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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해서 웃는것이 아니라 웃어서 행복한 것이다.
Korea Republic of 비둘기야 3 510 2009-06-09 16:50:07
바야흐로 이 해도 반이나 흘렀네요...
어느 누가 뭐라든지 세월은 고요히, 그러나 쉼없이 흘러만 갑니다.
지금이라도 한소나기 퍼부을듯이 찌뿌둥하니 흐려진 하늘은
요즘들어 팍팍한 세상인심에 다소 삐친듯 하기도 하네요.

사실 사는거 쉬운거 아닙니다.
나도, 너도, 우리도 전부 다 그렇게 희희낙낙하면서 살아간다면야
얼마나 좋겠습니까마는...현실은 그렇지 않지요...
그래도 살아 숨쉬고있음에 감사하며 살아간다면야 이겨내지 못할
고비란 없다고 봅니다.

저는 인터넷쇼핑을 근근히 이용하군 합니다.
육아에 필요한 여러가지(분유, 두유, 티슈, 생활용품 등등)를 전문매장보다는
싸게 구입할수 있어서 말이지요...
어느때부터인가 저에게 습관 비스무리 한것이 생겼습니다.
다른 반찬이 떨어져도 비타 오백이나 알로에 등 음료수가 떨어진적은 없지요...
제가 즐겨서 마시거나 이런것은 아니고요.
택배기사님들 열심히 택배 배달하러 오시면 시원하게 두었던 음료수를
하나씩 건네군 한답니다.
그러면 다들 정말 기뻐하시면서 또 씩씩하게 다른 집으로 배달을 가시죠...

음료수 한캔에 기뻐하시는 그 분들을 보며는 저의 마음도 하루종일 즐겁습니다.
사람의 마음이 참...무엇을 받아서 기쁠때도 있겠지만 무엇을 줌으로써도
기쁘기가 한량없기도 합니다.

오히려 이런 작은 일들이 저에게 종종 큰 보답으로 돌아오기도 합니다.
얼마전 집을 잠시 비워두어서 택배가 경비실에 보관되어있었지요.
찾아가지고 낑낑거리며 올라오는데 마주오던 한 분이 번쩍 들어서 가져가시네요...
누구지? 하고 깜짝 놀라 보니까 종종 우리 집에 배달오시던 기사님이십니다.

저는 잘 몰랐는데...기사님은 기억을 하고 계셨나봅니다.
무거운걸 들고오는게 안되보였다네요...
바쁘실텐데도 집앞까지 들어다주시고 음료수 한잔 드시라고 하셔도
손사래 치시며 종종걸음을 하십니다.
참...고마움에 콧등이 시큰합니다.

얼마전 오랜만에 경기도권으로 여러날 올라갔었답니다.
있다보니 생각보다 오래 머물러있었지요...
인천터미널에 딱 내리는 순간 느껴지는 것은 바로 숨쉬는 공기였어요...
내가 살던 촌에서보다 엄청 강하게 느껴지는 배기가스, 흙먼지, 기름냄새 등등...
친구들하고 이 얘길 했더니 다들 떨떠름한 표정입니다.
정작 자기네들은 모르겠다구들 합니다.
그럴수도...

친구가 사는 마을은 소래포구가 바라보이는 인천에서도 외곽으로 위치한 논현동입니다.
얼마전 그곳 복지관주최로 산뒤마을 주민들과 북향민들간의 화합의 축제가 열렸지요...
친구는 자원봉사하기로 지원했고 덕분에 저도 어울려서 재미나게 보냈습니다.
페인팅이라고 하나요? 아이들 팔이랑 얼굴에 고양이도 그려주고 잠자리랑 꽃도 그려주고...
꼬마들이다보니 둘리, 케로로, 뽀로로, 등 여러가지 자세히 본적도 없는 캐릭터를
주문하느라고 야단법석이였고 저는 이십년만에 처음 잡아본 붓끝에 혼신의 힘을
다하느라고 긴장하고 있었답니다.

저번에도 언뜻 말씀드렸듯이 친구는 중국어를 잘합니다.
틈틈이 알바와 과외를 하는 짬짬히 복지관에서 무료로 운영하는 어린이중국어교실에
자원하여 동네 어린이들에게 중국어도 가르치군 합니다.

축제 당일날도 노래를 잘 불러서 금상 상품인 전자레인지까지 타기도 했구요...
무대앞에서 공부배워주었던 꼬마들이 선생님 화이팅!!을 웨쳐주어 바라보는
저조차 눈시울을 뜨겁게 해주었더랍니다.

어쩌면 가진것은 저보다 적을지라도 나눔의 미덕을 벌써 온몸으로 실천하고 있는
친구의 씩씩한 모습을 보면서 저는 참으로 뿌듯하고 자랑스러울수가 없었습니다.

