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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핵실험) 플루토늄 핵실험의 의미는?
REPUBLIC OF KOREA 기사펌 0 271 2006-10-17 19:24:29
(北핵실험)플루토늄 핵실험의 의미는?

[이데일리 2006-10-17 17:24]


- 미국 공화·민주 책임공방 비등해질 듯
- `2차 북핵위기` 실체 논란으로 번질 수도

[이데일리 강남규기자] 북한 핵실험을 둘러싼 `작은 판도라 상자`가 열렸다. 북한이 실험에 사용한 핵 물질이 우라늄이 아닌 플루토늄일 것이라는 결론 때문이다. 얼핏 보기에 대수롭지 않은 이 사실은 미국 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조지 부시 행정부의 책임공방에 기름을 부을 전망이다.

뉴욕 타임스(NYT)는 미국 정보 당국이 대기샘플을 분석한 결과 북한이 지난 9일 플루토늄을 사용해 핵실험을 단행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17일 전했다. 이는 자연상태의 우라늄을 농축한 것이 아니라 현재 북한이 가동하고 있는 원자로의 폐연료봉에서 추출한 플루토늄을 활용했다는 의미이다.

◇언제 추출한 것일까?

북한의 핵실험 물질이 플루토늄이라는 사실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 정계에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NYT에 따르면, 미국 정보당국은 북한이 이번에 사용한 플루토늄은 부시 1기 시절이나,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 요원을 추방한 2003년 이후 추출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 정보당국의 추정이 사실이라면, 핵 확산을 막지 못한 책임은 현재 부시 대통령에게 있다고 할 수 있다. 북한이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인 1994년 미국과 맺은 제네바 협약에 따라 폐연료봉 재처리를 하지 않고 있다가, 부시 집권 이후 재개했다는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 9일 북한의 핵실험 이후 미국 내에서는 핵 확산을 막지 못한 책임을 놓고 공화·민주 양당 사이에서 치열한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공화당은 클린턴 행정부가 북한의 핵개발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해 핵실험 사태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은 부시 행정부가 북한과 대화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몰아쳐 핵실험 사태가 발생했다고 공격했다.

미 핵 전문가들은 북한이 1994년 이전 또는 부시 집권 취임 이전에 추출한 플루토늄을 활용해 실험을 실시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해묵은 플루토늄을 사용했기 때문에 핵 폭발력이 그렇게 미미했다는 추정이다.

◇북한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은?

이번 핵실험은 2002년 10월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 시인 이후 지속된 이른바 `2차 북한 핵 위기`의 연장선 상에 있다고 국제정치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따라서 북한의 핵실험 물질이 플루토늄이라는 사실은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이 2차 핵 위기로 번질 만큼 의미 있는 것이었을까?`라는 의문으로 이어질 수 있다.

NYT는 미 핵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플루토늄 핵실험은 북한의 고농축 프로그램이 아직 준비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고 보도했다.

당시 북한은 자위를 위해 우라늄 핵무기 그 이상의 것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북한이 제네바 협약을 위반하고 고농축 우라늄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공박했다.

미국의 주장대로 1994년 제네바 합의 이후 비밀리에 고농축 우라늄 공장을 가동했다면, 약 12년이 흐른 현재 북한은 플루토늄 대신 우라늄으로 핵 실험을 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추정이다.

또한 북한 강석주 외교부 부부장이 2002년 10월 북한을 방문한 제임스 켈리 당시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에게 우라늄 고농축을 시인했는데, 이 또한 당시 북한의 우라늄 고농축 능력과는 거리가 먼 과장이었을 수도 있다.

이는 북한이 우라늄 농축 공장을 가동도 하지 않았거나, 우라늄 농축이 원시적 수준이었는데 `2차 북한 핵 위기`까지 비화해 현재 핵실험에 이르게 됐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북한과 미국이 2002년 이후 서로 자극하면서 고조시켜온 `2차 핵 위기`가 `쌍방의 정치적 과장` 때문에 증폭됐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한편, 2005년 한국 국가정보원은 파키스탄의 핵 과학자인 칸 박사가 1990년대 말 북한을 방문한 적이 있고, 북한은 농축 우라늄 공장 건설을 위해 2000년 이후 고강도 알루미늄 등 우라늄 농축에 필요한 일부 장비를 도입했지만, 농축공장 건설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평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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