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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옥의 죽음
Korea, Republic o 백심 1 1071 2011-02-05 16:59:23

 

봄이면 뻐꾸기들의 노래 소리로 유명한 우리 동네에 2남 1녀를 둔 한 가족이 살고 있었다.

 

그의 집 자손들은 어려서부터 아버지, 어머니의 말씀을 귀담아 듣고 바르게 살아 온 리더로 마을은 물론, 학교의 모든 학생들이 다 부러워하고 따라배울 정도였다. 그러던 그 집에 93년7월 뜻밖에도 핵폭탄을 맞고 말았다.

 

농부로 늘 농사에서 궂은 일, 마른일 가리지 않던 그 집의 아버지가 하루아침에 정치범으로 몰려 보위부(국정원)녀석들에게 체포되어 갔던 것이다.

 

한동안 인정으로 아름답고 부드럽던 마을은 초상난 상가처럼 이상한 냉기가 흐르고 마치 적아를 가리는 서로 다른 팬들이 모여 앉아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그 집에는 철모르는 17세의 막내 창옥이가 살고 있었다.

 

막내로 아버지, 어머니에게서 사랑만 받아 온 창옥이는 노상 집안의 모든 행복을 혼자 다 차지하곤 하였다.

그의 아버지 역시 막내딸을 옥이야, 금이야 하며 귀엽게만 키워주었다.

 

부모 형제들의 따뜻한 손길에 의해 행복하게만 자란 창옥은 그 믿음에 보답하려고 학교에서는 덮어 놓고 공부만 열심히 하였다. 그녀가 공부에서 얼마나 두각을 나타냈는지 학급은 물론 학교에서도 언제나 1등의 자리는 남에게 양보하지 않았다.

 

보태지 않고 김일성의 신년사를 10시간 만에 원문 그대로 통달하여 발표할 만큼 영리한 그녀이기에 졸업 후, 대학교는 당연히 가는 줄로 우리들은 알았었다. 하지만 그렇게도 공부를 잘하고 인물이 뛰어나도 그녀는 대학은 고사하고 고등학교에도 가지 못했으며 여태껏 한 번도 일이란 것을 해보지 못했던 농부가 되고 말았다.

 

결국 마을에 있는 남새작업반으로 배치되었다.

그때 남새작업반에는 북한군 특수부대 출신의 노동당세포비서가 있었다.

 

혈기 왕성하고 지칠 줄 모르는 정열로 정치 선전의 나팔수가 되어 작업반을 혁명화 시키려고 동분서주하던 그 녀석이 절로 굴러들어 온 어린 미모의 창옥이를 맞이하고는 넋을 잃고 말았다.

 

반짝이는 순진한 눈망울과 눈부시게 밝은 연초록 이파리처럼 부드러운 피부를 가진 얼굴은 말할 것도 없고 짧은 상체에 비해 피하지방이 끼지 않는 날씬하고 쭉 뻗은 다리는 어느 누가 보아도 동네에서는 감히 찾아보기 힘든 미모의 창옥이었다.

 

특히 두드려져 나온 빗장뼈 바로 아래로 갓 익은 수벌 도처럼 탐스럽게 피어오른 탄력 있는 유방이 작은 가슴에 달랑 매달려 있는 몸매와 그 밑으로 출렁 내린 배는 유난히 훌쭉하고 허리는 짤록했다.

 

생글생글 웃으면서 은근히 말할 때면 그야말로 티 하나 없이 맑고 깨끗한 소녀에게 작업반으로 배치되어 3개월이 지난 어느 날부터 이상한 변화가 찾아왔다.

 

밥도둑으로 보이던 민물고기로 만든 반찬이 보기만 해도 메스거울 정도였고 하룻밤 자고 깨나면 날 것 같던 몸이 땅으로 잦아들어가기만 했다.

정상으로 나오던 생리마저 끊겠다.

 

꽃처럼 아름답게 피어나던 그녀를 비루먹은 강아지처럼 만든 인간은 다름 아닌 작업반의 세포비서, 그 녀석은 창옥이가 배치된 첫날부터 눈독을 들이고 자기 수욕하나를 채우기 위해 온갖 방법을 다 강구했다.

 

나이 먹은 작업반장을 제치고 모든 실권을 거머쥐었던 세포비서는 창옥이가 들어오자 처음부터 달구기 시작했다.

