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북한근로자 ‘열린머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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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해전 국내 블로그를 방문했던 ‘열린머리’라는 닉네임을 기억한다. 닉과 걸맞게 솔직 담백한 논리로 국내외 방문자들과 숱한 댓글을 주고 받았다. 자연과학 분야는 해박한 전공지식과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가감없이 본인 생각을 밝혔지만 사회과학 분야는 지식이 얕다는 겸손의 논리로 대화를 사양하는 매력있는 사내였기에 다수의 국내,해외교포 방문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평균이상의 영어실력으로 보면, 몸조심을 위해 사회과학 분야에 대한 언급을 자제했다.) 북한학자 출신 개성공단 관리자가 기획한 ‘개성공단 사람들’이 출판됐다. 북한체제를 이해하려는 노력까지는 공감하지만 정도를 넘어 그들을 대변하려는 논리에는 욕을 바가지로 해주고 싶다. 개성공단에서 몇 년씩 근무했던 남한 젊은이들이 인터넷에 올린 경험담을 읽어본 터라, 그 책의 뼈대가 거짓 혹은 책상물림의 오류라는 것을 안다. 정보통신이 국경을 허물고 성역을 무너뜨린 결과, 여섯단계만 거치면 세계인이 소통 가능한 세상이 왔다.요즘 북한을 잘 알고 통일밥 좀 먹었다는 사람들이 하는 말을 듣다보면 그들이 오히려 통일에 방해가 되고 장애가 됨을 느낀다. 지식기반 사회로 돌입한 대한민국의 주요부문을 이해하고 조정할 자질과 역량이 부족한 사람들이 통일을 언급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때때로 북한학자들이 탈북자들에게 욕먹는 것과 똑같은 이치다. 그래서 나는 북한정권의 향배와 관계없이 통일을 위해서 남북에 더 많은 시간이 주어지기를 바란다. 지금 우리에게는 생선가게의 고양이나 선무당의 칼춤을 막을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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