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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의 생과 사 공중전
Korea, Republic o 이민복 0 360 2009-09-22 16:03:39
이글은 Flight Journal `98년 12월호에 나온 내용을 한글로
평화무드에 너무 젖은 분들을 위하여 올립니다.

- 본 문 -

"우리들이 젊었던 오랜시간 이전, 전쟁이 있었다.
우리들은 전쟁터로 나갔고 그중 많은 이들이 돌아오지 못했다.
우리들중 상당수는 참호속에서 '지저분한' 전쟁을 해야했지만
어떤 사람들은 해군에서 '깨끗한'전쟁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곳에는 거대한 하늘의 Dome아래서,
세상위를 날아다니는 전쟁을 선택한 사람들도 있었다.

반세기가 흘러간 지금, 우리와 같이 살아남은 자들은,
때때로 도움까지 받아가며 삐꺽거리는 무릎에 의지해
다리를 질질 끌고다니고, 안경을 통해야만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전쟁이 끝난후, 아무도 그 전쟁에 대해서 듣기를 원하는 사람은 없었고, 우리들도 무의식 저편에 묻어둔채, 사업이나 직장에서의 경력을 쌓고 결혼하고 가정을 일으켰다.

시간이 흘러 결국 늙은이가 되고만 지금에야,
그날의 기억들이 다시 되살아나는 것이다.

한밤의 어두운 시간, 창문밖에서 들여다보는듯한 세월의 유령들과 함께 깨어 있는채로 누워, 잠재의식의 무덤 주변을 파기 시작하면, 먼 과거에 수행한 최악의 임무 가운데 세세한 부분들이 기억난다. 만일 그때 내가 조금이라도 다르게 조종을 했더라면 결과도 달랐을까? 부조종사와 기술병(항공기관사로 추측)이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지 않았을까? 수천번의 공포를 억누른다.

BLOOD ON THE SUN
하나씩, 차례차례 B-24 폭격기의 엔진들이 검은 연기를 내뿜으며 점화되고, 이내 정상출력을 내는 소리로 안정되었다. 정비반의 선임하사가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려 보이자 우리들은 앞으로 나아가면서 마치 요란한 기러기떼 마냥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렬로 늘어서서 이륙위치로 향했다.
이른 낮의 태양은 -한대씩 차례로 이륙하는- 비행기들이 일으킨, 흙먼지로 더러워진 튜니지아 사막을 드러내기 시작할 뿐이었다.
우리들의 차례가 오자, 나는 20도의 플랩각을 지시하면서 더러워진 활주로에 정렬하였다. 관제탑에서 녹색등이 지시되었다. 브레이크를 밟은 채로 기체가 떨릴 때까지 엔진의 출력을 올렸다가 놓아주자, 우리들은 앞으로 주욱 전진하기 시작했다. 바퀴가 땅에서 떨어졌을때 이미 우리들의 돌이킬 수 없는 길은 시작되고 있었다.
우리들의 임무는 비엔나에서 18마일 떨어진 곳에 위치한, '비에너 노이슈타트'라고 불리는 곳의 메서슈미트사 공장이었다. 그곳은 우선도가 높은 목표물이었으므로, 적 요격기와 고사포의 대응이 극심하리라고 예상되는 곳이었다.
비행기들이 집결하여 대형을 이루고 지중해를 가로질러 향하고 있을 때, 나는 우리가 맞닥뜨릴 저항을 예측하기 위해, 독일공군의 전투기 관제소에서 자주 사용하는 대역에 라디오 수신 주파수를 맞추었다. 그들은 악을 써대고 있었다. "Achtung Luftwaffe!, Achtung Luftwaffe!" 마치 우리들을 요격하기 위해 전 유럽에 있는 모든 독일 공군들을 끌어 모으려는 것 같았다.
최소한 우리가 오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했다. 북아프리카에 뿌려놓은 그들의 스파이들이 일을 꽤 잘하는 모양이었다. 1943년 10월, 당시 독일공군의 전력은 최강이었으며, 우리는 전투기의 호위를 받을 수 없었기 때문에, 우리들의 전투는 양쪽 다 피로 목욕을 하는 정면승부, 잔혹한 도살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이것들은 내 생각을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바꾸기 시작했다.
