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웃집 동생에게 보낸 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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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집 동생에게 보냈던 편지입니다 시은아 아무래도 생각다못해 메일로나마 무엇인가 가르쳐 주어야 할것 같애서 이렇게 수고 하게 되였다 너와 나 사이에는 10년이 라는 세월만큼 많은 나이의 차이가 있고 신구세대라는 격차가 있긴하지만 그것을 모두 초월하는 동향인이라는 동질감과 따뜻한 사랑이 우리를 묶어주고 있어서 넘 좋다 하지만 너의 생활을 가만히 옆에서 지켜 보았는데 어쩐지 네가 너로 살지 못하는거 같아서 맘이 아프구나 요즈음 유행을 맞춘 날아 갈듯한 푸른 원피스에 잘 부풀려 대충 묶은듯한 부드러운 머리모양이 화장을 안한듯 스킨맨 얼굴에 하느적거리는 세련된 너의 모습에 너무 잘 어울리는 그린 렌트카 .... 언젠가 너를 따라 레스트랑에 갔다가 일본메뉴와 영어메뉴를 양손에 들고 어느것을 권할가 네앞에서 망설이는 웨이터를 보면서 너의 완벽한 모습에 경탄하군 하였지만 일년전부터 너와 함께 오르고 내리는 너의 남자친구를 엘레베이터에서 마주 칠때 마다 아직도 네가 탈북자인줄을 모른다는 그를 보면서 생각되는게 많구나 이 언니가 중국서 살때 중국 신분증을 해가지고 신변때문에 자기로 살지 못하고 어떤 조선족을 늘 흉내내며 살아왔지 그래서 그런지 그때 얼마나 자기로 살지 못하는 그 세월이 원망스럽고 무엇 보다도 거짓으로 꾸며내는 나의 모든 이미지가 지겹고 싫었는지 몰라 난 나이고 싶었든거야 그때의 나에에 비하면 정말 당치도않는 자존심 하나때문에 시은이가 그렇게 자기를 감추고 (단지 그것만이 아니고 난 지난날에 살고 샆지않다고, 북한이라는 나라 생각만해도 삻어서 영원히 잊고 싶다고 말할테지만) 완벽한 연기로 세월을 보낸다는것이 얼마나 피곤하고 잘못된 것일가 순간은 자기가 능하고 기특하게 느껴 질때도 있겠지만 그건 생활 (live) 가 아니고 연극이고 자기를 언제나 묶어두고 괴롭히는 자학이고 학대라는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자기가 자기를 사랑하지 많으면 남도 그를 사랑하지 않는단다 지금의 네가 얼마나 떳떳하고 훌륭한가를 네 자신이 인정하지 않는한 너는 결코 행복할수 없을거다 내가 할수없이 감추고 살던 그 때를 생각해 보아라 네가 금방은 누구에게 한국에서 태여난 애들처럼 보이고 동정받지도 않고 행복한 사람으로 보일지 몰라도 네 자신이 행복하지 못할때 그것이 무슨 필요가 있겠니 이것은 가치간의 차이이다 중요한것은 남의 인생을 살려면 왜 여기까지 가시덤불과 험난한 바다를 헤쳐 왔는가 하는것이다 다른 사람의 모습으로 아무리 성공한들 무슨 의의가 있겠니 자기로 산다는것은 처음에는 많은 스트레스와 정체성의 혼동을 가져올수있고 힘든게 한두가지가 아닐거다 하지만 네가 견디기 힘들어하는 그 온갖 비웃음과 동정과 악조건을 뛰여넘어 너의 진실된 조건으로 승리할때 만이 그것이 진정 너의 것이고 너의 기쁨은 배로 클것이다 그렇다고 따분하게 살라는 것은 아니다만 가장 진실한 사람이 가장 훌륭한 외교와 대인관계를 유지할수 있고 현명한 인생을 살수 있다는것을 명심하여라 누가 말한것 처럼 작은가지는 다 치고 큰 가지를 튼튼히 길러라 너무 주변을 의식하지 말라 인삼을 먹기 힘들면 하루에 하나씩 칼로 썰든지 가위로 먹기좋게 토막을 내서 꿀에 조금씩 재워놓고 하루 하나씩만 먹어라 언니는 말뿐이지 해주는 것이 별로 없지만 네가 훌륭한 앞날에 새 세대사람으로 겉멋만 든 사람이 아니고 진짜 멋진 여성이 되였으면 한다 ========== 제가 이렇게 메일을 넣었더니 웃집 동생이 여우인줄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그렇게 기특할수가 없더라구요 ..ㅎㅎ 동생 편지도 소개할게요 ....언니 얘기 들으니까 생각이많어져요 나도 내가 아닌 내가 싫고 힘들 때도 많어요 ㅠㅠㅠㅠㅠ언니 편지보고 한참을 생각햇네.....ㅎㅎㅎ 근데 왜 난 아직 용기가 안나요ㅠㅠㅠ 요즘 나도 나 아닌 다른사람으로 사는것 같애요ㅠㅠ 숨기는게 불편하고 힘들때도 많지만 선듯 밝힐 용기도 없구요ㅠ 언니가 사주신 인삼은 아침에 하나 다 먹었어요 첨엔 잘안넘어가서... ㅠㅠㅠㅠ 언니편지 보고 다 묵었어요 매일 한뿌리씩...ㅎㅎ..명심할게요 그러고 해주는게 없긴 먼소리ㅠㅠㅠ 언니 자신도 좀 챙기세요 그리고 아침 꼭 드시고 출근하세요 나한텐 언니 밖에 없어요 언니는 저에게 어머니같구 선배님이고 스승이셔요 잘할게요 이렇게 가끔 메일로 힘도주고 일깨워주세요 정신이 번쩍 드는것 같애요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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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참 드럽다 ...내가 내인생 사는데 웬 참견이냐 "하고 기분 나빠 할줄 알면서도
잘못된 일인것 같아 깨 우쳐 주었는데
금방 수궁하고 답장을 보내 온걸 보고
넘 기특했어요
우리 탈북자분들 다같이 아파하는 문제인데
부끄러워 하시지 말고 나가서 다들 당당 했으면 좋겠어요
소박한 말속에 많은것을 깨우치는 그능력이 참으로 돋보입니다.
미사여구도 없고 진솔한 그마음 잘았어요.
맞나 ??
모른척 넘어가실것이지 창피를 주시네요. ㅋㅋㅋ
암튼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