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사람 러시아에서 장사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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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비즈니스 지침서 위협적인 마피아 러시아에 오면 누구든지 치안을 걱정하고 마피아에 대해 이야기한다. 러시아에서는 외국인에 대한 노상강도나 폭력이 세계 어느 곳보다 심한 것은 사실이다. 자국민 보호라면 자다가도 일어나는 미국도 러시아에선 예외 아니다. 상트 페테르부르크 미국 총영사관에 따르면, 외국인의 6할이상이 범죄에 시달리고 있으며, 게다가 15명의 미국 영사관 직원 모두가 한 차례 이상 범죄 피해를 당했다고 한다. 미국인이 이정도니 다른 외국인은 두말할 나위없을 것이다. 나의 친구들과 후배들 중에 러시아어에 능통하고 매우 조심스럽게 처신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기숙사나 자신의 아파트에서 무장 강도를 당한 사람이 거의 반을 넘는다. 한 번 이런 사건을 당하면, 러시아에 대한 만정이 떨어지고 그냥 한국으로 돌아가 버리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힌다. 조정의 사신으로 중국을 방문하였던 홍대용(洪大容)의 연행록에서도 폭력적이고 거친 러시아 사람들을 "모두 코가 크고 흉악하며 사납기로 모두들 코 큰 승냥이라는 뜻으로 대비달자(大鼻獺子)"라고 부른다고 한다. 러시아에서는 마피아의 원조격인 불량배를 "후리간"이라고 한다. 그러나 오늘날 러시아의 마피아는 과거의 불량배 정도의 거칠고 전투적인 러시아인의 특정한 기질을 가르킨다기보다 탈사회주의 이후의 시대적 현상으로 이해하여야 한다. 러시아 마피아의 종류 오늘날 러시아에서 사람들은 무엇이든 무법과 무질서와 부정·부패만 있으면 그것을 마피아의 탓으로 돌린다. 본래 범죄 조직를 가르키는 마피아라는 말이 러시아에서는 부정적인 모든 사회 현상의 원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다양한 종류의 마피아가 러시아에서 창조되었다. 거리 마피아, 경제 마피아, 관료 마피아, 나아가 정치 마피아라는 조어도 만들어 내고 있다. 거리 마피아는 두말할 나위없는 범죄조직의 전형이다. 그러나 경제, 관료, 정치 마피아는 조금 설명을 필요로 한다. 마피아는 처음 거리에서 폭력을 휘두르며 돈을 갈취하다가 소위 "사업"에 뛰어들게 된다. 그들의 주요한 사업은 일반 사업가들이 접근할 수 없는 불법적인 매춘, 밀수, 도박 등으로 대표된다. 경제 마피아는 이 단계를 넘어 일반 비지니스맨과 경쟁하는 다양한 사업에 뛰어드는 데, 그들의 경쟁력은 폭력과 세금 포탈이다. 그런데, 소위 러시아의 경제 마피아는 서구와 달리 출발 과정이 다르다. 서구의 이른바 경제 마피아가 일반 비지니스가 확립된 다음에 이 분야에 진입하는 데 비교하여 처음부터 러시아의 비지니스는 거의 마피아적으로 운영되었다는 점이다. 러시아의 경제 분석가 야코프 길린스키는 "러시아에서 모든 기업들과 비지니스맨은 세금을 피하기 위해 소득을 숨긴다. 따라서 사기업이든 국영기업이든 모든 기업은 조직범죄의 지붕 아래 있는 것이다. 법을 지키고 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경제의 범죄화는 국가 자체의 억압적인 활동의 결과이다."라고 주장한다. 실제 엄청나게 조악한 러시아의 세금체계에 따라 기업을 움직이면 파산하기 십상이지만 제대로 세무 신고만 하지 않으면 기업 범죄를 다루어 본 경험이 없는 러시아 국세청의 실력으로는 불성실 세무 신고를 적발할 수 없다. 또한 러시아의 기업 환경은 정부 정책을 믿고 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불안 요인이 존재한다. 비록 가격이 자유화되었다고 하지만 이것을 뒷받침해주는 제도적 보완 장치가 없기 때문에 기업이 불법적인 행동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예를 들어 어떤 기업이 물건을 팔고 루블로 대금을 받았다고 하자. 투자를 위해 이 돈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루블의 가치 폭락 때문에 루블을 가지고 있거나 은행에 맡긴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불법적으로 달러로 바꾸거나 다른 투기적 활동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기업가들이 이렇게 활동하는 것은 기업가의 입장에서 당연히 합리적인 행동이다. 그러나 이 기업의 물건을 비싼 가격에 사다가 써야 하는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손해를 보는 까닭에 불만일 수밖에 없고, 결과적으로 기업가들이 불법적으로 경제 행위를 하기 때문에 서슴없이 경제 마피아라고 부른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러시아의 좌파 지식인인 카갈리츠키 같은 사람은 러시아의 중산층을 마피아 부르조아지(Mafiosi Bourogioe)라고 한다. 관료 마피아는 관료주의의 병폐를 쓰라리게 경험한 러시아인들에게 아무런 저항감없이 받아들여지고 있다. 관료 마피아라는 의미는 관료가 충성심의 대상을 국가에 바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주변의 이너서클(inner circle)의 이해에다 두는 것을 말한다. 1992년 옐친은 경제개혁를 실시하면서 국가의 개입을 반대하는 자유로운 시장경제를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국가의 개입을 없애겠다는 그의 계획은 실제 과정에서 관료들에게 구소련시절보다 더 많은 재량권를 주는 꼴이 되었다. 정치학자 딜렌젠스키는 "모든 수준에서 관료들은 자신들이 어떤 종류의 감독으로부터 점점 독립적이다는 것을 느낀다. 행정부와 입법부와의 싸움 때문에 관료들은 전례없는 재량권을 받았다."고 하면서 관료에 대한 견제장치가 풀어진 신러시아가 관료의 부패를 위한 비옥한 토양을 제공하였다고 주장한다. 이리나 하카마다(Irina Khakamada)는 이를 통계적으로 증명하였다. 그녀의 1994년 4월의 조사에 따르자면, 러시아의 관료기구는 소련과 비교하여 축소되지 않고 오히려 1991년과 비교하여 1993년 2.4배 정도 규모가 커졌다. 러시아의 정치분석가 부르틴은 사회주의체제에서 새롭게 나타나는 경제체제를 "노멘클라투라 자본주의"라고 부른다. 러시아의 급진 경제개혁이 실제 창조한 결과는 연방 수준에서 통제받아온 지방과 지역의 관료들이 통합적이었던 소비에트 경제를 붕괴시키고 자신의 권력을 강화시키는 호기를 맞이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결국 조직범죄의 확산에 도움을 주었다는 것이다. 정치 마피아라는 개념은 실제적인 어떤 것이 아니라 주로 정적에 대한 비난의 레토릭으로 사용된다. 정치적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 형성된 정치 집단을 단지 그 폐쇄성 때문에 마피아라고 부를 수는 없다. 예을 들어 "무장수비대는 대통령과 내무장관에게 속하지 않고,오직 하사불라토프 의장의 명령만을 따르는 5천명의 마피아집단"이라는 이즈베스찌야의 보도는 다분히 악의적이다. 문제는 무장수비대와 국가 공권력 전체와의 관계를 분명히 규정하지 않은 러시아의 잘못된 법 체계에 있는 것이지 의회의 규정에 충실한 무장수비대에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옐친의 정적들 또한 옐친과 그 측근들을 "예카쩨부르크 마피아"라고 즐겨 부르는 데, 이는 러시아에서 마피아라는 개념 자체가 상대 집단을 비난하는 최고의 레토릭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러시아에서 마피아라는 개념만큼 불명확하게 남용되고 있으며, 그리고 수사학적으로 쓰이는 개념을 찾아 보기 힘들다. 러시아에서 합법적인 엘리트(노멘클라투라)와 범죄 엘리트간의 구별은 마치 "합법적" 사업과 "비합법적" 사업 사이의 구별이 불가능한 것처럼 그 경계가 모호해졌다. 도대체 마피아의 정의가 무엇인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피아라는 말을 범죄집단이라는 의미에서 한 걸음 나아가 소수 특권층, 러시아말로 "노멘클라투라", 영어로는 이너서클(inner circle)과 동일시 한다. 심지어 러시아 학자까지도 공공연하게 러시아의 신부유층, 노브이루스키를 마피아로 부르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는 실제 대 마피아대책에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한다. 마피아 개념에 대한 이같은 오용과 남용은 마피아를 행동적, 사법적 측면에서 고찰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사익추구적인 조직적 개념으로 보는 데서 연유한다. 이것은 현실 상황을 오도할 가능성이 있다. 본래 자본주의란 국가의 관료를 제외하고는 시민사회라는 고상한 이름도 집단적으로 사익을 추구하는 집단들의 총칭에 지나지 않는다. 누가 마피아인가를 판단하는 기준은 어떤 집단의 존재적 조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집단이 자신들의 이익을 실현하는 행동 방식에 있다. 그 방법이 법률에 기초하고 있으며 사회적 관례에 대체적으로 어긋나지 않으면 마피아라고 말할 수 없다. 반면 법률에 어긋나고 다른 사회 구성원의 이해를 폭력과 공갈 등으로 침해하는 방법을 동원한다면 이는 마피아적인 행동이다. 그러므로 마피아라는 개념은, "특정한 권력과 자원을 독점하기 위해 내부 공모자들이 불법적인 방법을 동원하여 유지되는 조직" 정도의 의미가 아닌가 한다. 거리의 조직화된 폭력은 명백히 불법적인 것이지만, 경제 마피아나 관료 마피아, 또는 정치 마피아의 경우는 무엇이 합법이고 불법인지 구별이 가지 않는 현재의 러시아의 상황이 실제 마피아의 문제가 아닌가? 따라서 마피아 개념의 남용을 막는 법률적, 제도적 조치가 현재 중요하다. 러시아에서 이처럼 사업가와 마피아의 개념이 혼란하게 된 이유는 무엇보다 법률부재의 현실 때문이다. 러시아의 헌법은 1993년 10월에야 비로서 마련되었고, 거기에 따른 구체적인 시행 세칙이나 하위 법률은 아직도 의회에서 통과되지 않고 1991년 이후부터 지금까지도 대통령 포고령이라는 모호하고 상호 모순되기조차 한 조례와 규정이 분쟁 해결의 기준이 된다. 특히 소유권에 관한 명확한 법률규정의 부재,상거래 관행의 혼란,치안당국의 무능은 사업가와 마피아의 구별을 어렵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이다. 