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을 떠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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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부진한 일상과, 이상과 현실의 괴리 혹은 부조화의 시간속에서 삶은 피로하다. 무엇보다 어제의 표준과 모범을 하루 아침에 부정과 거짓의 증거로 몰아부치는 인식의 강제는 견디기 힘들다. 몹쓸 세상의 위정자들과 그 권력에 기생하는 비윤리의 인간군상들이 역겹다. 그러나 세상은 언제고 그렇게 더러운 시궁창으로 썩어가고, 그렇기에 인간은 그 드러운 세상의 악취와 오물을 걷어내지 않고는 살 수 없음으로, 뻔한 소모적 삶의 굴레요 비극적 살이의 멍에인 줄 알면서 명줄 놓는 그날까지 시궁창에 발을 담그고 그 역겨운 오물들을 치워야 한다. 세상은 썩어야 새살이 돋는 괴물의 얼굴로 능청스러운 웃음을 짓고, 인간은 그 능글맞은 표정에서 그냥 콱 죽여버리고 싶은 충동과 분노에 몸서리 치면서도 겉으로는 머리 조아리며 실실 눈웃음 짓는 것에 너무 익숙해 있다. 그럼에도 얼굴색 하나 표나지 않는 참 두터우면서도 미끈한 피부를 가진 두 종자가 만나 늘 힘겨루기하다 제 풀에 지쳐 쓰러지고 죽어가는 것이 세상과 인간의 조우, 곧 인생이라는 것이기도 할 터. 환절기만 되면 연일 답지하는 부음과 이어지는 문상이 일상처럼 돼버릴 만큼 나이들어버린 세대. 지난 주에만도 벌써 두곳, 그러더니 어제는 고향의 선배 어머님, 오늘은 친구의 어머님..문상처도 아래에서 위로 멀기는 왜 그리 먼지, 연일 인생 쫑내는 소식에 내 인생이 쫑나게 생겼다. 담배를 끊고 술을 줄이려고,술을 끊고 담배를 줄이려고..이도저도 어려워 담배는 줄이다 끊기로하고 술은 덜 마시다 더 덜마시는 정도로 스스로와 타협을 한지도 꽤 되었다. 요즘 같은 우울 모드에는,귀차니즘과 억울하도록 피곤한 세월에는 가장 아름답고 치열하며 숨차게,그리고 겁없이 무지막지하게 살아온 시간의 기억으로 귀환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고는 저 불안한 내일의 시간으로 달려갈 기차를 우리는 기다릴 수 없다. 역 은 닫혀 있고 우리는 개찰구를 빠져나갈 수 조차 없는 것이다. 불안한 내일에의 희망보다는 차라리 철저한 절망의 현재가 또한 지난 과거의 좌절이 더 나을수 있다. 그래야 우린 꿈이라도 꿀 수 있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난 다시 '태백산맥'을 읽는다. 여전히 정체성을 가질 수 없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 마땅한 전형이 없는 내 어머니의 나라 내 자식의 나라, 그리고 그 나라 안의 세상과 인간의 살이..애매와 모호가 정신의 혼란을 가중시키면 부정과 협잡이 반토막도 남지 않은 정신을 난도질 한다. 조정래의 활자처럼 세상은 '묽은 어둠에 싸여' 있다. 빛은 어슴프레 하고 어둠은 숭숭 구멍이 뚫려 사위를 다 채우지 못한 그 어중간한 농도의 상태, 미명의 유리막처럼 냉기가 흐른다. 어디서 인지 모를 돌멩이 하나면 저 유리창은 산산히 박살이 나고 그 날카로운 파편처럼 바깥 것의 섬찟한 느낌은 나를 찔러올 것이다. 그래서 다시 읽고 살피기로 했다. 우리가 아직 누군지도 모르면서 나부대는 짓거리는 얼마나 부끄러운가.. '장길산'도 다시 읽고 '객주'도 다시 읽고 '그 해 오월'도 다시 읽고 '지리산'도 다시 읽고 '황색인'도 다시 읽고, 90년대 이후로 일상의 초라한 식탁과 그 아래 부스러기로 떨어져 있는 부끄러움의 잔반들을 읽으며 세상에 뒤떨어져 있지 않다고 한껏 자위하면 뭐할 건가.. 졸렬한 부끄러움이며 창피한 궁색일 뿐이다. 먹고 사는 일도 그보다 조금 폼나는 인간 사이의 소통도 그 그보다는 훨 자세 나오는 감성과 울림의 창조적 자율적 행위의 일체에서 천천히 더디게..그러나 쉬지않고 참으며 조용히 간다. 어려운 때일수록, 그것이 경제적인 문제이든 내 삶의 욕망에 관한 것이든 어려운 때일수록, 망설여지는 선택의 순간일수록.. 나는 정직하게 고랑을 따라 간다. 질퍽하다하여 인생이란 밭을 나는 결코 벗어나지 않을 테다. 나는 밭이랑을 갈고 고랑에 물치며 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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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fusious said, "Shit happens."
"인간이 이 세상을 잘 살아나가려면 먼저 정신의 섬세한 면부터 제거해야 한다."
A man should have the fine point of his soul taken off to become fit for this world.
자연계에서 돌리는 것은 결국 우리 행복에서 등을 돌리는 것과 같다.
기적이란 없다고 믿고 사는것과 모든 것이 기적이라고 믿으며 사는것,
나는 후자를 택하기로 했다." -아인슈타인-
그래 너 잘낫다.
여긴 탈북자사이트야 !
잘난척하며 꼬부랑글 쓰고 지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