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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권력의 세습가능성
김영학글독자 1 470 2005-01-29 07:41:46
이 글은 현명한 소수의 홈페이지 http://www.wisemid.org
의 “한국인의 성격과 행태 편”에 있는 것임.


김정일 권력의 세습가능성

김 영 학 (통일전략연구소 소장)

김정일 권력의 계승과 관련된 논의에서 나타나고 있는 지배적 경향은 그 일족(자식) 가운데서 누가 언제쯤 후계자로 지명(선택)될 것인가의 식으로 그 범위가 좁혀지고 있는 감이 있다. 그런데 이 같은 경향은 김정일이 김일성으로부터 그 지위와 권력을 승계했던 방식과 유사하게 김정일도 별 문제 없이 그 지위와 권력을 자식들 가운데 누군가에 넘기게 될 것으로 믿어버리는 단격적인 고정관념 때문인 것 같다.
그런데 김일성이 김정일에게 그 지위와 권력을 넘겼던 그 시기와는 현재, 내외정세 및 조건 면에서 적지 않은 차이가 있다는 데 유념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이런 점에서 생각할 때, 중국에서의 포스트 모택동 체제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처럼, 독재아닌 쪽으로 변해 가며, 보다 합리화될 가능성은 없는 것일까?
김정일은 거의 신격화되었던 절대적 권력자(김일성)로부터 인민군최고사령관(1991)과 국방위원장(1993)으로 별 문제 없이 임명됨으로써 세습의 발판을 마련하였다. 그러나 보다 핵심적 지위인 당의 총비서직과 정권측의 국가주석직은 넘기지 않은 상태에서 김일성이 숨을 거두어(1994),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었다.
김정일은 변칙적으로 당과 군간부들이 추대하는 형식을 빌어서 대내적 실권직인 당의 총서기직에는 올랐으나, 대외적으로 국가원수격인 국가주석자리에는 앉지 않은 상태이다. 그가 국가주석직을 맡지 않은 것은 몇 가지 사정이 있었겠으나, 아마도 파탄 상태에 빠져있고, 앞으로의 회복가능성도 희박한 경제운영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타산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
이 같은 사정으로 새로운 헌법(1998. 9. 5 수정)에서 국가주석자리에 망자인 김일성을 그대로 앉혀두는 세계역사상 전무후무할 「영원한 주석제」라는 것을 마련했고, 자신은 그 수호자이며, 대행자라는 식으로 처신하고 있는 상태이다. 즉 위대한 수령(김일성)이 개척하고, 아직 끝내지 못한 혁명위업을 그의 유훈에 따라 대를 이어 차질없이 수행해 나간다는 모양을 갖추어놓고 있다.
현재, 김정일의 자식으로는 성혜림(첫째부인)소생인 김정남(金正男, 34세), 고영희(셋째부인)가 낳은 김정철(金正哲, 24세)과 김정운(金正雲, 22세)이 있고, 최근, 숨겨놓은 넷째부인(정일순, 30세)이 낳은 김한설(10세)이 있다는 소문도 있다. 그리고 김정일의 정처(正妻)로 되어있는 김영숙(둘째 부인) 밑에는 아들이 없고, 김설송(金雪松)이라는 딸, 한명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정일로서는 후임자(흐루시쵸프)로부터 혹독하게 비판당함으로써 권위가 실추되어버린 스탈린의 모습을 보았으므로, 김일성과 마찬가지로 타인이 아닌 자식을 후계자로 삼고 싶어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한 경우를 전제로 삼고, 생각하며 논의하게 되는 것이 대체로 「장남(김정남) 대 차남(김정철)」이라는 도식이다.
그러면 김정일로부터 세습하는 경우, 도대체 무엇을 승계하게 되는가? 중요한 것만 발췌, 요약해보면 대체로 다음과 같다.
① 노동당의 총비서, 정권측의 국방위원장, 군의 최고사령관 등, 「직위」
② 김정일이 스위스 은행 등에 은닉해 놓은 것으로 보이는 막대한 「재산」
③ 혁명위업을 계승해 왔다는 혁명적 가계의 「신화」
④ 외부의 원조 없이는 지탱하기 어려운 상태의 「경제」
⑤ 극심한 생활고 때문에 김정일을 원망하는 「주민」
⑥ 러시아, 중국, 일본 등에 대한 많은 「부채」
⑦ 김일성-김정일 세습과정에서 조성된 「내부갈등」
⑧ 핵개발, 일본인 납치 등과 관련된 「대외적 갈등」
⑨ 열악한 인권상황과 관려된 「국제적 압력」
⑩ 정상적으로 감당하기에 벅찬 규모의 「군대」
⑪ 난문제들을 해결하기 어렵게 하는 「체제적 경직성」
등이다.
①~③항을 제외하고서는 거의 무도가 상당히 부담스럽고, 해결하기도 어려운 문제들이다. 이에 더하여 김일성은 지니고 있었으나, 김정일에게는 희박하고, 그 자식들에게는 거의 전무상태의 카리스마성도 고려해 보아야 할 문제이다.
그리고 김일성으로부터 김정일에게로 권력이 세습되어갔던 시기는 국내외적 냉전기여서, 그 같은 냉전구조 속에서 김일성의 그 독재와 비합리적인 세습의 명분조작까지도 가능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포스트 김정일 체제를 만들게 되는 시기는 기본적으로 탈냉전기여서, 세습의 명분을 조작하는 데서부터 상당한 어려움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더욱이 김정일이 내심으로 크게 근심하고 있는 것은 자신과 그 일족의 안전문제일 것이다. 그런데 그 같은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피폐된 경제의 복구와 국제관계의 개선 등이 필수적인 당면과제로 되기 마련이다.
경제복구를 위해서나, 국제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개혁․개방, 특히 미국, 한국, 일본 등과의 관계부터 개선하는 것이 필수요건으로 된다. 그리고 만약 사태가 호전되지 않고, 악화됨으로써 전쟁이 일어나게 된다면, 김정일과 그 일족의 안전은 거의 보장되지 않을 것인데, 김정일로서는 현재, 큰 딜레마에 빠져있는 상태이다.
어떻든 이상에서 살펴본 바를 종합하여 정리해보면 김정일 권력의 세습계승은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며, 요컨대 그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내외사정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굳이 주관적 욕망에 이끌려, 세습 계승작업을 밀고 나간다면, 필연코 정치․사회적 대혼란을 자초하게 될 것이다.
김정일도 정상에 가까운 두뇌를 가졌다면 세습계승을 밀고나갈 국내외적 환경이 아님을 스스로가 능히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김정일 일족 이외에 과연 누가, 언제쯤, 어떻게 그 권력을 계승하게 될 것인지에 대해서까지 그 논의의 범위를 넓혀나가는 것이 보다 적절하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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