사업가를 마피아로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이 불법이고, 또한 법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그 대가가 크다는 것을 확고한 사법체계를 통해 국가가 보여 주어야 하는 데, 지난 몇 년 동안의 러시아 국가는 그런 점에서 많은 문제를 드러내었다. 마피아가 번성하는 이유 마피아가 성행하게 된 이유에 대해 마피아 전문가인 핸델만(Hendelman)은 "포린 어페웨"지에 "구속력없는 러시아의 자본주의, 조직범죄와 그리고 관료들의 기만이 정부의 위기를 초래하였다. 러시아 정부 당국자들은 시장이 안전하게 작동할 수 있는 시민사회를 구축하기에 앞서 자유로운 시장경제를 발전시키는 근본적인 실수를 저질렀다."고 지적한다. 러시아의 저명한 경제학자 중의 한 사람인 니콜라이 페트라코프는 "우리는 시장을 창조하지 않았다. 대신 과거의 전제로부터 독점적인 범죄 경제가 부상하고 있다. 새로운 부자들이 나타나고 있는 데, 그들에게는 시장이 진혀 필요 없으며, 경쟁도 원하지 않고 단지 무력한 정치 권력만 사랑한다."고 러시아의 현실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마피아가 성행하는 사회문화적 이유로는 전통적으로 국가의 보호와 통제 아래 놓여있던 러시아인들이 소비에트 국가가 해체되면서 충성심과 소속감의 대상을 국가에서 그의 주변 개인들의 집단으로 바꾸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소비에트 시기에도 암묵적으로 존재해왔었다. 소비에트 국가나 이데올로기는 하나의 대외적인 명분이고 실제 모든 일은 개인적 연고와 친분관계에 있는 내부 핵심이 결정한다고 러시아인들은 생각하였다. 따라서 그러한 집단에 속하느냐 속하지 않느냐, 혹은 우리 집단이냐 다른 집단이냐, 즉 러시아인들은 그런 과정에서 법과 공동체보다는 피아의 구별을 더 중요시여기지 않을 수 없다. 만약 어떤 일이 나의 일이나 나의 집단의 일이 아니면, 철저하게 무관심하거나 피동적이게 된다. 반대로 이 일이 나와 우리 집단의 일이라면 그것을 위해서는 법도 도덕도 정의도 무시할 수 있다. 이런 의식이 마피아 문화의 기본 바탕이 된다. 왜냐하면 시민의식이 살아 있고, 법치주의가 실시되는 사회에서 지하경제나 자기 집단의 이익만 고려하는 관습은 발붙이기 힘들기 때문이다. 러시아인들이 러시아 국가에 대해 소속감과 애정을 느끼지 못하는 이것이 정말 마피아 문제의 원인이 아닌가. 마피아 문제의 또 다른 원인-시민사회의 미성숙 자본주의 발전과 관려하여 이 문제를 보다 거시적으로 본다면, 러시아에 마피아가 성행하는 것은 러시아에 성숙한 시민의식이 부재하고 자본주의의 부정적인 면을 완화해줄 공동체적 가치관이 아직 자리잡고 있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에서 자본주의가 일반화되었을 경우 거기에는 청교도적 윤리의식이 자리잡고 있었다. 동아시아의 경우 검소와 절약을 미덕으로 하는 유교적 자본주의가 약탈적 자본주의의 확산을 막을 수 있었다. 비록 러시아에서도 러시아 정교가 있고 미르에 바탕을 둔 공동체적 가치관이 있지만 러시아 사회의 만연한 물질만능적 한탕주의를 극복하는 움직움으로까지는 발전하고 있지는 않는 것같다. 러시아의 정신적인 지도자인 노벨문학상의 작가 솔제니친은 경제적, 정신적 위기에 빠진 러시아의 부흥을 위해 "슬라브 전통의 획복"을 강력히 주장한다. 그는 일단 슬라브인들로 구성된 러시아, 우크라이나, 벨로루시 등 3개 공화국의 통합과 함께 러시아인들은 개방성, 정직성, 인내력, 순종, 연민, 아량 등 공산체제 아래서 파괴된 전통적인 민족성을 복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러시아의 부흥을 위해서는 정치에 있어서의 도덕성회복과 단체, 전문직종사자,정당을 포함하는 전국가적인 인내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현세적 물질적 부에 대한 러시안들의 지나친 탐욕을 많은 사람들은 거론하고 있지만 실제 순수한 러시아인에게는 이것은 낯선 현상이다. 러시아의 정신적인 지도자 톨스토이는 그의 유명한 교훈적인 소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인간은 자신의 이기심을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에 대한 사랑으로 살아간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가난하고 의지할데 없는 사람을 도우는 자선행위가 궁극적인 인생의 의미를 만들어 준다. 교활하고 이기적이고 눈 앞에 이익만 앞세우는 노브이루스키보다 묵묵히 자기 일만 열심히 하는 "바보 이반"이 러시아인의 전형이다. 그러나 현재의 많은 러시아인들은 남녀노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돈이 되는 일이라면 어떤 일이라도 할 태세가 되어 있는 "바보 이반"의 형제 "세론"만 있는 것같다. 어떤 신문은 "나라 전체가 거대하고 추잡한 시장같다.누구나 상인이고 모든 사람이 자신을 상품화한다."고 까지 비판한다. 러시아 경제나 정치의 모든 행위자들이 공정한 규칙에 따라 정당하게 부를 획득하고, 그것을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성숙한 자본주의 문화가 생기지 않는 한, 대신 한탕주의적이고 부패와 불법에 의해 부를 축적하고자 하는 자본주의 본래의 욕망만을 백주에 드러내는 한, 다른 사람들을 비난하는 레토릭으로서 마피아라는 말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마피아 문제의 해결 방안 그러면, 마피아를 제거하고 건강한 자본주의가 러시아에 정착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 마피아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대중적인 요법은 소위 "우즈베키스탄식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우즈베키스탄 당국은 범죄행위에 가담한 6명의 갱단원을 붙잡아 공개 사형시킨바 있는 데, 이 방법은 범죄의 위협에 노출되어 있는 일반 러시아 대중들에게 강한 호소력을 지니고 있다. 극우민족주의자 쥐리노프스키도 자신의 선거 공약으로서 이 방식을 주장하였으며, 레베드의 부상도 마피아 문제를 어떻게 해서라도 해결해달라는 일반 대중의 소망이 담겨 있는 것이다. 그러나 마피아가 생겨나는 문제의 원인을 제거하지 않는 한 대중적인 요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더욱이 누가 마피아이고 사업가인지 명확하게 구별이 안되는 상황에서 강경대책은 국가 공권력의 억압적 성격를 높힐 것이고 시민사회의 자율성을 약화시킬 것이다. 마피아 문제를 해결하기에 앞서 먼저 범죄와 마피아가 어떤 문제가 있는가를 명확하게 인식하여야 한다. 범죄의 위협은 합법 체계에서 활동하는 모든 사람들의 이익이 달린 문제다. 조직범죄와 부패는 시장과 법률이라는 기본적인 가치에 대한 도전이다. 부정하게 돈을 벌고 법보다 폭력이 더 힘을 발휘하는 곳에 어떠한 안정도 없고, 민주주의와 건강한 시장경제가 있을 수 없다. 따라서 지속적이고 효과적인 대범죄퇴치노력이 경주되어야 한다. 현재의 러시아의 마피아 문제를 해결하기 해결하기 위해서는 첫째, 제도적 측면에서 엄격한 법치주의와 건강한 시장경제제도의 확립이 필요하다. 단순한 사업가인지 마피아인지에 대한 구별이 엄격해져야 하고, 사업가들이 마피아적인 불법적 행동에 유혹을 느끼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 둘째, 마피아 전문가인 헨델만이 지적한 것처럼 사법적 측면의 개혁이 필요하다. 러시아처럼 전체주의를 경험한 국가들에선 경찰권의 남용을 막을 수 있는 문민 통제장치를 확실히 갖춰 놓으면서 경찰권의 질적, 양적 강화가 필요하다. 범죄와 싸우기 위해선 위법사항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봉급수준이 높은 전문경찰력을 확보하며, 집행능력이 있는 사법체제를 구축하도록 하는 총체적이면서도 새로운 대범죄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어, 러시아의 법률은 공갈협박에 대한 처벌조항이 없기 때문에 경찰은 범인을 체포하기 위해 현행법을 위반해야 할 정도다. 또한 낮은 경찰관들의 봉급은 그들로 하여금 부패에 빠지게 만들고 유능한 경찰을 신변경호회사에 취직하게 만든다. 셋째, 경제제도의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엄격한 조세제도가 시행되어야 한다. 모스크바에만 백만장자가 수만명이 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들에 대한 적절한 징세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러시아의 후진 세무체계는 검은 돈을 손쉽게 세탁할 수 있게 만들고, 이러한 돈이 흥청망청 쓰여지는 한 건전한 경제의 발전이 어렵다.세무당국과 반독과점 위원회가 불법자금의 은행간 계좌이동, 카지노, 환전소 등지에서 돈세탁을 차단할 수 있다면 마피아는 숨을 곳이 없다. 이 과정을 통해 마피아와 건전한 기업가가 가려지게 될 것이다. 사실 기업가라고 하지만 소위 노브이루스키들의 과거는 결코 깨끗하지 않다. 이들 신부유층들은 대부분 범죄와 부패사슬에 얽혀서 재산을 축적한 것은 사실이다. 뇌물을 받아 치부한 정부관리, 석유나 원자재 도둑질로 한 몫을 잡은 자, 매점 매석과 각종 투기로 돈을 긁어 모은 사람들이 소위 사업가로 불려지는 노브이루스키들이다. 문제는 이들의 과거를 추적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에게 더 이상의 불법적인 행동이 가능하지 않고 합법체계 내에서 사업하고 행동하는 것만이 사법적 처리를 피할 수 있으며, 또한 사업이 가능하다는 것을 국가가 가르쳐 주어야 한다. 결국 마피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국가와 국민의 공복으로서 청렴한 사법 권력이 필요하다. 현재 러시아의 범죄조직들은 주로 세관이나 군 그리고 경찰간부들을 매수하기 위해 이익금의 30-50%를 사용하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에반스(Peter Evans)는 근대 국가는 시장의 운동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하여 국민경제의 흐름을 특정 방향으로 전환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전제하면서 국가를 두 가지 유형으로 분석한다. 