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 지원하는 쌀과 비료 '주민입장'에서 접근해야 - 이주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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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간부들 입쌀 먹고, 주민들은 옥수수 먹어 지난 24일 끝난 제18차 남북장관급회담이 국민들의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다만 납북자 및 국군포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로 협력하기로 했을 뿐 구체적 내용과 가시적인 성과는 없었다. 그러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문제 합의는 대단한 성과처럼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이 개인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 하는 것이야 상관할 바 아니지만 그 운명을 다해가고 있는 햇볕정책으로 독재자 김정일의 생명을 연장시켜주고, 그것도 모자라 또 다시 김정일과 남과 북의 평화와 통일을 논한다는 것은 북한인민과 남한 국민들에 대한 역사적 반동행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국민의 정부’로부터 오늘의 ‘참여정부’에 이르기까지 북한에 지원한 많은 물자들이 김정일 독재정권 강화에 이용되었다는 것이 주지의 사실이다. 이번에 지원되게 될 쌀 50만 톤, 비료 30만 톤 역시 그러한 양상이다. "쌀 50만 톤 지원 보다 옥수수 지원이 바람직" 2천3백만 북한주민 가운데 약 75%의 주민들은 입쌀밥을 요구하지 못한다. 옥수수밥이라도 삼시 세끼 굶지 않는 것을 다행이라 생각한다. 김정일과 그 측근 간부 등 핵심군중(노동당원, 혁명유가족 등) 25% 정도만이 옥수수밥이 먹기 싫어 입쌀밥만 먹으려고 요동친다. 나머지 75% 일반주민들은 입쌀밥을 먹고 싶어도 먹을 수 없다. 옥수수에 비해 입쌀 값은 턱없이 비싸기 때문이다. 지방마다 곡물의 가격은 조금 차이가 있지만 입쌀은 대략 1kg에 1,000원~1,200원이지만 옥수수는 입쌀의 절반 값도 안 되는 300~400원이다. 따라서 입쌀을 사먹고 하루 두 끼를 굶는 것보다 옥수수로 세끼를 굶지 않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김정일과 측근을 비롯한 핵심군중은 남한을 비롯한 세계식량기구 등 NGO들의 지원식량을 얼마든지 빼내 올 권력이 있고, 그 빼내온 쌀은 먹고도 남아 장마당에 내다 팔면 돈벌이도 되고 여러모로 유익하다. 지원식량을 받을 때마다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횡재하는 것이 김정일과 측근, 그리고 핵심군중들이란 말이다. 그렇기에 일반 주민들에게 조금이라도 지원식량이 돌아가게 하기 위해서는 쌀보다 옥수수를 보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남한 정부는 김정일과 측근, 그리고 소수 핵심군중만을 위해 쌀을 지원할 것인지, 다수의 힘없는 북한주민들을 위해 옥수수를 지원할 것인지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 "30만 톤의 비료지원에 대한 부정적 효과" 30만 톤의 비료지원은 유기질인가 무기질인가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지난 2월 21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유기질 비료 대북지원에 관한 정책토론’에서 상지대학교 류종원 교수는 ‘화학비료지원으로 일시적 증산효과는 볼 수 있으나 토양산성화를 가속화시켜(북한 농토가)경작 자체가 위협받는 죽음의 농토로 변모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북한의 경작지는 국영경작지와 비국영경작지(텃밭, 뙈기밭: 정부의 허가 없이 개인들이 일으킨 화전)로 구분해 볼 수 있다. 국영경작지의 경우 류 교수가 주장한 것처럼 토양산성화가 심각하다. 실제 필자가 1992년 3대혁명소조원으로 활동할 당시 평안남도, 함경북도 일부지역에 대한 토지성분 조사 자료를 분석했었는데 그 결과가 너무도 심각했었다. 당시 북한의 농업전문가들도 국영경작지 산성화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김일성에게 보고하여 전국적으로 객토(흙갈이)를 진행 한적이 있다. 물론 북한의 134만 ha(논 약 58만/밭 약 76만 ha)의 방대한 경지면적에 대한 객토 작업이 형식적으로 끝나리라는 것은 누구나 예상 가능하다. 이러한 사실은 북한의 농경작지가 이미 죽음의 농토로 변하기 시작했다는 단편적 증거다. 산성화된 경작지를 중화시키자면 유기질비료와 농약 사용을 금지해야한다는 것이 상식이다. 또한 산성화된 토지를 중화시키려면 너무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북한이 지금 이러한 실태를 모르는 것이 아니다. 단, 이미 분석된 산성화된 토지에라도 곡물생산을 해보자는 ‘모 아니면 도’라는 식의 무모한 몸부림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남한정부가 북한이 요구한다고 해서 화학비료를 무작정 지원한다면 북한주민들만 죽도록 고생할 게 뻔하다. 또한 남한 정부의 의도와는 달리 모든 농토를 아예 죽음의 땅으로 만들게 도와주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이번 30만 톤 비료지원에 대하여 깊이 심사숙고 할 필요가 있다. 2006년 5월 2일 이주일 (평남출신 2000년 탈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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