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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北) 방송이 일러주고야 철책선 구멍 찾아낸 군(軍)
Korea, Republic o 괜찮아 1 226 2009-10-31 07:13:42
폭행혐의로 지명수배된 30대 남자가 지난 26일 강원도 고성군 군사분계선의 3중 철책을 뚫고 월북했다.

군 당국은 월북 사실을 하루가 넘도록 까맣게 모르다가 북한 조선중앙방송이 27일 "남한 주민 강동림씨가 동부전선 군사분계선을 넘어 자진 월북했다"고 보도한 뒤에야 모든 전선의 철책 점검에 나섰다.

우리 군은 북한 방송이 "강씨가 남조선군 22사단 56연대 3대대 9중대 1소대에서 근무했다"고 알려주고 나서야 22사단이 지키는 철책이 가로 30㎝, 세로 40㎝ 크기로 절단된 것을 확인했다.

군 당국은 강씨가 2001년부터 2년 넘게 최전방 소초(GOP) 기관총 사수로 근무해 철책선 사정을 훤히 꿰뚫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했다.

그렇다고 해도 민간인인 강씨가 최전선지역(FEBA)의 민간인통제선과 여러 단계 초소와 관문을 아무 제지도 받지 않고 통과해 철책선까지 도달한 것은 이해할 수가 없다.

경계병과 수색병들은 무얼 하고 있었고, 상급자들이 경계병 관리감독을 하기는 한 것인지 알 수가 없다.

2004년 10월에도 강원도 철원군 육군 열쇠부대 책임지역 3중 철책이 뚫렸었다. 당시 군 당국은 30대 초반 민간인 남자가 월북했다고 추정만 했을 뿐이다. 2005년 6월엔 북한군 병사가 철원군 전방 철책을 뚫고 민간인 지역까지 내려와 북한 군복을 입은 채 배회하다 붙잡힌 일도 있었다.

군 당국은 그때마다 경계태세를 강화한다며 야단을 부렸지만 뚫린 경계태세는 여전히 메워지지 않았던 것이다.

지난 1일에는 북한 주민 11명이 전마선을 타고 함북 김책항을 떠나 공해를 우회해 우리 바다로 들어온 뒤 강릉 연안에서 육군 레이더에 잡힐 때까지 해상 경계망은 손 놓고 있었다. 북에서든 남에서든 마음만 먹으면 아무 때나 군사분계선을 넘나들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든다.

우리 군의 경계가 이렇게 무방비 상태라면 국민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전투에서 진 군인은 용서받을 수 있어도 경계에 실패한 군인은 용서할 수 없다고 한다.
군 조직에서 같은 실패가 자꾸 반복되고 있어도 바로잡지 못한다는 것은 군 지도부가 능력이 없거나 일을 안 한다는 증거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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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탄너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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