첫째, 일본과 한국에서 나타나는 발전국가(developmental state)의 유형이다. 발전국가는 사회의 경제구조를 바꾸는 자율성을 지닌 강한 국가이며, 관료주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유교적 전통, 약탈국가에 관한 부정적인 경험 및 그로부터 단절로부터 유래한다. 반면 자이레나 나이지리아 등에서 발견되는 약탈국가(predatory state)는 관료기구가 시장의 원리에 따라 움직이는 약한 국가이며, 신공리주의적인 지대추구 국가이다. 현재 유감스럽지만 러시아의 국가 유형은 후자에 가깝다. 러시아 국가 관료들은 공정한 법집행자로서가 아니라 오히려 시장에서 기업가들을 위협하는 경쟁자가 되고 있다. 심지어 러시아 경제개혁의 기수였던 가이다르조차 이러한 관료의 사익추구를 비판한다. "관료는 재빨리 자신의 새로운 계급을 형성하였다. 그들의 목적은 국가를 희생하고 개인적인 부를 획득하기 위해 국가의 역할을 강화시키는 것이다." 러시아 국가의 철저한 내부 개혁없이는 마피아 문제의 해결도 러시아에서 건강한 시장경제는 가능하지 않다. 러시아 보드카 보드카는 러시아를 상징하는 술 보드카를 빼고 러시아를 말할 수는 없다. 러시아 남자들과 진정으로 친구가 되고자 원한다면 그들이 주는 보드카 잔을 거부해서는 안된다. 이런 이유 때문에 러시아 사람들은 일본인보다 한국을 더 좋아하는 것이 아닐까. 일본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 술을 권하지 않는다. 건배를 권유 받아도 자기 주량에 맞게 먹고 만다. 그러나 한국 사람들의 술 습관은, 두말하면 잔소리이지만 째째한 일본 방식이 아니라 술을 권하고 쓰러질 때까지 마시는 러시아 스타일이다. 한국 사람들과 찐하게 술 자리를 같이한 대부분의 러시아인들은 그날 이후로 친한파로 돌아선다고 한다. 아마 음주습관과 문화의 비슷함이 인종적, 지리적, 역사적 장벽을 넘어서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러시아인들은 한국인과 같이 술을 먹고 2차, 3차까지 가는것을 아니지만, 술을 먹고 쓰러질 때까지 마신다. 그래서 심한 경우에는 술을 먹고 쓰러진 사람 머리 위에 술을 부어주는 풍습도 있다. 술을 강권하는 분위기도 우리나라의 음주 문화와 비슷하다. "당신이 나를 친구로 생각한다면 한 잔 더 들자"하는 식으로 권한다. 러시아인에게 보드카란 수 많은 술 중의 하나가 아니라 러시아의 역사와 기후, 그리고 민중의 애환이 서린 러시아 그 자체이다. 앙드레 지드는 러시아의 소설에서 술마시는 장면을 빼버리면, "관절 빠진 손과 손목과 손가락 같다"고 비유하였다. 러시아의 춥고 어두운 日氣와 專制와 공산주의의 음산하고 우울한 체제는 보드카라는 독한 술과 분위기가 어쩐지 어울린다는 느낌을 준다. 가벼운 코메디풍의 연극에서는 가벼운 맥주가, 인간의 복잡하고 고통에 찬 비극에서는 독한 양주가 적절하게 어울리는 것도 같은 이치일 것이다. 따라서 비러시아인으로 처음 러시아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보드카 마시기를 사실 주저한다. 보드카 이름이야 많이 들었지만 실제 한국에서 러시아 보드카를 마시는 것은 불가능하다. 잘해 보아야 영국제 스미르노프는 볼 수 있지만 칵테일 베이스로 사용되지 그것을 가지고 보드카 본래의 맛을 즐기는 사람은 한국에서는 거의 없다. 사람의 미각만큼 간사하고 편견에 가득찬 것은 없다. 게다가 러시아 보드카 특유의 투박하고 조잡한 디스플레이는 이 술에 대한 어떤 의심마저 불러 일으킨다. 러시아에 살면서도 거의 러시아 사람과 접촉을 하지 않고 사는 한국인들은 몇 년이 지나도 보드카는 고기에 간 맞추는 것으로 생각하지 마시는 술로 여기지 않는다. 따라서 한국인치고 보드카를 애찬하거나 잘 마시는 사람은 두 분류 중의 하나이다. 보드카 맛보기 보드카의 맛은 강력한 알코올에 있다. 보드카는 거의 순수한 주정으로서 무색, 무미, 무취를 특색으로 한다. 따라서 보드카의 알콜은 혀 끝에서 향기가 도는 꼬냑이나 부드럽게 목을 넘어가는 위스키와 달리 술이 위장에 도달해서야 알코올이 온 몸을 휘감기 시작한다. 소주도 어느 정도 그러한 작용을 하지만 화학주 특유의 쓴 맛 때문에 "캭"하는 신음을 낸다. 그러나 보드카는 감자, 밀, 보리 등을 원료로 발효하여 양조되고, 연속식 증류기에 의해 알코올 농도 85%의 주정으로 증류된 다음, 한대림에 많은 자작나무로 구운 숯으로 여과하는 과정에서 술에 녹아 있는 일체의 향미성분이 제거된다. 따라서 보드카는 알코올 그 자체이다. 소주를 즐겨마시는 사람은 당연히 보드카를 좋아한다. 나의 친구 아버님은 은퇴한 교장 선생님인 데, 이 분은 대단한 술 실력을 가지고 계신다. 결국 의사가 더 이상 술을 마시는 것을 금지시킨적도 있었다. 그러나 이 아버님이 친구가 러시아에서 가지고 온 보드카 맛을 보시고는, 그 이후로 이 친구의 고민은 어떻게 보드카를 러시아에서 많이 가지고 올 것인가 되었다. 보드카를 좋아하는 또 한 부류는 러시아를 정말 좋아하고 많은 러시아 친구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나의 대학 동창 중의 한 사람은 대학 4년 내내 거의 술을 마시지 않고 지냈다. 그런데, 이 친구는 성격도 내성적인데다 체질적으로 술을 받지 않았다. 덕분에 술 취한 우리 친구들 뒤치닥거리한다고 많은 고생을 하였다. 이 친구가 카자흐에 간지 2년만에 서울로 돌아 왔는 데, 그 날 만남에서 친구들 모두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우리들보다 소주를 더 잘마시는 것이 아닌가. 이 친구 말에 의하면, 도저히 위스키나 꼬냑은 아직도 들어 가지 않지만 보드카는 자기 체질에 꼭 맞다나. 나는 보드카가 이 친구의 체질에 맞는 것이 아니라 이 친구가 러시아에 동화되면서 보드카에 체질을 맞춘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 물론 이 친구는 많은 러시아 친구들을 가지고 있으며 러시아에 대한 애정도 누구보다 높다. 보드카에 중독되기 러시아의 한국 학생들 사이에는 우스개 소리로 택시에서 배운 러시아어는 '택시 노어', 시장에서 물건 값을 흥정하면서 배운 러시아어를 '리녹 노어', 러시아 여자하고 사귀면서 배운 러시아어는 '베드 노어'라고 하고 술마시면서 배운 러시아어는 '보드카 노어'라고 한다. 보드카 러시아어를 배운 사람들은 이상하게도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러시아어가 잘 안나오는데 술만 마셨다 하면, 신기하게도 러시아가 쉽게 나오고 상대방의 이야기도 분명하게 듣는다. 처음에는 같은 한국인 친구들이나 러시아 사람들하고 의례적으로 보드카를 한 잔씩 먹다가 보드카에 맛을 들인 첫 번째 징후는 한국의 소주가 입에 맞지 않는다는 신호가 올 때이다. 특히 러시아에 있다가 한국에 가서 이러한 경험을 하게 된다. 만약 여러분이 보드카를 먹다가 한국 소주를 먹고는 "어쩐지 술이 싱겁고 쓰다"라는 신호를 몸에서 받게 되면, 러시아 보드카 맛을 아는 입문에 도달하였다고 할 수 있다. 보드카의 입문에서 중급으로 넘어 가기 위해서는 보드카를 마실 때, 곡주 특유의 고소한 냄새를 느껴야 한다. 정확하게 재워 보지는 않았지만 같은 양을 가지고 소주와 보드카를 비교한다면 보드카가 휠씬 무겁다는 느낌을 준다. 물론 알콜 농도를 볼 때, 보드카가 40도로서 소주보다 비중이 높다. 그러나 보드카를 무겁게 느껴지는 것은 곡주가 여과되는 과정에서 그 결정체가 보드카에 남아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보리와 감자의 단백한 고소함을 보드카에서 느낀다면, 이제 보드카 맛을 본격적으로 아는 주당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진정한 보드카 술꾼은 보드카를 위스키나 꼬냑처럼 마시는 사람이다. 위스키나 꼬냑은 안주없이 마실 수 있는 술이다. 그러나 보드카는 육질의 고기 안주가 가장 어울리는 술이다. 보드카 자체가 순수 알콜이기 때문에 고기 맛을 더욱 진하게 느낄수 있다. 물론 좋은 요리를 먹을 때 포도주만큼 좋은 술은 없다. 하지만 우리가 "삼겹살에 소주 한 잔"를 선호하듯이 보드카를 맛들이게 되면 당연히 소주 대신 보드카를 찾게 된다. 그런데 이 단계를 지나 보드카가 식후에 간단하게 한 잔 하거나 추위가 몰아 닥칠 때 몸을 덥히게 위하여 한 잔 한다면 이는 당연히 보드카의 최고 경지에 오른 것이다. 식후에 한 잔 하는 것은 위스키이고, 몸을 녹이기 위하여 마시는 술은 브랜드 종류로서 꼬냑이다. 많은 러시아 작가의 소설에서 겨울의 추위를 몰아내기 위해 보드카를 먹는 장면이 나온다. 이 경지에 이르면 보드카는 그에게 만병통치약이다. 러시아 주당들은 감기에 걸리면 후추와 함께 보드카를 마신다. 배가 아플 때도 보드카에 소금을 타서 마신다. 결국 최고의 단계는 어느 정도 알콜 중독에 접어든 것이다. 보드카의 사회병리학적 문제점으로 알콜 중독은 러시아에서 심각하다. 하기야 옐친 전대통령부터 알콜중독자이니 일반 민초들의 알콜 중독은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보드카에 얽힌 옐친의 기행은 해외 토픽기사에서 심심찮게 찾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크레믈린 관찰자들의 주요한 관측 기준이 되고 있다. 보드카 음주광인 옐친은 에이레를 방문 중에 기내에서 과음하여 정상회담을 연기한 적도 있으며, 한 겨울에 보드카를 먹다가 마음에 안든 보좌관을 모스크바 강에 빠뜨리라고 지시한 적도 있다. 물론 명령에 충실한 경호원들이 이 보좌관을 한 겨울의 모스크바 강에 당연히 집어 넣었다. 옐친 이외에도 보드카는 러시아 정치의 중요한 역할을 한다. 1991년 8월 쿠데타로 대통령 대행을 했던 야나예프 부통령은 쿠데타 성공을 방송에 발표하면서 전날 불안 때문에 퍼마신 보드카로 긴장감을 노출하였기 때문에 쿠테타가 실패할 것이라는 조짐을 대중들에게 노출하였다. 심하게 말하자면, 러시아는 술 때문에 쿠데타가 실패한 유일한 나라이다. 점점 문제가 되고 있는 러시아의 주당들 러시아인들의 보드카 중독은 통계적으로도 분명히 나타난다. 러시아 남자들은 연평균 0.5ℓ짜리 보드카 1백70병을 마시고 있으며 이에 따라 러시아남자들의 평균수명은 지난 87년 64.9세에서 93년에는 59세로 떨어졌으며, 인구 10만명당 알코올에 의한 사망자는 86년 9·3명에서 90년 10·8명으로, 이어 94년에는 37·8명으로 무려 3·5배로 늘어났다고 한다. 물론 평균수명이 줄어든 것은 단순한 알콜중독 때문이 아니라 체제전환기의 혼란과 스트레스도 큰 역할을 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이 수치를 보다 이해하기 쉽게 360ℓ의 25도 진로 소주 한 병으로 환산한다면, 거의 하루에 한 병식 러시아 남자들은 소주를 마신 셈이다. 