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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에서 한국남성들 2세
Korea, Republic o 퍼옴 0 463 2009-11-18 20:00:57
국제결혼 등 정상적인 만남을 통해 얻은 아이가 아닌 코피노 아이들의 엄마는 대체적으로 유흥업소 종업원이거나 아이를 낳아 생활고를 겪으면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유흥업소로 전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외국인과의 결혼, 가난 극복과 신분상승의 기회로 여겨
필리핀 앙길레스 시티 클락공항 주변에 있는 최대 유흥지역 '체크포인트'의 밤은 쾌락과 환락을 찾아온 외국인들로 득실거린다.

현란한 네온사인이 번쩍이는 유흥술집 수십여 개가 즐비해 있으며, 술집마다 10여 명의 여성들이 외국인들을 상대로 호객행위를 하고 있었다.

파란 눈을 가진 백인 남성과 어학연수생쯤으로 보이는 20대 초반부터 30~40대 한국 관광객들이 여성들의 손을 잡고 어디론가 가는 모습은 이곳에서 낯선 광경이 아니었다.

업소 여성들은 '오빠' '좋아' '사랑해'란 한국말을 자연스럽게 구사하고 있었다.


필리핀 현지의 최윤수 선교사는 "클락공항 주변 한인사회에만 1천 명 정도의 코피노 아이들이 있다"며, "이들의 엄마는 주로 유흥업소에서 외국인 관광객들과의 성매매를 통해 수입을 얻는다"고 말했다.

최 선교사는 "필리핀은 스페인과 미국, 일본의 지배를 받은 오랜 식민지 역사를 갖고 있어 외국인과의 성관계에 대해 거부감이 없고, 오히려 외국인과 사귀고 결혼하는 것을 가난을 극복할 수 있는 신분상승으로 여긴다"고 설명했다.

결국 학력수준이 낮고 형편이 어려워 돈을 벌기 위해 유흥업소에 나온 코피노 엄마들은 아이들에게 가난을 대물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취재진은 코피노 엄마들의 동의를 얻어 사진을 공개하기로 했다. 코피노 엄마 대다수는 애 아빠를 다시 만나기를 간절히 소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 '코피노'는 한국 남성들의 '타락의 산물'
현지 교민들의 도움으로 '아틀란티스'라는 유흥업소에서 코피노 아이가 있는 미혼모들을 만날 수 있었다.

영업시간 전 업소에 모인 40여 명을 대상으로 코피노 엄마들을 찾은 결과, 놀랍게도 18명이 아빠가 한국 사람인 아이를 기르고 있다고 찾아왔다. 이 중 일부는 아이를 데려오기도 했다.

이처럼 유흥업소에 코피노가 많은 이유는 뭘까.

코피노 엄마들은 한결 같이 한국 남성들의 '무책임'에 원인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제시카(27·여·가명) 씨는 "병에 걸릴 수 있고 원하지 않는 임신도 걱정되지만 한국 남성들은 피임을 하자고 하면 '나가라'고 해 돈을 벌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피임을 하지 않고 관계를 갖는다"고 말했다.

여기에 피임과 낙태를 법으로 금지하고 죄악시하는 카톨릭 국가로 임신을 하면 아이를 낳는 것을 숙명으로 받아들이는 필리핀 국민들의 낙천적인 성격도 코피노가 늘어나는 한 이유가 되고 있다.


◈ '아이의 아빠'가 남긴 건 가짜 전화번호뿐
존 미카엘(3)이란 코피노 아들을 둔 메리 진(22) 씨는 아이 아빠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른다. 그저 하룻밤 연인이었을 뿐.

4년 전 술집을 찾은 한 남자는 메리 진 씨를 선택한 뒤 '내일 한국으로 떠난다'며 앙길레스 술집에서 마닐라공항 근처의 호텔까지 데리고 갔다.

관광객인 듯한 그 남자는 조금은 이상한 사람이었다.

호텔에서 남자는 물과 주스만 마시고 메리 진 씨에게 술을 계속 마시게 했다. 그리고 일이 벌어졌다.

남자는 "혹시 임신을 할 수도 있으니 연락처를 주고 은행에서 통장을 만들라"고 했고, 떠나기 전 5천 페소와 자신의 연락처를 알려줬다.

시간이 지난 메리 진 씨에는 남자의 말대로 임신했고, 남자가 준 연락처로 전화를 걸어봤지만 불통이었다. 그녀는 남자가 알려준 거짓 전화번호 외에는 그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

메리 진 씨는 "아이가 커서 아빠를 찾으면 엄마가 가난 때문에 술집에서 일했고, 한국 사람과 만나 너를 낳았다고 솔직히 이야기하겠다"고 했다.

빡빡머리를 한 아들 존 미카엘 군은 인터뷰 내내 익살스런 미소를 취재진에게 보내는 개구쟁이였다.

◈ "아이를 지우라"고 한 미스터 김, 임신사실 알고 홀연 떠나


마크 아얀(1)이란 갓난 아이를 업고 온 베네사 라가(25) 씨는 '그저 하룻밤이었는데…' 하며 그날 일을 떠올렸다.

애 아빠는 그저 '미스터 김'이라고만 했다. 미스터 김은 필리핀에서 사업을 하는지 술집에서 자주 봤다고 했다.

