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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를 한번 맛본 자들은 절대로 믿을게 못 되
Korea, Republic of 김태산 0 270 2023-02-08 13:58:25
뉴스를 보니 “평화와 인권을 위한 양심수후원회”라는 단체와 나머지 비전향 장기수들이 북으로의 송환을 계속 요구하고 있다고 하기에 내가 북한에서 보고 느낀 사실을 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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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3월 한국의 교도소에서 34년을 복역한 유명한 이인모씨가 북으로 송환되어갔다.
이인모에 대한 북한의 배려는 대단했다. 최고급 단독 주택은 물론 최고의 김일성 훈장과 공화국 영웅칭호를 수여하고 “신념과 의지의 화신” 이라 부르며 예술영화의 주인공으로까지 내세웠다. 그의 고향인 양강도 파발리 소학교를 “이인모 소학교”로 명명해주었고 김일성 가문과 동등하게 봉화진료소에서 치료받는 것은 물론 미국에까지 보내서 신병치료를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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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인모는 수령의 배려에 보답하기 위하여 수령에게 충성할 것을 독려하는 글들과 우상화 글들을 연속 써냈다. 그가 쓴 글들은 노동신문에 대서특필 되었다. 북한 간부들과 국민들은 이인모 따라 배우기를 하느라고 땀을 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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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거침없이 충성의 일로를 달리던 이인모가 한국에서의 교도소생활이 떠올랐던지 어느 날 갑자기 북한의 “교화소”를 보겠다고 하였다. “이인모가 요구하는 것은 다 들어 주라.” 는 김정일의 지시가 있었던지라 간부들은 그를 데리고 사리원에 있는 “국제 교화소”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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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리원 “국제 교화소”는 죄를 지은 외국인들과 항일투사가족들, 비서국 대상 간부가족들만 받는 곳이다. 시설도 괜찮고 죄수들에 대한 대우도 좋아서 국제 인권단체들이 교화소를 보자고 하면 서슴없이 보여주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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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에 몸을 맡긴 이인모는 왜서인지 “국제교화소”를 돌아보는 장시간동안 굳은 표정으로 한마디의 말이 없었다. “사람 못살 남조선”에서 오랫동안 감옥살이를 한 이인모가 너무 감동을 먹은 모양이라고 생각한 북한 간부들은 참관을 끝내고 마당에 나오자 “이인모 동지 돌아보신 소감이 어떻습니까?” 하고 자신에 넘쳐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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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말이 없던 이인모는 북한을 통째로 뒤흔드는 핵폭탄 발언을 터뜨렸다. “이런 곳이었다면 나는 남조선에서 34년은 고사하고 3년도 견디지 못 했을거야” !! ?? 그 자리에 있던 간부들은 할 말을 잃고 이인모의 얼굴만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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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그는 간다온다 소리도 않고 그곳을 떠났다. 그 순간부터 30분도 채 되기 전에 노동당과 보위부, 보안성, 3개의 통보선으로 이인모의 교화소 발언 내용이 김정일에게 직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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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를 받은 김정일은 분노하여 주먹으로 탁자를 내려치며 말했다.
“역시 자유를 한번 맛본 자들은 절대로 믿을게 못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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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부터 이인모는 “수령의 신임을 저버린 쓸모없는 고깃덩이” 취급을 받다가 2007년 6월 누구도 찾지 않는 속에서 고독한 생을 마쳤다. 이것이 대한민국 즉 자유를 버리고 독재자에게 충성하였던 한 비전향장기수에게 차례진 쓸쓸한 말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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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에 북한 독재자는 더는 입을 열지 못하는 그의 시신을 애국열사릉에 안치하고 장기수들을 위하는 듯 지금도 쇼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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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 사건이 있은 후부터 2000년 9월에 송환된 63명의 장기수들은 선발된 선전용 한두 명을 제외하고는 평양시민들과 같이 600그램의 쌀 배급과 배정되는 몇 가지 생활필수품에만 의존해서 자유가 없는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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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수들이 북한에 들어가서 가족들에게 해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오히려 모든 가족들에게 의심과 감시만 뒤따르게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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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북한에서 살 때에는 전혀 이해를 못했던 김정일의 “판결문”과 같은 말... “역시 자유를 한번 맛본 자들은 절대로 믿을게 못 되” 를 이 남한에 와서 자유로운 삶을 살아보고서야 그 진리를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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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를 한번 맛본 사람들은 언론과 표현의 자유가 전혀 없는 북한 같은 사회에서는 절대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진리를 김정일 자신이 직접 고백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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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인지 김정일은 그 후에도 “우리가 통일을 한 후에도 남조선 같은 자유로운 사회에서도 반정부 운동을 한 자들은 절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는 발언을 자주했다. 그러니 비전향 장기수들이 “나는 전향도 하지 않고 북한에 충성을 했으니 북송된다면 특별대우를 해 줄 것이다.” 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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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북한에 가족이 있는 사람으로서 장기수 어른들의 가슴에 재를 뿌리자고 이런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두 제도를 살아본 사람으로서 진실을 알려드릴 뿐이다. 솔직히 나는 한국정부가 왜 장기수들을 북으로 보내지 않는지 이해가 안 된다. 가고 싶다면 다 보내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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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장기수들이 명심해야 할 것은 북한 같으면 간첩질을 하고 전향도 안한 사람들은 모조리 사형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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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자신들을 살려준 한국정부에는 고마워해야 할 것이며 “인간은 자유를 버리면 우리 안에 갇힌 짐승이 된다.”는 이 탈북자의 말을 명심하기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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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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