따라서 보드카 때문에 근로 생산성이 떨어지고 가정이 파탄에 빠지게 되었다는 고르바쵸프의 주장도 틀린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진짜 주당들을 빼고, 술의 향과 맛, 그리고 빛깔을 음미하는 예술적인 사람들에게 있어서 보드카는 그렇게 매력적인 술은 아니다. 특히 러시아의 젊은 여자들은 남자들만큼이나 보드카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또한 여자들이 좋아하는 칵테일의 가장 널리 사용되는 베이스가 보드카이다. 토니워터나 체리, 레몬, 오렌지 등의 과실들을 보드카와 칵테일하면 바로 그 과일의 향미와 술기운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칵테일 베이스의 보드카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레몬 보드카(레몬스카야 보드카)를 추천하고 싶다. 보드카가 이렇게도 인기를 얻는데도 불구하고, 보드카는 싸구려 믿을 수 없는 술이라는 편견을 가진 사람들을 위하여 모두가 잘 아는 영화 속의 한 장면을 다시 생각해 보자. 휘트니 휴스턴과 캐빈 코스트너가 나오는 '보디가드'에서 휘트니 휴스턴이 딸의 행방을 걱정하여 저녁 늦게 혼자 술을 마시는 장면이 나온다. 여기에 사용된 술이 러시아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보드카, '스탈리치나야'이다. 세계 최고의 몸 값비싸고 코대높은 휘트니 휴스턴도 마시는 술이 보드카라는 것 - 물론 영화 상의 이야기이겠지만 -을 다시 강조하고 싶다. 이렇게 보드카를 애찬함에도 불구하고, 또한 소비양도 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모스크바에서도 보드카는 점점 더 천덕꾸러기가 되고 있다. 최근 로쉬코프 모스크바 시장은 학교와 병원 주변에서 보드카의 판매를 금지하였다. 또한 관세가 붙지 않거나 엉성한 국경으로 인하여 몰래 넘어 들어온 외국의 각종 술들이 보드카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러시아 본토 맥주는 이미 파산 선고를 받았고, 러시아 주변 국가들이 싼 값에 마구 생산하는 보드카로 인하여 러시아제 보드카는 근본적으로 존립의 기반을 위협받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에서 유입된 싸구려 보드카는 러시아 국민들의 연간 보드카 전체 소비량인 25억 리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 보드카의 현재의 위기는 러시아가 스스로 자처하였다. 러시아 보드카 생산업체의 가장 큰 문제는 품질관리에 있다. 주류생산업체가 세계적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1세기 이상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세계적으로 이름난 주류업체는 거의 가족기업이다. 나는 러시아의 민영화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지만 보드카 업체는 반드시 민영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100년을 한결같이 똑같은 품질의 술 맛을 내기 위해서는 관료적이고 책임을 질려고 하지않는 국영기업으로서는 불가능하고 장인정신을 가진 가족기업과 이들의 경제적, 사회적 안정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러시아 보드카의 그 유명한 성가에도 불구하고 왜 세계적인 보드카 메이커는 비러시아계가 차지하였는가? 바로 이러한 품질 관리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좋은 보드카 구별하는 방법 보드카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시장에서 보드카를 살 때 걱정하는 것이 "이게 진짜 보드카 맞아"라는 의문을 항상 제기한다. 물론 시중에서 가짜 보드카도 많이 나돌기도 하지만 보드카 생산업체도 능력이 안되면서 무리하게 생산을 하다 보니까 질이 떨어지는 제품을 시장에 내보내다가 문제를 일으킨 적이 많다. 명예를 존중하는 가족기업이라면 일시적 수요를 위해 단기적 투매에 절대 응하지 않는다. 러시아에서 보드카의 브랜드의 신용이 실추하자 이것을 순간적으로 모면하기 위하여 계속 다른 보드카 상표를 만들어내는 악순환이 지금 러시아에 벌어지고 있다. 보드카 브랜드로 현직 대통령의 이름도 이용된다. 독일에서 생산되는 보드카 '고르바초프', '옐친'도 있고 러시아제 AK-47 소총 발명가로 유명한 칼라시니코프를 상표로 한 보드카도 있다. 이제는 너무나 다양한 다른 이름의 보드카가 나와서 주당들도 헷갈릴 지경이다. 결국 새로운 보드카 이름짓기는 보드카 전반에 대한 불신을 초래하고 있다. 보드카는 12-13세기부터 러시아에서 생산되었다. 포드르 대제 시대부터 짜르 정부는 국가 재정의 확보를 위하여 보드카의 국가독점체제를 유지하였다. 공산당체제에서도 당연히 보드카는 국가에 의해 독점되는 사업이었다. 이러한 이유로 가족기업에 의해 유지되는 세계적인 위스키나 꼬냑과 달리 세계적인 보드카 생산업체가 러시아에서 나오지 못하였다. 92년 러시아 정부가 자유화정책을 실시하면서 민간에서도 보드카 생산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수많은 보드카 생산업체가 난립하면서, 저질 보드카를 먹고 사망한 사건도 간혹 발생하였으며 싼 가격으로 인하여 알코올중독이 확산되는 조짐마저 나타났다. 보드카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하여 보드카의 종주국인 러시아에서 스미르노프 브랜드를 수입하여 생산하는 지경이니 보드카에 대한 일반의 불신이 얼마나 높은지 짐작이 갈 것이다. 그러나 보드카 맛을 아는 사람들은 스미로프나 압살류트같은 비러시아계 보드카가 절대 진짜 러시아 보드카 맛을 흉내내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그러면, 보드카를 먹고 싶은 분들을 위하여 진짜 보드카와 가짜 보드카, 잘 만든 보드카와 품질이 떨어지는 보드카를 구별하는 방법을 제시하겠다. 하지만 먼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여러분이 설사 집에서 밀조된 보드카를 사서 먹더라도 한국에서 밀조된 막걸리가 큰 문제가 없듯이, 밀조 보드카도 나름의 품질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그래도 안심을 하지 못하는 분들을 다음과 같은 사항을 체크하기 바란다. 먼저 여러분이 사고자 하는 보드카 병을 들고 흔들어 보기 바란다. 보드카는 40도의 알콜이기 때문에 병을 흔들게 되면 병 안에서 거품이 위로 치솟게 된다. 만약 거품이 일어나지 않거나 병 밑에 침전물이 있으면 다른 보드카를 구하는 것이 좋다. 둘째, 보드카의 국적과 회사를 잘 살펴보기 바란다. '모스코프스키 자보드 크리스탈', 즉 모스크바에서 가장 오래되고 큰 보드카 메이커인 크리스탈 회사에서 만드는 보드카가 우크라이나제나 벨로루스제보다 품질 면에서 확실히 낫다. 이 회사는 다양한 보드카를 만드는 데, 그 중에서 전통의 스탈리치나야를 구입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 셋째, 그래도 러시아 보드카의 조잡한 디스플레이 때문에 의심이 가는 사람은 보드카를 구입할 때, 가능한 신뢰가 가는 상점에서 구입하는 수밖에 없다. 키오스크에서나 길거리에서 손에 들고 파는 보드카는 가급적 피하고, 슈퍼의 일종인 가스트로놈이나 술가게 '비노 마가진', 그리고 가장 확실한 것은 공항의 면세점에서 보드카를 구입한다면 문제는 없다. 보드카 잘 마시는 방법 이제 여러분의 마음에 드는 보드카를 구입하였다면 보드카를 가장 잘 마시는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보드카를 냉동실에 보관하여 보드카를 차게 만들어야 한다. 보드카는 기온이 영하 20。C이하로 떨어진 상태에서도 얼지 않는 알콜의 원액이다. 보드카를 차게 만들어야 되는 이유는 알콜 특유의 냄새를 되도록 죽이기 위해서이다. 보드카가 무색, 무미, 무취라고 하지만 좋은 보드카일수록 보드카에서 알콜 냄새가 나지 않는다. 알콜의 냄새를 가급적 죽이는 것이 보드카 제조의 가장 핵심적인 기술이다. 상온 상태의 보드카는 아무래도 알콜의 냄새가 남아 있다. 그러나 보드카를 위스키처럼 얼음에 섞어 마시는 것은 별 좋은 방법이 아니다. 왜냐하면 보드카는 소주처럼 입에 탁 털어 넣는 술이지 맛과 향기를 음미하는 술이 아니기 때문이다. 보드카의 느낌은 혀 끝에서가 아니라 위장에서 터지는 화끔함에 있다. 따라서 보드카의 안주는 고기가 최고이다. 시장의 한 구석이나 공원의 한 모퉁이에서 '샤실리크'라는 양고기 꼬치 구이를 러시아에서는 많이 파는 데, 러시아의 주당들과 여기서 간단하게 한 잔 먹는 보드카가 죽이는 맛이다. 또한 '쵸르나야 이크라'라고 불리우는 철갑상어 알을 러시아의 흰 빵에다 버터와 함께 발라서 먹는 보드카는 러시아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보드카 먹는 방법이다. 국물이 있는 안주는 소주와는 어울리지만 보드카의 안주로는 부적격하다. 한국 사람들 중에 밤 늦게 호텔에서 라면 국물을 안주 삼아 보드카를 먹다가 속이 쓰린 경험을 한 사람이 많다. 보드카는 40도의 알콜 원액이기 때문에 그게 배 속에서 짠 국물과 섞이게 되면 위에 부담이 간다. 차라리 보드카가 독하다고 느끼면 물을 겉들여 마시거나 맥주를 입가심으로 마시는게 좋다. 보드카의 좋은 점은 역시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도 거뜬하다는 것이다. 중국의 고량주 계통과 비교하여, 보드카의 또 다른 좋은 점은 계속 마셔도 술이 질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마오타이주 등의 고량주는 중국의 기름기 많은 음식을 좋은 향과 독한 술 기운으로 중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역시 향기나는 술은 다음 날에 다시 마시면 질리게 된다. 그러나 보드카는 무취를 특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향료의 술 꼬냑보다 화끈한 위스키를 좋아하는 한국 사람 입 맛에 더 맞다. 과음한 보드카로 숙취 때문에 고생은 해보았지만 술 냄새도 맛기 싫다는 일반적인 표현은 보드카에 대해서만 적절하지 못하다. 보드카 문화의 가장 좋은 점은 보드카 자체가 혼자서 마시는 술이 아니라 여러 명이 같이 어울려서 먹는 '나눔과 친교'의 술이라는 점이다. 한 밤 중에 고독을 씹으면서 먹는 술은 아무래도 위스키나 꼬냑이 보드카보다 나을 것이다. 좋은 안주에 떠들썩한 친구들과 어울려 보드카 잔을 드는 것이 가장 보드카를 잘 먹는 방법이다. 