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는 살인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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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의 행군"시기 출장으로 곡창지대 황해도에 내려갔던 나는 거리에 나뒹구는 시체들 사이를 건너다녔다. 나는 살인자 스스로의 양심 앞에 절대로 용서받지 못할 몸 출근할 때 눈물밖에 가진 게 없어 동냥 손도 포기한 사람 앞을 악당처럼 묵묵히 지나쳤다 하여 퇴근할 땐 그 사람은 죽어있었거니 이렇게 출근하며 퇴근하며 하루에도 얼마나 죽였는지 모른다 이 골목 저 골목 매일매일 몇백인지 몇천인지 셀 수 없다 오 밥이 사람을 잡아먹은 이 땅에선 누구나 한평생 벌을 받으리 아침이여 나를 사형해다오 밤이여 나를 묻어다오 2005년 1월 장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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