나는 승무원들이 산소 공급기의 눈금을 점검하는 것과 같은 통상적인 일로 바빴다. 기관총 사수들이 시험발사를 하자 기체가 진동하였다. 전체 대형에 있어서 우리의 위치는 상측 비행대의 뒤쪽 꼬리 부분 세번째 비행기였다. 그 곳에서는 전체 비행대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훤히 보였지만, 뒤쪽으로부터의 공격에는 취약한 위치이기도 했다.
이탈리아의 해안에 접근하자 상부터렛 사격수이자 기술병인 할(Hal)이 소리쳤다. "2시 방향 아랫쪽에 전투기 출현". 우측아래로부터 빠르게 상승해오고 있는 Fw190 3기의 날카로운 윤곽이 보였다. 독일기들이 선회하여 "Head on attack" 으로 우리 대형을 향해 20mm 기관포로 주날개의 선단에서 불빛을 번쩍거리며 돌진해 오는 것을 보자, 온몸이 긴장되는 것을 느끼며 산소를 깊이 들이켰다. 할(Hal)이 조용히 말했다. "하나 잡았다." 독일기 한대가 부서지면서 폭발하였다. 누군가가 또 한대를 더 잡았다. 3대중 2대 격추. 아랫쪽 대형에 있던 B-24 한대가 불길에 휩싸였다. 이내 대형으로부터 이탈되더니 나선형으로 떨어지면서 낙하산들이 하나씩 꽃처럼 펼쳐져 나왔다. 허리기관총 사격수인 아니(Arnie)가 말했다. "저 친구들 수영을 잘하길 바래. 해변까지는 먼 길이야." 임무 초반부터 꽤나 힘들게 만들고 있었다. 만일 그것이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를 알리는 서곡이라면 우리는 많은 행운을 빌어야만 할 것이다. 목표지점까지는 아직도 먼 길이 남아 있고 기지로 돌아가는 길도 또한 멀었다.
몇분이 더 지나자 기관총 사수들로부터 연달아 보고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전투기 11시 방향 윗쪽". "전투기 6시 방향 수평". 그들은 대형의 모든 곳으로부터 몰려오고 있었다. 가장 처절한 항공전중 하나가 시작되고 있었고, B-24들은 전체 독일 공군의 잔인한 화력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었다. Luftwaffe는 우리들이 목표지점까지 도착하기도 전에 모두를 싹 지워버리려고 줄을 지어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전투기와 폭격기들, 양쪽 모두 비싼 값을 치루고 있었다. 폭격기들이 하늘 전체에서 불이 나고 부서지고 떨어지고 폭발하고 있었다. 기체와 신체의 조각들이 대형의 뒷편으로 흩날렸다. 파편들은 적의 탄환만큼이나 위험하다. 공처럼 몸을 움추린 병사 한명이 날개를 스쳐 지나갔다. 낙하산은 착용하고 있지 않았다.
서로 연달아 냉철한 목소리로 적기의 방향과 화력을 불러대는 기관총 사수들의 목소리와 10문의 .50 Caliber 기관총에 의해 우리 기체는 계속 진동하고 있었다. 매캐한 화약냄새가 기체를 곳곳이 휘감아 돌았다.
그렇게 심각한 적의 공세를 뚫고 비행한다는 것은 거의 반사적 행동에 불과했다. 한편으로는 낮고 자신감에 찬 목소리로 대원들을 지휘하고 이끌면서, 또 다른 한편으로는 유럽의 어딘지도 모르는 5 mile 상공에서 살해당할 수도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B-24한대가 우리 대형으로부터 옆으로 밀려나오더니 눈부신 섬광 속으로 사라졌다. 수천개의 조각들이 지상으로 떨어져 내렸다.
우리의 대규모 비행대가 오스트리아를 향해 고집스럽고 막무가내로 전진하는 동안 수많은 Luftwaffe의 전투기들이, 충돌을 일으킬 지경으로 빽빽하게 몰려와 요격위치를 잡고 있었다.
한떼의 Me109들이 우리 대형으로 일렬로 줄을 그으며 날아왔다. 바로 옆에 있던 B-24 한대가 불길에 휩싸이며 대형으로부터 이탈하여 떨어져 나갔다. 나는 우리 그룹의 다음 기체 옆으로 위치를 옮겼다.