러시아가 서구의 개인주의에 물들지 않고 아직 집단과 공동체를 중시하는 가치가 러시아인들의 이러한 술 관습에 남아 있는 것이 아닐까. 심지어 러시아 사람들은 자신들의 직장 상사나 보스가 보드카를 잘 마시는 것을 자랑으로 삼는다. 보드카를 통한 강한 집단적 일체감을 느낀다. 보드카 중독자였던 옐친이 대중적으로 인기가 있었던 이유도 러시아의 이러한 음주문화에 있다. 아마 여러분이 러시아의 전통적인 국영기업의 사장들과 술을 마시는 기회가 있다면, 이들 모두가 한결같이 엄청나게 센 술 실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흐루시초프 회고록'에 보면 스탈린도 대단한 음주가였다 한다. 러시아 정치의 특징은 중요한 정책 논의와 결정이 저녁의 보스의 술자리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스탈린이 술자리에 초대된 간부 가운데 술을 이겨내지 못하거나 그 자리에 불려가지 못하는 자는 권력에서 소외감을 느끼고 숙청의 예비 인물로 전전긍긍했다는 대목도 나온다. 이처럼 사람들과 어울려 술 마시기를 좋아하는 러시아인들은 상대방이 조금만 잔을 비워도 금새 잔을 채우고 계속 건배를 한다. 건배의 내용은 술 자리의 주제에 따라 다양하게 나온다. 가장 일반적인 것으로, "자 즈다로비예"(건강을 위하여), "자 드루지부"(우정을 위하여), "도 드나"(잔을 비우자) 등이 있다. 러시아 사람들은 물론 간단하게 이 말만 하는 것이 아니다. 이 사람들은 건배를 통해 자기가 마음 속에 하고 싶은 애기를 마음껏하는 경향이 있다. 여러분들도 러시아 사람과 이런 술 자리가 있으면 사전에 하고 싶은 말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한 가지 한국 사람이 착각하지 말아야 할 점은 첫 잔의 건배를 제외하고는 꼭 한국처럼 다 마실 필요는 없다는 점이다. 그러나 술을 못드시는 분들도 분위기를 위해서 첫 잔은 다 비우는 것이 러시아인들을 기쁘게 한다는 점을 기억하시기 바란다. 물론 술에 강한 일부 한국 분들은 러시아식의 사교적인 건배가 아니라 한국식의 끝을 보는 건배로 이끌어 가는 바람에 러시아에 친한파를 형성하는 데 커다란 공헌을 하였다. 나는 항상 다른 사람들에게 러시아를 이성적으로만 느끼지 말라고 충고한다. 우리식의 기준으로 바라보아선 절대 러시아를 이해하지 못한다. 러시아라는 나라는 역사적으로 동양과 서양의 중간에 위치해 있었다. 이 나라는 공산주의와 자본주의라는 전혀 상이한 체계를 가장 순수한 형태로 스스로 실험한 유일한 나라이다. 이 나라는 혁명이라는 지순한 이념을 위해 수 백만명의 사람들이 죽어간 나라이다. 반대로 인간의 절제되지 못한 욕망에 대해서 상상할 수 없을만큼 관대한 나라이기도 하다. 나는 이 비밀의 실마리가 어느 정도 보드카에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보드카는 차가운 술이다. 그러나 그것이 안으로 들어가면 뜨거운 술이다. 러시아인들이 보드카를 먹지 않을 때는 차가운 자본주의 서구형의 인간이었다가 그것이 안으로 들어가면 뜨거은 열정을 지닌 순수한 공산주의형의 인간이 되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러시아를 느끼고 싶으면 보드카는 반드시 먹거나 적어도 그 문화는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보드카 이외에 러시아에서 맛 볼 수 있는 술 이왕 러시아 술 이야기가 나왔으니 러시아에서 맛볼 수 있는 보드카 이외의 다른 술을 추천하겠다. 지금도 구소련의 각 지역에서 만든 그 지방 특유의 명주가 여전히 러시아로 유입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추천할 만한 것은 아르메니아의 꼬냑과 몰다비아의 백포도주, 그루지야의 붉은 포도주이다. 아르메니아와 그루지아는 풍부한 일조량과 카프카즈 산맥의 맑은 물을 이용하여 세계적인 명주를 만들고 있다. 포도주만큼 세계 어디에서나 그 나라 고유의 상표를 찾을 수 있고 별 부담없이 먹을 수 있는 술은 없을 것이다. 구소련의 많은 지역에서 다양한 포도주가 생산된다. 그 중에서 대표적인 것은 그루지야(영어로는 조지아)의 붉은 포도주와 몰다비아의 백포도주이다. 몰다비아는 일조량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단점은 있지만 드네프르의 푸른 강을 젖 줄 삼아 생산되는 청포도에서 나오는 백포도주는 상큼한 입 맛을 준다. 나는 포도주 중에서 흐반츠까라(KHVANCHKARA)라고 불리우는 그루지야 남부에서 생산되는 붉은 포도주를 가장 좋아한다. 물론 돈만 많다면 프랑스의 고급 포도주를 좋아하겠지만 나의 경제적 능력 때문에 아직 진짜 비싼 포도주를 먹어본 적이 없다. 포도주만큼 다양한 맛을 내고 각자의 취향에 따라 선택하는 술도 드물다. 나는 포도주의 쌀쌀한 맛과 신 맛, 그리고 단 맛보다는 숙성된 그윽한 맛을 좋아한다. 이런 점에서 그윽한 맛의 그루지야 붉은 포도주는, 용산 업자들의 표현을 빌리면, '가격 대비 성능'의 측면에서 다른 분들에게도 적극 추천하고 싶다. 아르메니아는 구약에서부터 나오는 유명한 포도주의 고향이다. 예레반의 포도주는 지금도 유명하지만 '아라라트'(Ararat) 상표로 대표되는 꼬냑은 세계에서 프랑스 꼬냑과 유일하게 경쟁할 수 있는 제품이다. 아라라트는 구약성서의 노아가 지상의 대홍수를 피해 정착한 기독교인의 성지이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이 산은 아르메니아에 속하지 않고 터키령에 들어간다. 백두산에 마음대로 갈 수 없기 때문에 백두산을 더욱 신성시하는 우리 민족과 마찬가지로 아르메니아인들은 아라라트를 항상 자신들의 모태로 간주한다. 아라라트 꼬냑의 품질을 보장한 사람은 워스턴 처칠이다. 처칠은 1945년 우리 민족의 운명을 결정한 얄타회담에 참석하여 아르메니아 꼬냑을 맛보고 그 이후 매년마다 많은 꼬냑을 영국으로 수입해 갔다고 한다. 아마 영국의 라이벌인 프랑스에 대한 견제 심리가 처칠로 하여금 아르메니아 꼬냑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꼬냑의 품질은 향기에 있다. 위스키나 보드카는 많은 유사 제품을 쉽게 모방할 수 있지만 꼬냑의 향기는 쉽게 흉내내기에는 너무나 어려운 양조과정이 있다. 프랑스 꼬냑과 비교하여 아르메니아 꼬냑도 뛰어난 향기와 부드러움을 지니고 있다. 러시아에 오게 되면 프랑스 꼬냑의 절반에도 못비치는 가격에 이 꼬냑을 반드시 맛보기 바란다. 단 주의할 것은 모스크바에서 만든 아라라트 꼬냑도 있고 조지아산 꼬냑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아라라트 산이 보이는 아르메니아 꼬냑을 구해야 한다. 또한 아라라트 꼬냑도 다양한 종류가 있는 데, '보즈라스트 레트'로 나오는, 적어도 숙성 기간이 7년 이상이 되는 것을 찾아야 한다. 당연히 숙성 연도가 높을수록 고급의 비싼 꼬냑이다. 러시아 여성 러시아를 밝게 하는 존재 러시아 말로 러시아 남자들은 루스키, 여자들은 루스카야라고 부른다. 글라스노트와 구소련의 붕괴, 그리고 옐친정부의 급진적 경제개혁을 겪으면서 오늘날 루스카야는 인터걸이 되든지 아니면 소냐가 되기를 강요받고 있다. 두 사람 다 몸을 파는 창녀임에도 불구하고, 토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에 나오는 여주인공 소냐는 자기 희생과 어머니 러시아의 이미지로, 소련 개방의 상징이었던 인터걸은 돈으로 모든 것이 환산되는 자본주의 가치와 개인의 쾌락추구를 지상의 목적으로 하는 이기적 인간을 상징한다. 루스카야들의 이러한 운명은 역설적이게도 그들의 뛰어난 미모 때문이다. 러시아에 처음 도착한 사람은 모스크바 공항에서부터 약간 주녹이 들고 움추려든다. 여전히 관료적이고 부패한 세관과 출입국 직원들의 고압적인 자세, 금발의 코 수염을 기른 슬라브 인종에 대한 동양인들의 원초적 거리감, 거기에다 국제공항으로서는 상당히 어두운 세레메티예보 공항의 조명은 사람을 기죽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무사히 사증을 받고, 공항문을 나서자 말자 택시를 타라고 권유하는 마피아같은 운전사들의 호객행위나, 또한 차를 타고 시내로 들어서면 우람한 비계덩어리같이 옆으로 벌려진 건물들도 심리적 위축을 더해 준다. 저녁에 숙소에 들어와도 밖에 나갈만한 곳도 없다. 지금은 그래도 모스크바의 밤이 밝고 나름대로 활기찬 편이지만 한국의 밤거리와 비교하면 너무나 단순하고, 밤 중에 외국인이 부담없이 한 잔 할 곳도 마땅치 않다. 아마 처음 모스크바나 러시아에 오는 사람들은 이런 저런 생각으로 쉽게 그날 잠을 이루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다음 날 모스크바 시내로 나가면 이러한 긴장감은 풀리기 시작한다. 바로 루스카야를 만나고나서 부터이다.만약 여러분이 주말에 모스크바에 도착하였다면, 러시아에 대힌 긴장감을 풀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아르바트가에 가기를 권유한다. 아르바트가는 차량이 다니지 않는 구시가의 중심지로서 자유 러시아의 상징적인 거리이다. 짜르 전제로부터 자유를 갈구하였던 푸쉬킨과 톨스토이의 집부터 시작하여 역사적으로 유명한 러시아 예술가들이 살았던 건물들과 조그만한 기념품 가게들이 아기자기하게 들어서 있으며, 관광객을 상대로 노천 카페와 공짜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옐친과 고르비, 그리고 스탈린과 사진을 찍을 수 있으며, 러시아의 음유시인의 구슬픈 노래를 들을 수 있는 곳이 아르바트가이다.만약 루스카야의 진면목을 보기를 원한다면 계절적으로 여름에 이 곳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루스카야의 아름다운 얼굴과 몸매를 여기서는 관광지답게 눈치보지 않고 충분히 감상할 수 있다. 노출의 정도는 거의 한국의 해변가 수준이다. 특히 미국이나 유럽을 여행해 본 사람들은 루스카야들이 다른 나라 여자들과 비교하여 얼마나 예쁜 지를 여러분에게 자세히 설명해 줄 것이다. 물론 결혼한 나이든 아줌마들 중에는 헤비급의 어떤 추위에도 견딜 것같은 여자들도 있지만 1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에 이르는 아가씨들은 남자들의 혼을 빼갈만큼 미모의 여자들이 많이 있다. 이것 하나 보는 것만으로 러시아는 여행할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닌가. 러시아 미녀의 특징 구소련 지역 가운데 가장 슬라브적인 미녀가 있는 곳은 우크라이나 키예프 부근이다.우크라이나의 슬라브 여자들은 모스크바나 시베리아에 비해 순수 슬라브 혈통이 많이 있다. 머리 색깔도 금발이 많으며, 피부는 거의 투명에 까까운 희색이다. 마치 인형을보는 느낌을 주는 여자들이 많이 있었다. 