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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는 살인자
동지회 13 1634 2005-12-19 14:12:27
"고난의 행군"시기 출장으로 곡창지대 황해도에 내려갔던 나는 거리에 나뒹구는 시체들 사이를 건너다녔다.

나는 살인자
스스로의 양심 앞에
절대로 용서받지 못할 몸

출근할 때
눈물밖에 가진 게 없어
동냥 손도 포기한 사람 앞을
악당처럼 묵묵히 지나쳤다
하여 퇴근할 땐
그 사람은 죽어있었거니

이렇게 출근하며 퇴근하며
하루에도 얼마나 죽였는지 모른다
이 골목 저 골목 매일매일
몇백인지 몇천인지 셀 수 없다

오 밥이
사람을 잡아먹은 이 땅에선
누구나 한평생 벌을 받으리
아침이여 나를 사형해다오
밤이여 나를 묻어다오

2005년 1월 장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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