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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자유화
동지회 6 4260 2006-11-24 09:54:25
자유를 갈망하는 북한 동포들에게

이제 이 자유화바람에 날려 씨를 묻은 지도 어언 1년이 넘어버렸다
그동안 요놈의 자유화 풍은 나의 치마를 슬쩍 건드리고 지나가기도 했고
중국요리의 구수한 맛을 싣고 나의 코 맛을 두드리기도 했으며

또 언젠가는 지나가는 처녀의 하이힐을 걸치는 꼬마익살군의 발길로 변해버리기도 했으며
때론 맘에 없는 총각의 유혹처럼 귀찮기도 했으며
때론 짝사랑에 빠진 처녀의 냉가슴처럼 야속하기도 했고
요모조모 희귀한 자유 풍은 어린 마음을 호기심으로 사로잡히게 해버렸다.

어디에선가 읽어봤던 일곱 난쟁이속의 공주로 착각도 하면서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사랑도 느껴보고 싶어서 때론 이사람 저사람 감상하기도 했다.

이제 슬슬 나의 마음에도 자유화의 돛 자리가 앉을 때도 된 듯싶어서
나는 이제 새로운 모험을 꿈꾼다.
어차피 이 밤 저물면 그저 꿈만 같아서 그냥 이 밤 지새지 말기를 기원도 하면서 말이다.
오늘도 자유화바람은 이렇게 귀맛을 당기고 지나간다.
나는 이미 이 자리에 서있는데도 말이다.

그래도 나는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른다.
이 자유화가 거나하게 술에 취해서 또는 약에 취해서 비틀거리는 허름한 나그네 같지 않아서
신 한 짝 물고 귀염 떠는 강아지를 걷어차는 뚱보 아줌마의 앙칼진 목소리 같지 않아서
그리고 길가에 내 동갱이 쳐 버린 먹다 남은 빵 찌꺼기 같지 않아서
나는 늘 감사한 마음으로 이 바람을 맞는다.
오늘도 어쩌면 어지럽게 보일지도 모르는 자유화에
나는 화창하고 화려하게 살고 싶어서 오늘도 겸손하게 살아간다.
.
5년 후 10년 후 나의 주머니는 채워있든지 비워있든지
마음만은 지금처럼 화창한 7원이였음 좋겠다.

2001년 12월 한은희 중국 항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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