전하고 싶었다. 이런 것 때문에 (북한 주민들을 노출 시키지 않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었다. 이에 따라 영화는 최선의 객관성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 방송사에 영화 방영을 부탁한 적이 있는가? 이번 영화 건으로 여러 회사나 매체들과 논의를 진행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 TV를 통해 영화가 방영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냥 사람들이 영화를 많이 보기를 원했다. 영화를 많은 사람들이 이미 봤고 반응도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인터넷 사이트 'Pirate Bay(http://thepiratebay.org)'가 영화를 메인 페이지에 게시해줘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시청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영화를 보고 많은 지원자들이 번역을 해 현재는 10, 11개의 언어 자막과 함께 영화 감상도 가능해졌다. 따라서 결과적으로 이 영화가 TV로 방영될 때보다 많은 사람들이 시청했다고 생각된다. 임고향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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