느닷없이 20mm 기관포탄이 조종석을 뚫고 들어와 부조종사 머리의 왼쪽얼굴을 떼어냈다. 피가 내 온몸과 계기판, 조종장치를 포함한 콕피트 전체를 뒤덮어 미끈거리게 만들었다. 목구멍으로 구역질이 올라왔다. 마치 죽어서 지옥에 온 느낌이었다. "조종사가 무전병에게. 마이크(Mike), 스키터(Skeeter)를 자리에서 끌어내서 뒤쪽 바닥에 누이고, 그를 도울 방법이 있는지 찾아봐." 라고 지시했다.
"알았습니다."
스키터가 그의 약혼녀와 부모님들을 자랑스럽게 소개하던 영상이 순간적으로 스쳐지나갔다.
다음 기관포탄은 아마도 내게로 날아 오리라. 하지만 오지 않았다.
마이크가 인터컴(Intercom)에 대고 소리쳤다. "스키터는 죽었어요," 그리고 그말은 내 머릿속에 메아리처럼 맴돌았다.
내 오른쪽 얼굴이 타는 듯이 뜨거웠다. 손으로 만져보니 마치 날고기 같았다. 아마도 화상을 입은 것 같았다. "마이크, 뭘 좀 가져와서 계기판 좀 볼 수 있도록 닦아주게."
"알겠습니다."
"항법사가 조종사에게: 현재 이태리 북부 상공에서 곧 오스트리아로 진입하게 됩니다. 목표지점까지는 한시간 입니다."
"알았다." 한시간. 10년이라는 것이 더 정확할지 모른다.
아군측의 손실에도 불구하고, B-24의 기관총 사수들은 Luftwaffe 조종사들에게 보다 큰 손실을 입히고 있었다. 그들도 하늘 전체에서 떨어지고 있었다. 미군의 백색 낙하산 사이사이로 색깔을 가진 독일군 낙하산들이 뿌려져 있었다.
연료가 떨어진 독일기들이 돌아가고, 새로운 독일기들이 공격에 교체되어 들어왔다. 끝이 없었다. 우리 바로 옆에 있던 폭격기는 세개의 엔진을 잃고 대형에서 이탈되었다. 낙하산들이 나오고 있었다. 우리들은 또다시 다른 비행기 옆으로 바싹 달라붙어 대형을 유지하였다. 만일 우리들이 혼자 발버둥친다면 차라리 격추되는 것이 더 빠를지도 모를일이었다. 우리들의 힘은 밀착된 대형으로부터 나오는 집중된 화력이기 때문이다. 나머지는 던져진 주사위에게 맡기고 말이다.
우리 대형에서 두대가 더 불길을 내 뿜으며 떨어져 나갔다. 그 승무원들의 낙하산은 마치 줄에 엮은 흰색 버섯들처럼 보였다. 낙하산 세개는 불이 붙어 있었으며 승무원들은 지상으로 돌멩이처럼 떨어져 내렸다.
우리 비행대는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었다. 튜니지에서 이륙한 12대중 남은 것은 4대밖에 되지 않았다. 보기에는 다른 대대들도 숫자가 줄고 있긴 했지만 우리들처럼 심하진 않았다. 우리 기체는 구멍들로 사방이 가득차서 어디를 쳐다봐도 빛이 새들어오는게 보였다.
몇분후 상부터렛의 할(Hal)이 직격탄을 맞았다. 가슴이 아파왔다. "마이크, 할을 좀 돌봐주게." 이제 비행기를 조종할 수 있는 사람은 나 혼자밖에 없었기 때문에 나는 조종석을 비울 수 없었다.
몇분후 마이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터렛에서 할을 꺼낼 수가 없군요. 아무것도 남은게 없어요." 우리는 그렇게 그곳에 할을 남겨두었다.우리가 대서양을 건너 미국을 떠나올 때 할은 나와 부조종사 사이에 서서 눈물을 흘리며 캔사스의 농장 뒷뜰에 서있는 어머니에게 손을 흔들며 떠나온 것에 대해 징징 울던 생각이 났다. 이제 그도 죽었다. 스키터와 할, 모두 갔다. 구역질이 올라왔다. 산소를 몇모금 깊게 들이 마시며 이 악몽의 공중전으로부터 나머지 승무원들을 살아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데 생각을 집중했다.