호밋자루 한 번 제대로 잡지 못해보았던 창옥이를 일주일동안 작업반의 고추밭 김매기에 정신없이 동원시켰다.

 

그녀의 고사리 같은 손은 물집으로 달아올랐고 물주머니가 되다시피 한 몸은 날이 갈수록 줄어만 들었다. 그러던 그녀에게 실낱같은 희망이 비쳐들어왔다.

 

세포비서의 지시로 하루아침에 고추밭 경비원이 되었다.

작업반 고추밭은 인가에서 멀리 떨어진 서두수강의 깊은 골짜기에 있었다. 자기에게 특별한 관심을 보이는 세포비서의 처사에 고맙기만 했던 창옥이는 온갖 유혹으로 돌변한 그의 성적야욕을 물리치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받아들여야 했다.

 

세포비서는 2명의 자식을 가진 30대 초반의 유부남이었다. 창옥이와 첫날밤을 7번이나 성적야욕으로 즐긴 비서는 하루가 멀다하게 집에는 들어가지 않고 경비 막사에서 보냈다. 재미가 붙은 비서는 점점 때와 장소까지 가리지 않았다.

 

결국 낮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고 그의 이상한 행동에 사람들은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엎친 데 덮치는 격으로 창옥이의 임신한 배까지 불러오자 당황하기 시작한 비서는 여러 차례 유산할 것을 강요했다. 아무리 비서가 강요해도 겁먹은 창옥은 어머니에조차 자기의 임신사실을 숨겼다.

 

 창옥이가 아무런 대책도 없이 시간만 보내던 어느 날, 정오였다.

오전 작업을 끝내고 점심 먹으러 집으로 들어 온 창옥에게 비서가 찾아왔다.

“창옥이! 작업반에 가야지!”

 

비서는 시퍼런 삽날을 어깨에 메고 있었다.

“네! 비서동지. 같이 가요.”

 

창옥의 어머니는 가끔씩 찾아오는 세포비서의 행동에 별로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 그래도 백로가 지나간 가을이라 해가 떨어지면 추워할 것 같아 나일론 빨간 운동복을 챙겨 입도록 농짝에서 꺼내주었다.

 

비서는 종종걸음으로 뒤쫓아 오는 창옥이를 깊은 벼랑지대로 끌고 갔다. 그러고는 서서히 달아오르는 성욕을 식히려고 다시 그 녀를 풀판에 쓸어 눕혔다. 30분 동안이나 섹스에 빠져있던 그가 갑자기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커다란 입을 열기 시작했다.

“창옥아! 왜 애를 지우지 못하고 있냐? 내 말이 말 같지가 않아?”

“못하겠어요. 무서워 못하겠어요. 어떻게 사람이 새 생명을 없앨수가 있어요? 전 못해요.”

 

보아오니 창옥이는 더 도고했다.

“그럼 중국으로 넘어가라! 내가 모든 뒷바라지는 다 할터이니 걱정하지 말고 알겠나?”

 

창옥은 비서의 느닷없는 질문에 깜짝 놀랐다. 하지만 중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생각지도 않은 그였다.

“안 돼요. 내가 왜 중국으로 가야 해요. 난 어머니를 떠나 살 수 없는 몸이에요.”

 

마지막 제의마저 거절당했다.

“그래? 알았어!”

비서는 더 할 말을 잃었다. 그래서 주머니에 방치되어 있던 중국산 권연담배를 꺼내 물었다.

 

창옥의 옆에 놓여있던 너럭바위로 털썩 주저앉은 비서는 아무 말 없이 담배 한 대를 다 피워버렸다. 측은해 보이는 비서의 늘어진 어깨를 창옥이는 고사리 같은 손으로 열심히 주물러 주었다.

 

이때 갑자기 벼락같이 일어 선 비서는 1m주위에 던져버린 삽을 집어 들고 창옥이의 머리를 찍어버렸다.

“개 같은 년! 왜 말을 듣지 않는 거야? 너와 같이 잤더니 내 말이 말 같지 않다 이거지? 이 정신없는 간나새끼! 정치범 자식인 주제도 모르고 에익! 콱 뒈지기나 해라!“

 

비서의 눈에는 전에 있어보지 못한 살기와 독기가 세차게 일었다. 그는 이성을 완전히 잃은 것 같았다.