루스카야를 머리 색깔로 구별하자면, 금발이 순수 슬라브 쪽이고, 하얀 색과 붉은 색은 북구 핀족의 영향이, 약간 갈색과 검은 색은 몽고 타타르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러시아 역사에 의하자면, 지금의 우크라이나 키예프는 타타르에 의해 12세기에 붕괴되었고 모스크바 공국은 몽고에 협조하면서 이후 짜르 러시아를 만들었지만 그 과정에서 아시아와 피가 섞이게 되었다. 모스크바 공국의 후예를 전형적인 루스카야라고 한다면, 이 여자들의 특징은 코는 아시아의 영향을 받아서 높지 않으면서도 끝이 뽀쪽하기보다 약간 두리뭉실한 편이며, 머리는 갈색이고 눈은 슬라브족답게 푸른색을 띠고 있으며, 천연 쌍껍풀과 긴 눈섶을 자랑한다. 피부는 순수 슬라브보다 희색의 투명함은 덜 하다. 시베리아로 나가면 이러한 현상은 두드러지는 데, 금발이 드물고 피부도 거친 자연 환경 때문에 조금 까맣다는 인상을 준다. 다른 인종의 여자와 비교하여 루스카야의 장점은 신체에 균형이 잡혀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유태인들은 지나치게 코가 높고, 게르만 인종의 여성은 남성화된 비대한 여자들이 많으며, 아시아 인종은 다리가 짧고 얼굴에 광대 뼈가 나와서 세계적인 모델이 없다. 러시아 여자들에 대해 처음 느끼는 인상이 바로 균형미이다. 유럽 계통의 인종답게 하얀 피부에 어느 정도의 키, 프랑스 여자처럼 작은 얼굴, 깊은 파란 눈에 자연 쌍꺼풀이 되어 있다. 바탕이 워낙 좋다 보니 대충 차려 입어도 루스카야들은 다 예뻐 보인다. 루스카야의 아름다움에 대해 인종적 해석 말고, 사회경제학적 해석도 있다. 어떤 사람들은 러시아의 경제사정이 좋지 않고, 다양한 군것질 상품이 발전하지 않아서 비만한 처녀가 없다는 주장을 하는 데, 그것도 일리가 있다. 미국 어린아이들의 비만과 한국에서 요즘 자주 발생되는 소아당뇨는 전부 지나친 간식과 영양섭취에 그 원인이 있다. 가난이 날씬한 미인을 만든다는 역설이 여기에 존재한다. 그러나 "여자는 꾸미기 나름"이라고 믿는 사람들의 주장도 루스카야의 아름다움을 설명하는 데 타당성이 있다. 루스카야들은 러시아인들의 전반적인 낮은 소득에도 불구하고 치장을 위해 자신의 수입 전부를 투자하기도 한다. 점심을 굶고 교통비를 아껴서 마음에 들어하는 옷이나 악세사리를 산다. 91년 겨울에 프랑스 미용실이 트베르스카야에 처음으로 진출하자 자신의 월급에 맞먹는 비용을 머리를 다듬는 데 쓰기 위해 장사진을 친 곳이 모스크바이다. 또한 본래 슬라브족들이 예술에 재능이 있는 민족이어서 패션에 대한 안목도 대단하다. 서울에서 보는 첨단 패션을 이 못사는 나라에서 흔히 본다. 거기에다 본 바탕이 워낙 좋으니 보는 사람의 시각의 즐거움을 더해 준다. 인터걸들 루스카야들이 이렇게 예쁘고 반면 경제사정은 좋지 않으니 상대적으로 돈많은 외국인을 상대로 하는 매춘이 성행하고 있다. 고르바쵸프의 글라스노스트(개방)가 초래한 부정적인 측면 중의 하나가 바로 인터걸이다. 아마 모스크바의 호텔에 자 본 사람치고 인터걸의 유혹을 받지 않은 사람들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과거 엄격한 정교 국가였던 러시아는 소비에트 시기를 거치는 동안 무신론과 남녀 평등의 원칙에 따라 성에 대한 관념이 개방적으로 되었고, 이러한 상황에서 서구의 자본주의의 유입은 매춘의 성행을 가져온 것이다. 그러나 1991년 까지만해도 매춘에 대한 소비에트 당국의 제재가 있었고, 거기에다 첩보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잘못하였다가 KGB의 공작 정치에 이용당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외국인들이 마음 놓고 루스카야에게 접근할 수 없었다. 그러나 구소련이 붕괴하면서, 사회적 혼란과 물질우선주의, 그리고 도덕적 마비상태는 매춘을 공공연한 거래의 일종으로 만들었다. 직업으로서 인터걸은 인기가 있다. 조사에 의하자면, 러시아 고등학교 여학생들이 동경하는 직업 중의 하나가 인터걸이다. 옛날 한국의 양공주의 개념으로 인터걸들을 보면 안된다. 영어가 되는 인터걸들은 대부분 대학을 졸업하였거나 대학생이라고 보면 된다. 못살아서 마지막 생계수단으로 양색시가 되는 과거 우리와 달리 이들은 더 많은 물질적 부를 찾아 인터걸이 되곤 한다. 결혼과 이혼 결혼과 정조에 대한 관념은 한국과 러시아가 상당 부분 차이가 있다. 러시아인들은 한국인들이 중요하게 간주하는 처녀성 개념을 이해하지 못한다. 어떻게 사전 성관계도 없이 남녀가 결혼할 수 있느냐 라는 것이다. 러시아인들은 결혼하기 전에 결혼하지 않는 여자도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다면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가지는 것을 문제삼지는 않는다. 모계사회의 제도가 강한 슬라브 민족의 특징은 족외혼, 가부장이나 장자 상속의 결여, 특별한 경우 허용되는 일처 다부제, 처녀성에 대한 절대적 요구가 존재하지 않는다. 조숙한 성 경험과 자유스러운 성 접촉에 따라 러시아는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낙태율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집계에 따르면 낙태건수는 신생아 출생수의 절반에 약간 못미치는 3백만 건에 달해 유럽평균보다 10배 정도 높다. 이것도 러시아 가족계획협회(RAFP)의 피임법의 적극적인 홍보로 85년 이래 낙태율이 50%나 줄어든 수치라고 한다. 사전을 보아도 러시아어는 순결이라는 '치스토차'라는 단어는 있어도 정조라는 단어는 없다. 순결한 여자의 대명사격인 창녀 소냐를 볼 때, 여기서의 순결이란 육체적인 의미보다 정신적이고 도덕적인 의미가 더 강하다. 러시아인들이 처음으로 성 관계를 가지는 시기도 한국과 비교하면 상당히 조숙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결혼하기도 한다. 러시아라는 나라에 시니컬한 어떤 사람은 "러시아에서 밥먹고 놀 일이 섹스밖에 더 있느냐"라는 말한다. 만약 여러분이 상당히 격식을 차려 루스카야에게 저녁 식사를 초대하고, 그녀가 신중하게 그것을 응하였다면 그날 저녁 성관계를 간접적으로 승인한 것이라고 러시아 친구는 말한다. 한국에서처럼 정상적인 남녀가 성관계에 이르기까지 상당히 복잡한 심리적 과정과 만약의 경우를 생각한 대외적인 명분, 그리고 실랑이 없이 서로간의 좋아하는 마음과 분위기만 된다면 러시아에서는 섹스가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볼쉐비키 혁명 이전에는 러시아 사회에서 법률로 "아내는 남편에게 복종하고, 애정과 존경를 보이고, 남편에게 헌신적으로 봉사할 의무를 진다"고 정하고 있으며, 또한 러시아 정교의 영향으로 이혼이 흔치 않았다. 그러나 사회주의 혁명 이후 결혼은 평등한 남녀의 자유로운 계약이라는 사고 방식과 애정이 없는 부부 관계는 비도덕적이라는 사고 방식이 일반화되었다. 이처럼 자유스러운 이성교제가 가능하고 쉽게 직장을 구할 수 있었기 때문에 러시아인들은 조혼하는 경향이 있었다. 20대 후반의 아름다운 법적인 처녀 루스카야는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처녀처럼 보이는데 실제 애가 있는 이혼녀라는 이야기를 듣는 것은 러시아에서 드문 경험이 아니다. 여성 해방이라는 관점에서 전통적인 결혼 윤리는 상당히 위축되었고, 한쪽의 의사로 언제든지 자유롭게 이혼할 수 있게 되었다. 스탈린 집권시 가족 개념이 중시되어 이혼의 규제가 강화되었으나 흐루시초프의 집권과 함께 흐지부지해지고 이혼율이 급격하게 높아졌다. 1989년 개방은 이러한 추세를 가속화시켜 러시아의 이혼율은 미국 다음으로 높고 이혼과 결혼의 비율은 약 3분의 1이다. 이혼의 원인으로는 남편의 술주정인 경우가 많고 그 밖에 가사와 육아의 분담을 둘러싼 갈등이나 조혼이 많다. 18세까지의 남성 80% 이상이, 여자는 절반 이상이 성경험이 있으며 혼전성관계, 혼외 성관계에서도 관용적인 인식이 형성되어 있으며, 이러한 의식의 변화로 사실혼과 결혼 거부가 확대되고 있는 경향이다. 이처럼 쉽게 이혼하는 이유는 결혼이 사회적 관계가 되는 한국과 달리 러시아에서는 부부 두 사람만의 개인적 관계이기 때문이다. 부부 사이의 갈등과 파경을 막아주는 공동체로서 유교나 대가족 제도, 그리고 카톨릭 교회가 없었다는 것이 러시아의 높은 이혼율의 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지금은 사정이 다르지만 구소련 시절에는 부부 둘 다 직업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혼에 대한 경제적 부담도 없는 편이다. 이혼을 할 경우, 아기는 보통 여자가 양육한다. 러시아인들의 어린아이에 대한 애정은 대단하다. 자기는 제대로 입지도 먹지도 못하면서 어린아이에게는 무엇이던 해주려고 한다. 러시아인의 모성은 유명하다. 신을 낳은 어머니의 개념으로 모성은 러시아인들의 신앙의 중심이 되었다. 모성을 뚜렷하게 보여주는 것으로서 러시아에 세워진 교회와 수도원 가운데 거의 절반이 예수의 어머니인 마리야에게 바쳤다는 점에서 알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러시아인들의 여성 숭배는 서구문화권보다 훨씬 강렬하다. 특히 러시아 정교에서는 성모 숭배로 구체화 되는데, 러시아 정교는 예수의 종교가 아니라 성모의 교회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이다. 예수의 어머니는 성모, 여주인, 최고의 대우너자, 가장 순결한 여인 등으로 간주되고 러시아인들은 개인적으로 성모의 성상 앞에서 맹세하고 화해하고, 그녀에게 도움을 청하는가 하면 국가적인 사건이 발생하였을 때도 마리야의 은총과 보호를 빌었다. 직업인으로서의 러시아 여성 남녀 평등을 내세운 사회주의 체제의 영향으로 러시아의 여성들은 대개의 경우 직업을 가지고 있다. 1917년 사회주의 혁명은 여성에게 참정권, 고용과 교육의 기회 균등, 동일 노동과 동일 임금, 이혼의 자유, 임신 중절의 자유, 모성 보호 등을 보장하였다.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여성들은 사회 각계 각층의 분야에서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가정에서도 남자 못지않는 비중을 지니고 있다. 특히 고르바초프 개혁이후 먹고 살기 힘든 상황에서 여자들이 맞벌이를 하면서 경제적으로 자기 목소리를 갖고 있는 것이다. 현재 러시아 여성은 전체 노동 인구의 50%를 차지하고 있고, 전문 직종에도 다수를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직업이 남녀에게 완전 개방되었다고 하나 실제 정부 부처나 기업에서 최고위직은 항상 남자가 차지하고 있다. 아직도 저임금 직종에 여성이 많으며, 이들은 늦은 승진과 가사, 육아, 직장일 등 1인 3역의 역할을 해야 하는 반면, 정치권과 노동 조합 내에서도 정책 결정권은 남성에게 집중되어 있다. 