우리대대의 남은 네대는 독일 공군에게 마치 앉아있는 물오리처럼 남겨졌다. 아마도 우리들은 전체 비행대형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공격 상대였을 것이다.자기 생존을 향한 본능 차원에서, 회피동작을 해야 되겠다고 결심하였다. 우리 비행기가 비행대형의 가장 후방에 위치하고 있었고 아무도 우리를 보호해 줄 수 없었기 때문에, 우리는 조종이 좀 더 자유스러웠다. "조종사가 승무원들에게: 이제부터 회피 기동을 하려한다. 만일 전투기들이 사격거리 안으로 들어와 우리를 공격하려고 할 땐, "go"라는 신호를 해주게. 그러면 회피기동을 하겠다."
그때부터 기총사수가 "go" 라고 외칠때는, 몇 피트씩 기수를 낮추어 상하 좌우로 기체를 흔들어 주고, 적기가 지나쳐 가고 나면 다시 원래의 위치로 돌아갔다. 사실 나는 그게 얼마나 효과적인지 알 수 없었으나, 꼬리 터렛의 스티브(Steve)는 "잘 먹히는거 같애요. 아까보다 덜 맞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폭격 목표지점에 다다랐을 때, Me109 1개중대(12기) 전체가 한꺼번에 Head On Attack 공격을 시도하여 B-24 3대를 하늘로부터 떨어뜨렸다. 그들이 사격을 개시하는 순간 나는 기체를 몇피트 낮추어 기체를 상하좌우로 흔들어 댔고, 독일기들은 바로 우리 머리위로 날아와 석대를 한꺼번에 격추시켰다. 한대는 불이 붙었다. 그 기체는 서서히 뒤집히더니 폭발하였다. 다른 한대는 세개의 엔진에서 연기를 뿜더니 지상으로 곤두박질쳤다. 세번째는 수직날개과 왼쪽날개의 반을 잃고 급격한 나선을 그리며 떨어져갔다.
이제 우리는 진짜 혼자 앉아있는 오리가 되고 말았다. 그래서 다음 공격을 받기 전에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서, 나는 선도중대(Lead Squadron)의 대형으로 강하해 내려가 그 후방에 달라붙었다.
"항법사가 조종사에게: 목표지점에 접근하고 있습니다. 2분 남았습니다."
"알았다. 준비됐나, 돔(Dom)?" 폭격수에게 물었다.
"준비 완료"
전투기들의 공격이 줄어들더니 정지되었다. 그것은 우리들에게 잘못된 안도감을 심어주었다. 전투기 조종사들은 단지 우리들을 고사포들에게 인도해준 것 뿐이었으며 우리가 다른 곳으로 방향을 바꾸면 다시 달려들 것이었다.
목표물에 이르자 돔이 말했다. "폭탄창 문 개방"
"알았다" 나는 열린 폭탄창의 문을 통해 으르렁거리는 바람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앞쪽 위에는 B-24기들의 선도 편대가 고사포들을 유인하고 있었다. 목표물에 가까워질수록 고사포화는 극심해졌다. 우리는 검은색 연기 덩어리의 바다를 헤쳐나가고 있었다. 하나가 우리 바로 옆에서 폭발하면서 파편가루들이 우리에게 뿌려졌다. 기체가 마치 장난감처럼 흔들렸다. 나는 인터컴을 통해 승무원들의 안전을 확인했다. 놀랍게도 구멍만 많이 났을 뿐, 승무원들은 하나도 다치지 않았다.
우리들 바로 윗쪽 앞에 있던 B-24 한대가 직격탄을 맞았다. 오른쪽 날개의 뿌리부분이 폭발하면서 동체는 산산조각이 나고, 잔해들을 흩날리며 지상으로 추락하고 있었다.
거대한 4발 엔진의 폭격기가 죽음을 맞이하는 것을 보며 나는 깊은 슬픔을 느꼈다. 마치 거대한 고래가 죽음을 맞이하며 마지막 포효를 하는 것을 연상케했다.