나보다 타인을 생각하고 배려하는 마음...
거창하게 플랭카드 내걸고 매스컴 타면서 어깨에 힘주어 웨치지 않아도
자신이 주어진 위치와 환경에서 무엇을 할수 있을까에 대하여 나름대로 생각하는
보람된 하루였습니다.

엊그제는 노산으로 둘째를 출산한 우리네 북쪽출신 언니네 집으로 찾아갔지요...
울 통돌이 입던 배냇저고리부터 자잘한 육아용품들 챙겨가지고 말이지요...
이런 저런 이야기중에 본인부담금 병원비가 30만원 넘게 나왔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후원회가 해주는 30%환급에 대해서 알려주었더니 금시초문이더라구요...
저야 작년에 죽네 사네 난리치면서 알게 되었던것이고...다른 사람들은
잘 모르는게 태반인듯 하더군요...
그래서 집으로 돌아와 컴퓨터 켜고 일일히 필요한 서류와
팩스번호, 전화번호를 확인후 알려주었지요...
환급받을수 있는게 십여만원...분유값에 보태게 되었다며 시종 좋아하던
동네언니의 모습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또 여러 아는 친구들 전화해서 물어보니 나보다 먼저 왔던 친구도 모르길래
본인부담금 200만원 한도내에서 30%환급되는 것 있다는것을
알려주고, 또 너 아는 친구들 있으면 이런 정보 꼭 알려주라고 신신당부를 했지요...

아무튼 내가 크게 보탬이 되지는 못하더라도 내가 살아가면서 알고있는
유익한 정보나 소식들을 알려주는것 또한 좋은 일인것 같습니다.

우리 님들도 주변에 계신 분들께 알고 계신 유익한 자료들을
오프라인에서도 열심히 알려주시고 다독여주시면서 한 사람이라도
더 빨리 남한사회의 정착과정에서 낙오자가 없이 우뚝 서서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는데 자그마한 힘이나마 보탬이 되셨음 하는 간절한 바램입니다.

내일은 온지 6개월되는 언니가 옥션을 이용하는데 아이디랑 비밀번호 만들줄
잘 모른다고 하여서 알려주러 가기로 약속했습니다.

금새라도 한소나기 퍼부을듯이 음울한 하늘입니다.
그러나...
저 구름이 걷히고 나면 밝은 태양이 눈부시게 빛나고 있음을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테지요?

다들 힘내셔서 오후시간 마무리 잘 하시구요.
기운찬 하루를 보내시길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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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곤 TheSandman 진정한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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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이곤 2009-06-09 17:24:35
    열심히 살아가시는 모습이 참 보기 좋네요~~ 늘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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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전자들 2009-06-09 17:27:59
    비둘기야 님
    님의 글은 참으로 사람사는 세상이 어떤게 아름다운건지 하나하나 알게 해주는 좋은 글들입니다.
    님의 글을 읽으면 마음이 상쾌해지네요,
    앞으로도 우리에게 따뜻함의 황금보약 많이 먹여주시길,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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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둘기야님 2009-06-09 17:43:09
    한가지 궁금 한것이 있는데요. 남한 출신 남자랑 결혼한 북한출신 여자 있잖아요? 부부 싸움할때 어떻게 하는지 궁굼. 히히 혹시 이빠이 성질 날때는 남조선 역적 괴뢰 미국 앞잡이. 또는 남편분은 이런 북조선 빨갱이 새끼들 이런말도 하나요? 성질 많이 났을땐 그럴수도 있다 생각하거든요? 물론 비둘기야님은 그럴분이 아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주위분들은 어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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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잉잉 2009-06-09 18:49:26
    그런말은 어떻게 하나요..ㅋㅋㅋ
    아무리 그래도 그런말은 안나올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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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둘기야 2009-06-09 19:30:50
    안녕하세요?이런 질문을 주실수도 있군요ㅎㅎ
    제 주변을 보아도 사람이다보니 가끔 싸우기도 하지만,
    그렇게 38선을 그어가면서 싸우지는 않는듯 합니다.
    다른 여느 남한태생부부들처럼 남자 대 여자 로일뿐 더 나아가서
    확대심화시키지는 않더라구요...
    어차피 애낳고 사는걸 보니까 굳이 모르겠던데요?
    서로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고 또 이해하려고 노력하며는 굳이
    아웅다웅 싸울 일이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
    내 입장보다 상대입장을 먼저 헤아려보시면 댁의 가정에도
    평화의 물결이 넘실거리지 않을까 싶어요...

    그런데 잘해주다 보며는 감사한 마음대신 어느새 당연시 하게 되는것 또한 인간의 이기적인 심리인것 같더라고요...

