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서 8·3문화 시장확산으로 사회 곳곳에 스며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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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국영공장 기업소의 시장의존도가 높아짐에 따라 8·3에 대한 인식문화가 사회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4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8·3이라는 말은 공장에서 생산한 정품(正品)이 아니라는 한 가지 의미로 인식돼 왔었다"면서 "지금은 8·3이라고 하면 시장의 힘이라고 보는 주민들이 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북한에서 8·3이란 인민소비재 생산을 위해 해당 기업소나 공장이 알아서 생산원료를 확보하라는 취지의 김정일 지시(1984년 8월 3일)를 응용한 것으로, 이에 따라 8·3인민소비품이 시장으로 흘러들어가게 됐다. 8·3인민소비품이란 기관 기업소 협동단체와 가내작업반, 부업반 등에서 유휴자재와 폐기, 폐설물, 부산물을 이용하여 만든 것으로 국가계획상에 없는 상품이다. 이런 8·3제품은 국영상점이 아닌 수매상점에서 시장가격으로 판매되었으며 90년대 국영공장 자체 '더 벌이' 방침이 나오면서 각 공장 기업소에 8·3직장, 8·3작업반 등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식량을 비롯한 공장자금 문제가 해결되기 시작했다. 나아가 2000년대 들어 공장기업소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자 아예 노력동원과 직장 등에 나가지 않고 매달 일정의 돈을 납부하는 형태의 8·3돈 형태가 나타났었다. 소식통은 "몇년 전만해도 평안남도 300만톤 시멘트공장 8·3작업반에서는 기와, 슬레이트를 생산하고 증축 및 신축 건설업들에게 시장가격으로 판매했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공장에서 지정해준 8·3작업반에서 일하려는 주민 보다는 직장이 아닌 개인이 직접적으로 진행하는 8·3돈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소개했다. 8·3작업반이 벌어들이는 월 수입금보다 개인 8·3돈의 효율성이 높아지자 이를 장려하게 되면서 8·3이라는 의미는 소비품 생산에서 시장의 자유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인식하게 됐다. 이런 형태의 8·3돈은 현재 최소 월 2만 원에서 최대 월 20만 원까지 한다고 한다. 현재 북한 물가에 따라 계산하면, 직장에 나가지 않고 시장활동을 하는 노동자의 경우 월 최대 쌀 40kg을 살 수 있는 돈을 납부해야 한다. 소식통은 "8·3돈을 내는 사람들을 보면 수입의 5~10%를 잡는다고 보면 된다"면서 "이런 사람들은 한 달에 200만 원 정도를 벌 수 있고, 자전거, 오토바이를 취급하거나 이불장, 장식장을 직접 만들어 전문적으로 파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심지어 북한사회의 강력한 주민 통제수단이라고 할 수 있는 조직생활도 8·3돈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30세 이상의 여성 중 전업주부라면 무조건 가입해야 하는 조선민주여성동맹(여맹) 같은 경우에는 장사활동이 넓은 여맹원들에게 조직생활 비(非)참여를 허용해주는 대가로 8·3돈을 받아 여맹조직을 운영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소개했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평안북도 신의주시 동(洞)여맹위원장만 해도 8·3돈을 납부하는 여맹원을 세 명 이상 보유하고 있다"면서 "여맹원들의 8·3돈은 경제력에 따라 세 가지 정도로 분류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직생활과 각종동원에 일체 참여하지 않고 완전한 자유를 가진 여맹원들이 8.3돈을 가장 많이 내고, 그 뒤로 각종동원과 생활총화에 참가하지 않고 월(月) 학습회만 참가하는 사람과 조직생활은 참가하고 동원만 빠지는 경우도 있다"고 부연했다. 당국의 일체 동원에 참가하지 않고 8·3돈을 내는 여맹원들(첫 번째 부류)은 분기에 한 번씩 여맹위원장에게 24만 원~48만 원을 내야 한다고 한다. 이런 여맹원들의 8·3돈이 높은 이유는 '동원에 나갈 시간에 자유롭게 장사를 하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또한 차별화된 8·3돈 적용으로 최근에는 8·3계층이 일반화 됐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8·3돈을 많이 내는 노동자인 경우 당 생활총화는 각종 회의에 불참해도 (당의) 보호가 있다"면서 "8·3돈을 적게 내는 노동자들은 학습회, 생활총화 등에 무조건 참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각 공장기업소에서는 노동자들에게 8·3돈을 올리면서 자금 확보경쟁을 벌이고 있다"면서 "하지만 정작 8·3돈을 내는 노동자들이 8·3가격이 제일 싼 공장으로 이동하려고 하기 때문에 갈팡질팡하는 경우도 있다"고 소개했다. 설송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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