선도기의 폭탄창에서 폭탄들이 떨어져 나오는 것이 보이자 돔의 목소리가 들렸다. "폭탄투하" 그리고는 우리가 적재한 폭탄들이 다른 기체들에서 나온 것들과 함께 투하되었다. 만일 우리 선도기의 폭격수가 정확한 솜씨를 발휘했다면 우리들도 마찬가지 일것이다. 만일 그렇지 못했다면 누군가가 다음에 이곳에 다시와서 같은 짓을 처음부터 되풀이해야만 한다.
목표지점으로부터 멀어지자 말했다. "스티브, 거기 꼬리 터렛에서 결과를 볼 수 있나?"
"네, 우리가 다 때려 부쉈습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생각했다. "이제 승무원들을 더 이상 잃지 않고 기지로 되돌아갈 수만 있다면…."
목표지점을 벗어나면서 우리는 멀고도 끝없는 여행을 다시 시작했다. 나는 우리가 들어올 때처럼 격심한 공격을 예상했었지만 예상외로 공격이 가벼운 것에 놀랐다. 내가 생각할 수 있는 한가지는 Luftwaffe는 우리들을 목표지점으로 가지 못하게 막는데만 자신들의 전투기들을 기꺼이 희생할 용의가 있다는 것이다. 일단 우리가 목표지점에 도달하면, 자신들의 희생을 감수하며 우리들이 귀환하는 것을 막고싶지는 않은 것이다. 우리들 앞에는 소수의 전투기들만이 요격을 해왔고, 산발적인 공격을 감행했을 뿐, 우리가 들어올때와 같은 살육은 벌어지지 않았다. 내가 이러한 변화에 대해 감사해하기 시작할 무렵, 꼬리 터렛의 스티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Fw한대, 5시방향 윗쪽, Go!"
나는 급히 기수를 숙이고 회피기동을 시작했다. 꼬리 기관총의 떨림으로 인해 기체가 진동하고 있었다.
"명중!(Bull's eye!), 놈을 잡았다."
Fw는 꼬리로부터 화염을 내뿜으며 우리 우측날개를 스쳐 지나갔다. 몇초후, 조각들을 사방으로 흩뿌리며 폭발해버렸다. 그의 Cowl(엔진 앞쪽 덮개)이 날아와 우리 오른쪽 날개 아래로 스쳐지나갔다.
우리가 이태리의 상공을 지나고 있을 때, 혼자서 조종을 해야 함과 두명의 동료이자 친구들을 잃은데 대한 자책으로 인해 매우 피로해졌다. 바닥에 머리가 반이 날아간채 누워있는 스키터를 돌아보았다. 조종석에는 그의 피가 사방에 튀어 있었다. 그의 조종간에 그의 일부가 늘어져 걸려있었다. 화상을 입은 내 얼굴위로 뭔가 흘러 내리는 것이 느껴졌다. 그것은 스키터의 핏덩어리였다. 마치 끔찍한 악몽에서처럼 내 몸에 뒤집어 쓰고 있었지만,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아무도 없었다. 나는 아직 비행기 한대와 여덟명의 승무원들을 갖고 있었고, 그들을 귀환시킬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이태리군의 전투기들이 사정거리 바깥에서 맴돌았다. 마치 그들은 관광을 온 것 같았다. 아마도 그들은 타격을 받아 죽어버린 엔진, 끝이 떨어져나간 날개, 피격된 꼬리날개와 사람이 드나들 수 있을 정도의 큰 구멍들로 엉망이된 B-24들을 구경하려는듯 했다. 우리가 경계심을 바라보고는 있었지만 이태리인들은 현명하게도 공격을 하지 않았다. B-24들은 아직도 치명적인 화력과 최상의 사수들로 무장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지중해는 반가운 광경이 아닐 수 없었다. 튜니지가 멀지 않기 때문이다. 해안선을 지나 착륙에 진입해 가는 도중에, 유압시스템이 꺼져버려 브레이크가 듣지 않는 바람에, 사막으로 굴러나가 버린 몇대의 비행기가 보였다. 그중 몇은 동체착륙을 했다. 부조종사와 기술병없이, 나는 혼자서 스위치들을 정확히 넘기고, 바퀴와 플랩을 내리고, 끝내는 안전하게 귀환하는데 성공했다.