    저번에 저는 통돌이아빠에게 한번 그런 말을 했지요...
    남자들 흔히 잡아온 물고기에게는 먹이를 안준다고들 말들은
    잘 하던데....절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잡은 물고기일수로
    정성들여서 물도 갈고 먹이도 주어야 하는 법이다.
    그리고...나는 테레사수녀가 아니라고. 당신이 이날이때껏
    무조건적으로 받아오던 어머님의 사랑을 나에게서 받으려고 착각하지 말라구요...
    당신이 하는것만큼 나도 할것이라고 했지요...
    당신부모가 중하면 내부모 또한 중하고 당신형제가 가슴이 아프면
    내 형제또한 가슴이 아프다고요...

    서로 상대편에 서보며는 싸울일이 없습니다.
    사실 남자분들 상사눈치보며 거래처 눈치보며 고객눈치보며
    돈벌어오느라 힘들겠지만 기운들 내시고요..

    답변이 되었는지 모르겟네요...
    아내분들 많이 사랑해주세요...
    그들도 다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정도로 사랑받으며
    자랐던 귀한 딸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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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멍이 2009-06-09 17:59:22
    ㅋㅋ~~아무리 성질나도 그런말은 남자건 여자건 다하지않는것같음 ㅋㅋ

    남편분은 참을수있다해도 (또 그런말듣어도 별로성질않내는거같음ㅎㅎ)

    여자분은 모르지요ㅎㅎ~

    이튿날 스포츠체인점가서 야구방망이 사올런지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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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멍이님 2009-06-09 18:12:02
    그러면 혹시 싸움하면 제생각인데 고구려 기상이 있어서 여자쪽이 이길것 같은데 남한남자는 제가봐도 물러터져가지고. 이것도 궁굼. 아무쪼록 확 휘어잡아가지고 두루 평안하게 사시길 바랍니다. 기선은 초반에 잡아야 효과가 큰거 같은데! 참고로 저는 남자 입니다. 지금도 각시한테 꼼작 못하거든요? 눈만봐도 무서워요. 흑흑 나좀 살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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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heSandman 2009-06-10 04:01:05
    ㅋㅋㅋ 멍이님.

    남자가 잡혀 사는 가정이 평화롭고 웃음도 있습니다.
    저도 그렇거든요. 처음엔 조금 기분 상하고 그런 것도 있었는데, 어느 순간 그게 편하더군요. 노예근성인가? ㅋㅋ

    아무튼 아내 말 들어서 손해 보는 일은 없습니다. 아내 말씀 잘 들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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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멍이 2009-06-12 02:53:22
    센드맨님
    노예근성이라니요~ㅋㅋ웃기시네요.
    하긴 행복하시다니 부럽습니다.

    근데 여자분들은 야구방망이-정책의 효능인가하는데요 ㅋㅋ
    야구방망이~~무서워~~

    다시 모계시대로 돌아가는거아니나?ㅋㅋㅋ
    산에가서 토끼 잡아오라,곰잡아오라하는시대로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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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멍이 2009-06-09 18:53:58
    멍이님님~아이구혀가 안돌아가넹ㅎㅎ
    <기선은 초반부터 잡아야 효과가큰거~~~>
    아직도 그른생각하구있어요~`?/ㅎㅎ
    큰일날생각하시지말길 ㅎㅎㅎㅎ
    낮에는 무서워도
    해가지면 얌전해져요~`ㅎㅎ
    아이구~~
    살려돌라했는데 ㅎㅎ

    미안~~미안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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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멍이 2009-06-09 19:09:00

    - 멍이님에 의해 삭제되었습니다. 2009-06-09 19: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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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돌 2009-06-09 20:15:10
    따스한 글 잘 읽었어요
    책 한번 펴내시죠
    대박날것 가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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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는 2009-06-09 21:17:59
    북한에서 오신모든분들이 웃어서 행복함이 아니라 진정 행복함으로 해서 웃을수 있는 그런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좋은글 올려주신 비들기로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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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heSandman 2009-06-10 04:04:10
    비둘기야님의 글은 제게 비타500과 다름이 없네요.

    저는 세상에서 최고의 여자가 '지식보다는 지혜가 있는 슬기로운 여자'라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 아내는 정말 최고의 여자지요.

    그런데, 비둘기야님의 글을 보자면 '비둘기야님이 참 슬기로운 여자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언제나 좋은 글 잘 보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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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둘기야 2009-06-10 13:10:22
    어설픈 글이나마 정성껏 읽어주시는 모든 님들께 정말 고맙습니다.
    삶을 즐길수 있는 가장 큰 비밀은 날마다 주어지는것에 감사하는 일이라지요...모쪼록 하늘 한번 쳐다보시며 크게 웃으시는 하루 되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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