러시아 국가두마(하원)의 구성을 보면 표면상 여성의 정치활동이 크게 미약한 것은 아니다. 4백50명의 하원의원중 42명이 여성이다. 그러나 이것은 선출이 아니라 아직도 공산주의 이념을 신봉하고 있는 몇몇 정당들이 여성에게 '쿼터'로 자리를 줬기 때문이다. 쿼터제가 사라진 상원의 경우 1백89명 가운데 여성은 단 한명뿐이다. 보리스 옐친대통령의 고위각료 가운데에서도 여성은 찾아볼 수 없다. 러시아인들이 '튀는 여성'에 대해 부정적이라는 사실은 구소련 대통령이었던 미하일 고르바초프의 부인 라이사가 지난 80년대 남편의 외국방문길에 함께 나서면서 엄청난 국내의 비난을 받은 데에서도 잘 엿볼 수 있다. 이중의 고통을 짊어진 러시아 여성 구소련이 붕괴되고 냉혹한 자본주의체제로 전환되면서 남자들에 비교하여 러시아 여성들은 이중의 고통을 당하고 있다. 옐친의 급진 경제개혁은 러시아인 누구에게나 사회주의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실업의 공포를 안겨다 주었고, 날마다 뛰는 물가와 제때 나오지도 않는 낮은 봉급은 높은 스트레스를 발생시켰다. 세계인의 평균 수명이 증가하는데 반해, 전쟁을 치룬 것도 아닌데 러시아인들의 평균 수명이 줄었다는 것은 지난 몇 년이 러시아인들에게 얼마나 힘들었는가를 잘 보여준다.그런데, 러시아 남자보다 루스카야들은 이러한 고통에 플러스 알파가 있다. 그것은 러시아 정부의 민영화에 따른 사회복지의 축소나 폐지에 따른 피해이다. 구소련 시절 완벽했던 주택, 의료, 탁아 등의 공공서비스 체제는 지금 거의 제대로 돌아가고 있지 않거나 운영비를 직접 이용자에게 부과하고 있다. 옛날에는 주택은 신청만하면 기다리는 것이 문제지 싼 값에 구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서구보다도 비싼 시장가격으로 공급된다. 또한 과거에는 병원과 약국을 거의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고, 노인들이나 병원에 올 수 없는 환자들은 집에서 의사들의 왕진을 받을 수 있었다. 특히 여성을 위한 가사부담제도와 탁아제도는 세계의 모범으로 손꼽혔다. 지역과 직장마다 염가로 이용할 수 있었던 공동세탁소, 이발소, 각종 옷이나 구두 수선집이 있어 담요나 시트를 맡기기만 하면 세탁과 수선이 싼 가격에 보장이 되었다. 아이들도 가까운 지역이나 직장의 유치원에 맡기면 거의 무료로 국가가 알아서 챙겨주었다. 구소련의 탁아 제도의 탁월성은 유명하다. 아이들은 탁아소와 유치원에서 마음껏 놀면서 자신의 재능을 찾을 수 있었다. 예술과 스포츠, 과학 영재들이 이런 과정을 통해 발굴되었다. 부모는 단지 출퇴근 시간 때에 아이들을 데려다 놓고 저녁에 찾아 가기만 하면 되었다. 그런데 지금은 이것이 지금 다 비용이 든다. 여기에도 돈이 없어 못보내는 아이들은 그냥 길거리에서 자란다. 형편없는 시설과 재능있는 교사가 부족한 국영 탁아소와 유치원을 불신하는 돈많은 부모들은 사립 학교에 아이들을 보낸다. 러시아의 장래를 걱정하는 사람들은 바로 이러한 조기교육의 부재와 왜곡이 앞으로 러시아에 필요한 인재를 낳는 데 결정적인 문제로 작용할 것이라며 걱정을 한다. 따라서 루스카야들은 직장에서 저녁에 집에 돌아와도 쉬지 못한다. 높은 물가 때문에 밖에서 외식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기 때문에 집에서 손수 저녁을 준비하여야 한다. 떨어진 옷들을 수선하고, 빨래와 세탁을 하고 집을 치우다 보면 다시 아침에 출근하여야 한다. 옐친 개혁의 혜택이 있다면 모든 물가가 엄청나게 올랐고, 외국의 수입상품으로 가게를 채워 놓았기 때문에 옛날처럼 물건 몇 개를 사기 위해 줄서는 고역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결국 문제는 이러한 복지의 축소나 후퇴로 인하여 비용을 감당해야 되는 사람이 남성들보다는 여성들이라는 점이다. 한국 남자들보다 더 가부장적인 러시아 남자들의 태도를 미루어 보아 가사에 협력을 기대하기는 무망하고, 더구나 이혼하여 아이들과 살면서 직장을 다니는 루스카야들의 고통은 이보다 더욱 심할 것이다. 현재 러시아 여성들은 직장의 부담과 함께 과거 경험하지 않았던 가사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지고 있다. 인터걸이 되지 않으면 가족을 위해 자신을 희생해야 하는 소냐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 오늘의 루스카야의 운명이다. 러시아의 유통시장 러시아의 유통시장은 1991년 가격자유화 정책으로 비로소 시작되었다. 사회주의 명령경제에서는 시장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중앙계획에 의해 공급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제 모스크바의 간선도로 곳곳에는 수입상품으로 가득 찬 서방식 슈퍼마켓이 자리잡고 있으며 창고형 대형 할인점까지 등장했다. 지하철역 부근에 모여있는 키오스크(가판대)에도 갖가지 상품들이 진열돼 있다. 1998년 8월 러시아의 외환 금융위기 직전 모스크바에는 약 240여개의 식료품 재래시장과 150여개의 잡화 도매시장이 있었다. 그러나 현재 그 숫자는 210여 개와 120여 개로 줄어들었다. [국영상점] [자유시장(야르마르카)] [서구식 슈퍼체인] 국영상점 과거 생필품의 유통은 대부분 국가가 직접 경영하는 '마가진'이라고 불리는 국영상점망을 통해 이루어졌다. 대표적인 국영상점인 우니베르마그(동네 슈퍼마켓)나 가스트로놈(식료품 가게)에 꼭 같은 물건을 할당하여 동일한 가격으로 제공했다. 국영상점망을 통해 유통되는 상품은 국가가 가격을 미리 결정한 것이다. 가격자유화 정책은 상당 부분의 가격 결정권을 국영상점에 부여하였다. 이에 따라 과거처럼 빵과 달걀을 사기 위해 국영상점 앞에 길게 늘어섰던 줄이 사라졌다. 이후 국영상점은 도산되어 문을 닫게 되던지, 사유화가 실시되어 새로이 단장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정부의 가격 규제를 일정 정도 받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품목은 갖추고 있지는 못하지만 자유시장이나 슈퍼마켓보다 생필품의 가격이 조금 더 싼 편이다. 자유시장(야르마르카) 러시아의 시장경제, 즉 유통시장은 처음 국영상점에서가 아니라 재래시장 주변의 벼룩시장에서 출발하였다. 처음에는 길가에 물건을 갔다 놓고 팔고 하던 데서 조금 뒤에는 러시아에 들어오는 콘테이너로 상점을 열었는데, 러시아어로는 야르마르카로 불리고 있다. 야르마르카는 우리나라의 재래 시장과 유사하며 일종의 권리금이 들어간 점포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모스크바 첫 번째 야르마르카는 루즈니키 스포츠센터 부근의 루즈니카야로 5년전에 문을 열었다. 이곳은 식료품 등 가정용품을 박스로 값싸게 판매하면서 유명해졌다. 노보슬로보드스카야는 우유제품과 차, 커피 등을 취급하고 벨로자보스카야는 과일을 중간 상인에게 상자로 넘기는 곳이다. 주류는 VDNK가 유명하다. 야르마르카는 임시 창고와 컨텐이너로 이루어진 일종의 거대한 노점으로 한쪽 구석에는 인근 공화국이나 소도시에서 밤새 달려온 버스들이 즐비하고 음식점 키오스크가 늘어서 있다. 모든 재래시장의 문제와 마찬가지로 자유시장에는 상품의 출처, 세금, 식료품의 위생 등이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다. 현재 모스크바 시당국은 재래시장을 현대화시켜 유통분야를 강화하고, 시 재정수입을 늘리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 계획에 따르면 모스크바 시당국은 재래시장 지분의 51%를 갖게 된다. 이 계획은 또 이미 부분적으로 실시되고 있는데, 1999년 12월에 문을 연 현대식 식료품 도매시장인 아트라드나야가 대표적인 예이다. 시당국은 재래시장의 현대화 목표를 외국의 대형시장인 프랑스의 파리-란체스와 스페인의 메르카스로 정했다고 한다. 우리의 동대문 시장이 두타와 밀리오레 등으로 변한 것과 유사하다. 현재 모스크바 시당국은 또 재래시장의 현대화 계획을 앞당기기 위해 재래시장을 폐쇄 조치했다. 이미 몇몇 시장들이 폐쇄됐고 모스크바 순환도로에 위치한 몇 개 시장도 곧 폐쇄운명을 맞게 된다. 폐쇄되지 않으려면 현재의 콘테이너 형태의 시장을 현대화해야 한다. 그러나 재건축에 들어가는 비용은 시장 측이 맡아야 한다. 다만 모스크바시가 일부 전통적인 유명 재래시장에 대해서는 재건축 예산을 지원키로 했다. 여기에는 노브이 체르무쉰스키, 쿤젭스키, 손쩨바, 가가린스키, 모스크바렛스키, 사다보드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구식 슈퍼체인 마가진, 전통적인 재래시장과 함께 러시아에서 떠오르는 유통시장은 체인점 형태의 대형 슈퍼마켓이다. 서구의 주방용품, 생활용품, 사무실 용품들이 밀려들어오고 이를 특화한 체인점들이 속속 등장했다. 러시아 최초의 슈퍼마켓 체인점인 세지모이 컨티넨트는 시내 약 10곳의 체인점을 갖고 있으며, 취급물품은 1만2,000개 정도다. 서구의 대형체인점으로 터키와 합작한 람스토르, 스웨덴의 가구체인인 이케아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일반인들에게 가장 알려진 소매체인은 페레크료스토크(교차로)다. 이 체인점은 주로 주택가에 위치하고 있는 탓에 일반인들이 자주 애용한다. 취급 물품은 1만여 개에 이르며 연매출은 1억 달러에 달한다. 반면 세지모이 컨티넨트는 그러나 전체 모스크바 슈퍼체인의 유통량은 전체 소매시장 유통량의 5%수준이다. 우리 나라의 할인점과 유사한 것으로 코페이카가 있다. 수백 종의 물품을 주변의 다른 슈퍼마켓보다 6-7%정도 싼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사무용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오피스클럽은 사무실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 오피스클럽보다는 규모가 훨씬 적은 코무스도 체인형태로 운영된다. 시내 중심 가에 조그마한 공간에 코무스라는 간판아래 각종 사무용품을 판매한다. 30여개의 판매점을 확보하고 있다. 약국의 유명 체인점은 36.6으로서 의사의 처방이 필요 없는 약과 어린이와 성인들의 위생용품들을 직접 고를 수 있도록 진열해 놓았다. 비즈니스 실무 관행 러시아의 무역업자 러시아 바이어들은 대부분 중소영세업체들이지만 최근 그 볼륨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들은 1998년 외환위기이후 현지 시장환경이 급격하게 바뀌어 가고 있기 때문에 신속한 유통 및 자금흐름을 추구하고 있다. 