택싱후, 정박 브레이크를 걸고 엔진을 끄고는 나는 조종간위에 내 팔을 접어올린채로 숙여 기댄후 눈을 감았다. 아마도 피에 젖은 칵핏의 공포스러운 현실을 잊어버리기 위해서였던것같다.
내 다리에서는 힘이 빠져버렸기 때문에 조종석에서부터 샤워실까지 승무원들이 부축을 해주어야 했으며, 나는 스키터의 피를 모두 씻어내려 했지만 아무리해도 완전히 씻겨지지 않았다.
우리 대대는 활주로 근처의 구릉에 텐트를 치고 있었고, 한가운데 캠프 파이어를 위한 장소가 있었다. 그날밤, 그날의 임무에서 생존하여 귀환한 몇안되는 우리중대의 승무원들이 캠프파이어 주위로 모여들었다. 그곳은 마치 유령의 마을 같았다. 텅빈 텐트. 침묵. 나는 나의 텐트에 들어가 힘든 임무를 마쳤을 때를 대비하여 묻어 두었던 두병의 튜니지산 브랜디를 파내왔다. 하나는 스티브에게 건네며 "따서 마시고 다른 사람들에게 돌리게" 라고 말했다. 나는 다른 한병을 열어서 발가락 끝까지 불이 붙어 내려가도록 크게 한모금 들이키고는 근처에 있는 다른 친구에게 건네주었다. 대화는 많지 않았다. 할 말이 별로 없었다. 얼마안가 모두들 취기가 올랐다. 아니(Arnie)가 영국으로부터 가져온 스카치 위스키를 한병 더 가져와 합세했다.
누군가가 작은 구식 태엽 축음기를 기억해내고 가져와서는 한더미의 78회전 음반들을 차례로 틀어대기 시작했다. 그건 원래 그날 격추된 어느 비행기의 부조종사 것이지만 이제 그는 이것이 필요치 않게 되었다. 프레드 웨어링(Fred Waring)의 슬리피 라구운(A Sleepy Lagoon)라는 곡목에 이르자 모두가 매우 좋아했던 곡이었던 관계로 그곡만 계속 반복해서 마지막 한사람이 골아 떨어질때까지 반복해서 틀었다.
"평화로운 호수… 열대지방의 달…그리고 섬위의 두사람…"
우리는 취해 나가 떨어졌다.
다음에 기억나는 것은 한밤중에 일어나 주위를 둘러보니 모두들 널브러져 잠을 자고 있었다. 불은 꺼져있고 축음기는 조용했다. 몇몇 병사들의 코고는 소리 사이로 작게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그냥 그자리에 누워 별을 향해 쳐다보았다. 별들은 깨끗한 사막의 하늘 사이로 굉장히 밝아보였기 때문에 일어나기만 하면 바로 손에 닿을 것만 같았다. 스키터와 할이 어디에 있을까를 생각해 보았다. 사람들은 항상 육체는 유한하지만 영혼은 무한하다고 했다. 만일 그것이 사실이라면 나의 두 친구들은 지금 어디엔가 있을 것이다. 끔찍한 슬픔이 엄습해왔다. 인생의 최고의 시절에 그들의 생명은 그렇게 무참히도 버려진 것이다. 별들을 올려다 보며 그들이 별들 사이 어딘가에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눈물이 두 뺨을 타고 흘러내리는 것이 느껴졌다. 어린시절 들었던 노래의 한구절이 머리를 스쳐갔다. 스키터와 할이 그 노래를 얼마나 좋아할 것인가를 생각하며 미소를 지었다.
"당신 때문에, 자다가 흐르는 눈물이 내 귀로 흘렀네"

이제 오랜 세월이 흐르고, 난 노인이 되었다. 한밤중에 깨어나 우리가 Wiener Neustadt를 공습한 그날의 끔찍했던 일과 우리의 생사가 영원히 갈렸던 일을 기억해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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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 deal로 grand bargain하자는 것이 김정일체제보장이라면 결국 헌법3조 파괴방안임을 대한민국은 직시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