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거주하는 탈북자를 대상으로 하는 인신매매나 강제결혼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북한민주화운동본부(운동본부)’는 2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중국내 탈북자 인권실태’라는 주제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5~8월 통일부 후원으로 중국에 있는 탈북자 126명(여성 119, 남성 5, 미입력 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64명(51%)이 인신매매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특히 인신매매를 경험한 사람 중 45명은 조선족이 개입한 인신매매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탈북 이후 중국에 거주하다 국내에 입국한 여성 3명이 증인으로 참석해 중국 내 탈북자들의 인권실태에 대해 생생한 증언을 털어놨다. 

10년 동안 중국 길림성에서 거주했던 오선영(가명)씨는 “나라 없는 설움이 상갓집 개만 하겠냐. (중국에서) 일을 해도 3분의1 밖에 임금을 못 받고, 계속 빚에 쫓기면서 너무 힘들게 살았다”면서 “특히 중국 조선족들은 나와 16살 난 딸을 팔아먹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했다”고 털어놨다. 

오 씨는 지난 1998년부터 10년간 중국에서 거주하다 2008년 국내에 입국했다. 그가 공개한 사진 속의 딸은 27세임에도 불구하고 40대로 보였으며, 남녀 구분조차 힘들었다. 

오 씨는 “같은 동포, 같은 민족이지만 중국의 한족보다 우리 동포들이 더 악착같다”며 “몇 차례 걸쳐서 나를 결혼시키려고 했는데 내가 반항을 하자 술 한 잔하고 나를 때렸다. 그래서 이빨이 7개가 뿌러졌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오 씨는 “연변 사람들 중 두만강에 나가 있는 사람은 두만강 건너오는 사람 붙잡아 돈 벌자고 하는 사람과 여자 없어서 데리고 살겠다는 홀아비 등 두 분류”라고 덧붙였다. 

지난 2001년부터 2007년까지 길림성에 거주했던 조효민(가명)씨는 “2001년 10월 1일 북한을 건너오자마자 가족들에게 돈을 보내준다는 말에 속아서 중국 남성에게 시집을 갔다”며 “새벽에 일어나면 달이 져서 풀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힘들게 일하며 살았다”고 증언했다. 

조 씨는 “중국에 와서 시집 간 사람치고 편하게 살고 있는 사람이 없다”면서 “북한사람들이 넘어와서 재밌게 사는 것 같으면 (중국 사람들이) 밀고를 하는 것 같다. 나도 애들이랑 단 둘이서 밥 먹는 시간에 중국 공안이 들이닥쳐 체포돼 북송됐다”고 경험을 털어놨다. 

지난 2006년 중국 공안에 체포돼 북송당한 오 씨는 2007년 8월 교화원 수감 생활을 마친 뒤 다시 탈북해 대한민국으로 넘어왔다.

흑룡강성에 5년 동안 거주했던 이민선(가명)씨는 “아들과 함께 중국에 왔는데 아이를 데리고 일을 못하니까 시집을 가게 됐다. 하지만 돈을 벌어도 정신 나간 남편이 그 돈을 뺏고, 때리기를 반복해 결국 아이들을 한인 목사가 운영하는 교회 고아원에 맡겨야 했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 씨는 “살면서 너무 맞다보니까 북한보다 조선족이 더 악독하더라. 탈북할 때만 해도 조선족들이 나를 도와주는 사람들인 줄 알았는데 중국의 남편과 나를 판 사람들을 생각하면 너무 끔찍하다”고 치를 떨었다.[데일리안 = 조성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