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강도 '스키장 건설' 동원 군인 십수명 사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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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동계훈련까지 중단하며 건설현장에 동원됐던 북한군 9군단 산하 군인들 십 수 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9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전군이 새 년도 전투훈련에 돌입한 지난 12월, 9군단만은 동계훈련에 동원되지 않았다"면서 "군단 전체가 양강도 지역의 '토지정리'와 '스키장건설', '삼지연 비행장건설' 등에 동원됐다"고 전했다. 9군단은 함경북도 경성군에 주둔하고 있는 부대로 함북 지역과 북중 국경연선 및 해안방어까지 맡고 있다. 수만 명의 병력이 관할 지역도 아닌 양강도까지 동계훈련까지 중단하면서 이동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9군단 병력은 양강도에 위치한 공사현장까지 약 200km를 도보로 이동했다. 며칠간 이어진 강행군과 추위 때문에 동상에 걸린 병사가 속출하기도 했다. 북한 북부 산간 지역은 12월 기온이 한낮에도 영하 15에 이르고, 추울 때는 20도까지 내려가기도 한다. 이 같은 날씨에 도보로 200km 행군을 감행해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건설현장에 동원된 병력은 날씨가 추워져 12월 말경에 해당 부대로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이어 "지금까지 토지정리 사업이 수십 년간 진행되어 왔지만 그때마다 각 도(道) 강하천 '보수사업소'와 '농촌건설대'가 전적으로 맡아 진행해왔다"면서 "지금처럼 군단 병력이 동계훈련까지 중단하고 공사에 투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공사 현장에서 9군단 산하 45사단의 십 수 명의 군인들이 갑자기 무너져 내린 흙에 깔리는 참사가 발생했다"며 "(당국에서는) 숨진 군인을 두고 '최후 순간에 수령님(김일성)과 장군님(김정일)의 영상을 안전하게 보위한 충실성의 전형'이라고 대대적인 선전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참사 직전 한 병사가 군복에 착용하고 있던 '쌍상'(雙像·김일성·김정일 초상이 동시에 들어간 상)을 흰 종이에 감싸 품속에 간직하고 숨졌다. 북한은 이번 사건을 '백두산 위인들을 결사보위한 군인교양 선전자료'로 소개하고 있으며, '조선인민군'(인민군보)과 3방송(유선방송)을 통해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겨울철 군인들까지 동원해 무리하게 공사를 강행해 군인들이 사망하자, 이를 무마시키고, 비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이들의 죽음을 영웅화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당국의 선전과 달리 이 같은 소식을 접한 주민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주민들은 "갑자기 무너져 내린 흙더미에 '초상휘장'을 종이에 싸서 안주머니에 넣을 정신이 있었겠냐"는 반응과 "작업하는 군인이 어디서 흰 종이를 구하고, 그럴 여유가 있었으면 무너져 내린 흙더미를 얼마든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당국의 선전을 믿지 않는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이어 그는 "혹한이 가장 심한 양강도 지역이다보니 땅이 완전히 얼기 전에 흙 파기 작업을 빨리 끝내야 하기 때문에 군단 병력이 동원된 것 같다"며 이번 공사는 올해 10월, 당 창건 70돌을 앞둔 김정은 업적 쌓기의 일환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최송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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