시퍼런 삽날에 무방비를 한 창옥의 머리는 순식간에 두 동강이 나고 낭자한 피와 뇌가 쏟아져 어지러운 풀판을 적셨다.

“비서~ 동~지~”

 

가느다란 비명소리는 서두수 강의 물소리에 서서히 사라져갔다. 그래도 비서는 안심이 되지 않았다.

 

아직 심장이 팔닥이는 창옥의 몸을 힘껏 들어 15미터 높이의 벼랑으로 던져버렸다.

 

비서는 만신창이 된 창옥의 시체를 은폐하려 벼랑 짬으로 집어넣고 돌을 쌓아버렸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도 들어오지 않는 막내딸 때문에 속이 새까맣게 타들던 어머니는 참지 못하고 마을의 담당경찰관을 찾아갔다.

“여보! 노친네! 뭐가 그리 대단한 것이라고 울며불며 난리요! 남편이 조국 앞에 지은 죄나 반성하며 조용히 살아야지 그 잘난 딸년이 며칠 들어오지 않은 것이 무엇이라고 여기에 함부로 찾아오는가? 다시는 내 앞에 나타나지 마시오!

 

경찰관은 다짜고짜 창옥의 어머니를 자기 사무실에서 끌어냈다. 

동네에서 아름답기로 소문나고 수재라고 떠받들리던 창옥이는 18세의 꽃다운 청춘을 피어보지도 못한 채 이렇게 한 방울의 이슬이 되어 바람처럼 사라지고 말았다.

 

경찰들과 노동당 조직은 창옥의 세포비서를 다른 농장으로 조동 시키는 것으로 이 사건을 마무리 하였다. 하지만 세상에는 비밀이 없는 법이다.

 

그로부터 10여년이 지나 다른 농장에서 술을 처먹고 너스레를 떨던 세포비서가 자기 친구에게 창옥이의 죽음을 자랑삼아 얘기 한 것이 들통이나 그 사건의 내막은 서서히 밝혀지고 말았다.

 

법관들이 죽기 전에 입었던 창옥이의 나일론 운동복 상의를 들고 그의 어머니에게 찾아 갔을 때, 백발의 노인은 그 자리에서 까무러쳐 버렸다.

 

북한 법은 세포비서를 조용히 어디론가 데려가는 것으로 다시 밝혀진 이 사건을 무마시켰다.

 

북한의 제일 하층계급인 정치범가족들의 운명은 이처럼 비참했다.

 

나는 이 글을 빌어 모든 정치범가족들의 앞날에 새로운 희망이 있기를 다시 한 번 기대하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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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사대 ip1 2011-02-05 17:09:46
    아무마을 아무동네에가도 이런 사연은 다잇군요 특히 시골마을에는 추방자 소개자 가족이 너무도 많습니다

    언제면 이들을 해방시킬가요 그날이 오긴 오는 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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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이 ip2 2011-02-05 17:09:56
    인가같지 않은것들 . 이런놈들이 남한을 점령한다면 살아무엇하리. 한목숨바쳐 북한과 싸워 김정일 괴래를 무너뜨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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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환경 ip3 2011-02-06 20:41:12
    미친넘들. 북한의 어느 촌구석이나 이런 미친넘들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ㅊ 언제면 북한이 미개한자 들에게서 해방되어 자유선진국을 따라설 의지라도 보일가요?
    ..
    ..ㅠㅜ 그건그렇고, 지은이에게 한마디 할게요 ! ^^^^ 지은이가 소설로 펴내서 독서를 통해 가만히 보는 책하구는 이런 공개된 인터넷창에서의 창에서의 수기는 다른 양상임을 모르시는가 보네요
    지은이가 감성이 풍부하고 표현도 좋으시지만 문학의 장르와 문학에도 법도가 있다는 것에 대해서 를 공부를 좀 해야 겠네요
    가만히 혼자 읽어 내려가는 소설을 통해서 알게되는 북한 현실과는 달어요
    인터넷 수기를 통해서느끼는 네티즌들의 감정을 존중하시고 배려해야 합니다.
    그리고 공개된 인터넷상의 에티켓이란 것이 있는 것인데 ....ㅊㅊ
    이야기를 야동처럼 밝혀놔서 말이죠 .

    3류소설이라 비난하는건 아니구요
    탈북자동지회는 문학동네가 아니거든요 .
    백심님의 필력은 인정하옵니다만 보석도 아름다운 목에서 더 빛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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