"지난 해 2월1일이예요" 베네사 라가 씨는 미스터 김과 함께 한 시간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얼마가 지나 미스터 김이 술집에 다시 왔고 "당신의 아이를 가졌다"고 하자 그는 '아이를 지우라'고 했다. 그 이후로 미스터 김을 다시 만날 수 없었다.

올 2월 1년 만에 미스터 김이 다시 술집에 왔고, 두 달치 분유값과 생활비, 연락처를 주고 다시 떠났다. 몇 번 문자를 보내봤지만 답장은 없었다.

베네사 라가 씨는 낮에는 아이를 돌보고, 밤에는 언니에게 아이를 맡기고 일을 하고 있었다.

인터뷰 내내 칭얼거리는 아들을 보며 베네사 라가 씨는 "행복하다"고 했다.


◈ "원망은 안 하지만 너무 힘들어요"
캐이든 찰톤 델 루이스(1)란 아이를 둔 널시사 델 루이스(26) 씨는 한국에서 어학연수 온 '루이스'란 이름의 남자와 연애했다.

루이스를 만난 건 지난 해 1월. 거의 매일 술집에 왔고, 퇴근시간인 새벽 3시까지 기다렸다.

그렇게 3개월을 지냈고, 임신 사실을 알리자 루이스는 '거짓말하지 말라'며 얼마안가 아무말도 없이 한국으로 떠났다.

아이는 지난 해 9월20일 출산했다.

널시사 씨는 "애 아빠에 대한 원망은 없지만 아이를 키우는 게 너무 힘들어 경제적으로라도 도와줬으면 좋겠다"며 "아직도 사랑하고 다시한번 꼭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 "아이가 커 아빠를 찾아나설까 걱정, 혹시 찾을 방법 있나?”
아들 하시 라이즌 나티비다드(7)를 둔 스물다섯 살 페니레인 나티비다드 씨.

17살인 2000년 9월 쯤 마흔다섯 살 최모 씨를 만났다. 친구가 일하는 골프장에 놀러갔다 골프를 치고 있던 최 씨의 구애를 받아들인 것.

28살의 나이 차이는 당시에는 숫자에 불과했다. 일주일에 3~4번을 만나 데이트를 즐겼고, 가끔은 최 씨가 직장인 백화점에 찾아오기도 했다.

최 씨는 딸뻘 되는 페니레인에을 항상 챙겨주었다. 그렇게 최 씨를 만난 지 두 달 만에 임신이 됐고, 임신 사실을 안 최 씨는 더욱 자상했고 잘해줬다.

“최 씨는 아직도 나를 사랑하고 있을 거예요”
실제로 페니레인은 최 씨가 한국으로 돌아간 뒤에도 휴대전화로 서로 연락을 했지만 자신이 휴대전화를 분실해 연락이 끊어졌다고 했다.

“8년이란 세월이 지났지만 최 씨가 내 전화번호를 알면 연락해 올 거예요” 페니레인은 아직도 그와 지냈던 시간을 추억하는 듯 보였다.

술집에서 일한 지는 세달 째. 아이가 어렸을 때는 그럭저럭 살았지만 초등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더 많은 돈이 필요했고, 아이를 기르고 있는 부모에게 생활비도 붙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페니레인은 최 씨는 사업차 필리핀에 온 것으로 알고 있지만 자세히는 모른다고 했다.

아들 하시 라이즌 군은 요즘 들어 아빠에 대해 엄마에게 자주 물어본다고 했다.

그 때마다 페니레인은 "아빠는 멀리 계시다. 어쩌면 영영 못 오실 지도 모른다"고 대답하고, "그래도 계속 물어보면 이야기의 화제를 돌린다"고 했다.

페니레인은 아이가 커서 아빠를 찾을까봐 걱정된다며 혹시 찾을 방법이 있냐고 취재진에게 되물었다.


◈ 취재진에 떠난 애 아빠 명함 건네
세르지오(1)란 아이를 둔 매이(20) 씨는 필리핀의 휴양지 세부에서 호텔리어로 일하고 있었다.

매이 씨는 특이하게도 애 아빠의 명함을 취재진에게 건넸다. 그에 대한 원망도 복수 때문도 아닌 더 이상 필요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명함에는 경기도 모 제조업체 부장 A 씨로, 현지 사업차 필리핀에 온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18살이던 매이 씨는 A 씨가 한국에 가정이 있는 유부남인 것을 알았지만 호텔을 그만두고 동거를 시작했다.

하지만 1년2개월 간의 '불안한' 동거는 아이가 생기면서 파국을 맞았다.

A 씨는 임신 사실을 알고 거리를 두기 시작하더니 배가 불러오기 시작하자 노골적으로 매이 씨를 멀리했다.매이 씨는 그가 떠나기 전에 자신이 먼저 그를 떠났다.

세부를 떠나 앙길레스로 와 아이를 낳았고, 지금은 월 2천페소를 주고 '야야(가정부)'를 고용해 아이를 기르고 있다.

"술집이 아니면 큰 돈을 벌 수 없다"는 매이 씨는 "더 이상 한국 남자를 사랑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한국 남자는 그저 돈 잘 쓰는 외국손님일 뿐"이라며 고개를 떨궜다.
midusyk@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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