또한 러시아 바이어들은 도소매상을 겸하는 경우가 많고, 대부분의 경우 세관원과 밀접한 유대관계를 맺고 있는 통관브로커들을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에서는 아직도 국제적인 거래관행에 익숙하지 않은 바이어들이 상당수 있으며, 국제상거래에 대한 개념정립 조차 되어 있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러한 바이어들에게는 끈기를 갖고 설명하는 것이 필요하다. 바이어들의 대부분은 영어를 구사하지 못하므로 통역원을 확보해야 하며, 대부분의 경우 CIF 및 FOB 가격 조건을 동시에 요구해 비교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이에 따른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보통 첫 미팅에서는 회사에 대한 소개를 많이 하게 되는데, 이에 대비해서 회사 안내책자나 브로셔 등을 미리 준비해 가면 도움이 된다. 또한 러시아인들은 명분과 형식을 중요시 여긴다. 비즈니스 상담시에는 필히 정장 차림을 하고, 회사 방문은 사전에 구두 및 팩스로 시간 약속을 받은 후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보편화된 무역거래 결제관행은 외상거래 러시아 거래에서 신용장 거래는 거의 없으며 대부분의 대금결제 조건은 T/T로 이루어지고 있다. 러시아 바이어들은 상대편에게 되든 안되든 일단 전액 후불, 또는 일부 선불, 일부 후불 가능성을 물어본다. 그러나 러시아의 불안정한 외환수급 상황과 수입업자의 파산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점을 고려하여 되도록 외상거래를 피하고, 반드시 입금 확인 후 선적을 하는 조건으로 하는 게 안전하다. 유의할 점은 송금 후 선적이 아닌 입금 확인 후 선적이란 점이다. 송금 후에도 일정 기간 내에는 송금을 취소시킬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하는 사례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대외거래에서 보편화된 결제관행은 외상거래 즉 D/A(인수인도 조건), D/P(지급인도 조건)이다. 보통 50%는 선적전 T/T송금을 받고, 나머지 50%는 선적후 1개월 혹은 2개월 이내에 받도록 협상할 필요가 있다. 간혹 L/C를 개설하는 경우도 있으나 이 경우에는 제3국 은행의 Confirm을 받아두는 것이 확실하고 또한 한국내에서 네고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지급 불능 상태를 피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운영하는 수출보험공사의 수출보험을 들어 두는 것이 좋다. 우리 수출업체의 고의로 인한 사고가 아닌 경우, 즉 수입업체 또는 수입국 사정에 따른 사고가 발생할 경우 보상을 받게되므로 특히 외상거래를 하게될 경 우 필히 수출보험을 드는 것이 좋다. 한국수출보험공사는 단기수출보험의 경우 담보율이 80%이며, 취소불능신용장은 360일, 기타의 경우는 180일 이내 결제조건의 경우 건별심사를 통해 인수해주는데, 보험금청구 유예기간은 6개월이며 ABN-AMRO Bank, Avto Bank, Bank Saint Peter burg, BNP-Dresdner 등 26개 은행의 지급보증을 인정해준다. 문제의 통관비용 러시아에서의 통관 시 부과되는 부가세, 수입관세 등을 합할 경우 거의 수입가의 50%이상이 부과되기 때문에 합법적 통관을 행하는 경우는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대부분 국경의 통관담당 관리와의 묵인이나 뇌물 등으로 제품단가와 상관없이 컨테이너당 5-6천불 선에서 통관이 이루어진다. 러시아 바이어라고 하는 집단은 나름대로 통관 문제에 대한 능력을 가진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러시아로 수입되는 상품들은 통관전 또는 통관과정에서 수입관세, 부가가치세, 물품세 및 통관수수료를 납부해야한다. 이는 품목, 수입자 법적지위, 최종 물품도착지 등에 따라 다르다. 수입관세는 무관세에서 최고 30%까지 달하는데, 주정(酒酊)은 100%에 달하기도 한다. 관세평가기준은 세관신고가격이 되며 이 금액에다 보험료, 운송 및 보관비용을 포함한 가격, 즉 CIF 가격을 기준으로 부과된다. 러시아 수입관세는 혼합세로서 일부 품목의 경우 중량기준으로 최저관세가 부과된다. 물품세는 자동차, 보석류, 주류 및 담배 제품과 같은 사치성 물품에 부과되는데 승용차의 경우 10%이지만 주류의 경우 400%까지 있다. 물품세를 납부하는 방법으로는 일부는 인지(excise stamp)를 사전에 구입하며, 나머지는 은행의 지급보증을 받거나 구좌에 예치한 후 정산해야한다. 물품세 부과대상물품은 물품세 납부 영수증을 제시한 후에야 내국물품으로 반입할 수 있다. 부가가치세는 20%이며, 농산물, 의약품 등 일부품목의 경우 10%이다. 부과세 산정기준가격은 '물품가격(CIF가격)+수입관세+물품세'이다. 통관수수료는 '물품가격의 0.1%(루불화 납부) + 0.05%(외환으로 납부)'이다. 납부방법은 해당 세관 은행구좌로 이체하거나, 통관시점 세관에서 현금으로 납부할 수 있다. 현금납부는 2백만루블 한도 내에서 가능하나, 예외로 0.05%의 외환으로 납부하는 수수료는 제외된다. 투자금의 일부로 반입하는 물품에 대해서는 관세와 부가가치세가 면제되나, 이는 회사설립문서에 엄격히 규정되어 있어야 하며 기간제한이 있다. 한편 전시품 등 일시 반입하는 물품에 대해서도 제세가 면제되며, 러시아내 주재상사 비품으로 반입하는 경우에도 1년한도 내에서 면세통관이 된다. 기타 일시 반입하는 물품은 관세를 부분적으로 면제를 받을 수 있는데, 통관이후 매월 제세의 3%를 납부해야 하며, 국내시장에서 판매시점까지 완납해야하고, 통상 2년이내 재수출할 때 반환되지 않는다. 이러한 면세통관은 관할 세관의 허가(등록)를 받아야 한다. 이같은 통관 문제들 때문에 한국 및 일본 외국인 기업들은 대부분의 법인을 러시아 국경 밖에 설립하고 모든 대금을 국경 밖의 현지법인으로 송금토록 하고 물품은 국경밖에 있는 창고에서 직접 구매 딜러들이 인수해 가도록 하는 편법적인 방식을 취한다. 러시아식 약속어음(promissory notes) 러시아내에서 가장 보편화된 상업신용 형태 중 하나가 약속어음이다. 모든 러시아 기업, 은행 및 정부가 발행할 수 있는데 사용에 상당한 주의가 요구된다. 러시아법상 약속어음은 양도 가능하며 무조건적인 부채상환을 약속하는 증서이며, 유가증권으로 간주되지는 않는다. 즉 여타 유가증권처럼 연방유가증권위원회에 등록되지 않으며, 따라서 발행자의 신용도 파악이 용이하지 않고 정보가 폐쇄적인 상황에서 거래시 위험도가 상당히 높은 것이다. 발행된 약속어음은 은행에서 매입해주는데 할인율이 연간기준으로 60-70%나 되며, 통상 발행자가 매입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다. 은행은 루블화 및 달러화로 약속어음을 발행할 수 있으나, 기업들은 루블화로만 발행할 수 있다. 약속어음이 유통되는 시장은 약 30조루블로서 전체 현금유통액의 23%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약속어음대금의 회수는 최종 어음인수자가 지며, 기한이 경과한 약속어음은 은행 또는 전문보증회사가 보증하여 유통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방행인의 신용상태가 불명확한 약속어음은 인수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며, 인수할 경우에는 은행의 보증을 요구하도록 하라. 또한 법에 규정된 양식에 맞추어 모든 사항이 빠짐없이 맞게 기입되어 있는 지를 꼭 확인하여야 한다. 기술적으로 위법한 내용이 있을 경우 지불거부를 맞이하게 될 수도 있다. 세제 및 절세 방안 러시아에서 사실상 부과되는 모든 세금을 납부한다는 것은 기업경영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 러시아에서 부과되는 세금은 부가세 20%, 교통세1%, 법인세 35-43%(영업이익기준), 기타 등 대부분 이익에 대해 50%이상이다. 또한 종업원 급여에 대해 총급여의 28%가 연금세이며, 기타 포함하여 약 40%이상을 고용주가 부담해야 한다. 따라서 외국기업의 경우 은행을 통해 지급되는 공식 급여외 별도의 수당성 급여를 현금으로 지급하며 절세를 위해 매출 및 매출이익에 대한 별도의 이중장부나 법인을 근접 유럽국가에 두는 방안으로 절세를 꾀한다. 현재 대부분 가전사는 핀란드 등에 법인을 위치시키고 러시아내에서는 마케팅만 담당하는 것으로 편법 운영 중이다. 노동관습 러시아 노동법은 사회주의의 기본강령에 따라 근로자가 최우선시 되어 왔고 고용주는 이를 최선을 다해 지원하도록 되어었다. 개방 이후 많은 문제점들이 개선되고 있지만 아직도 러시아는 노동자의 천국이다. 근로자의 근무태도도 수동적이며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 외는 관심이 없고 개선하려는 의지도 약하다. 근무강도에 비해 시간준수는 칼같이 챙기고 대부분 주어진 시간만 채우자는 안일주의가 판친다. 공식 법정휴일 외 하계휴가는 24일이 보장되어야 하며 감기 등의 질환 시에는 의사의 진단서만 있으면 1-2주일은 쉬어도 무방하다. 시간이 흐를수록 임금의 격차가 커지고 인센티브제의 도입 등으로 우수한 인력유치와 양성이 가능하지만 아직도 실질적 노동효율은 많이 떨어진다. 러시아에서의 인력고용 시는 노동법 테두리 내에서 반드시 외국인 고용주가 원하는 기본사항과 의무사항을 명시하고 이를 철저히 준수토록 해야 한다. 러시아 근로자들을 상대할 때는 당근과 채찍을 함께 써야 함은 기본이다. 유통 및 시장 구조 러시아의 유통구조는 각 산업마다 최상위 딜러(distributor)가 있고 이를 뒷받침하는 상위의 딜러(dealer), 그리고 규모에 따른 다양한 딜러들이 존재한다. 딜러들의 구분은 이들의 자본력, 정보력, 정부 인맥관계 등에 의해 결정된다. 가전제품의 경우 월 수수천만불에 이르는 매출을 가지고 있는 대형 가전유통사가 최상위에 있고, 이를 통해 모스크바 및 각 지역으로 단계별로 배분되어 진다. 모든 유통의 시발점은 모스크바이고 이는 러시아 유통의 70%이상을 좌우한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현지 투자 시에 이러한 유통구조를 사전 파악하고 최상위의 유통망을 선점한다면 사업은 오히려 쉬워질 수 있다. 그리고 한 바이어만 상대하지 말고 여타 바이어나 지방 단위의 바이어와도 잘 사귀어 놓으면 향후 사업에 큰 도움이 된다. 러시아 지역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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