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스타 200 만이 탄생할 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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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라디오 스타가 200 만을 바라본다고 한다. 꼭 봐야 하겠다고 생각하면서도..아직 보지 못 했다. 하지만 ..못 본 놈이라도 하고 싶은 말은 있는 법. 그 영화 한 번 꼭 보시라는 말씀과 함께, (이준익 감독으로부터 냉수한잔 얻어 먹은 바 없습니다.) 한국 영화에 대해 ...잠깐..구라빨을. * * * 믿거나 말거나 헐리우드 외에 영화를 좀 제대로 만드는 나라는 지구상에 거의 없다. '제대로'라고 하면, '대중성'과 '예술성'을 결합한 것을 말한다. 영화는 대중성이 생명이다. 책의 물리적 제작비는 (3천부 기준) 6백만원에 불과하지만, 영화는, (한국 영화 기준) 평균 40억원을 넘어선다. (마케팅 비용 제외...) 돈이 많이 들어가는 만큼, 그 돈을 뽑아야 한다. 영화는 대중을 겨냥한 산업이다. 아, 물론, '예술로서의 영화'를 추구하는 사람도 있다. 미국의 인디 필름(Independent film)이 그렇고, 유럽의 영화제(특히 깐느) 풍조가 그렇다. 하지만, 나는, 이런 '예술 취향 영화'는 영화 축에도 안 넣는다. 김기덕 감독이 대표적인 '깐느' 과인데, 김감독이 "앞으로 한국에서는 내 영화를 개봉하지 않겠다"라고 한것에 대해 나는 별로...아쉽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에서 만들어진 최대의 '깐느'과 영화는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배용균 감독, 1989년)이지만, 그 감독 자신이 서양화 교수이고, 영화를 몇 년에 걸쳐 직접 찍는 분이니까..그 분은...'예술'할 만한 자격이 있다. 또, 김기덕 감독만 해도, 직접 시나리오를 써서 저예산으로 직접 영화를 만든후, 해외 여러나라에 소액으로 여러 군데 팔아서 똔똔을 맞추니까 그 분도 "예술'할 자격이 있다. 하지만, 투자사에서 작게는 60억 (마케팅비 포함) 크게는 수백억씩 투자 받는 진짜 영화는, 산업이다. '예술성'을 어느 정도 지향하는 산업이다. 이런 진짜, 본격 영화는 '예술"이라는 간판 뒤로 도망갈 여유가 없는 것이다. 이런 진짜 영화를 만들 수 있는 나라는 세계에서 몇 개 안된다. -한국 -중국 -일본 -인도 뿐이다. 프랑스 영화는 망한지 오래다.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이 없으면 영화를 못 만든다. 프랑스 영화 "뽕뇌프의 연인들 (Les Amants du Pont-Neuf, 1991)" 이, 프랑스 영화가 마지막으로 숨넘어 가면서 깨갱하고 지른 비명과 같은 영화다. 그런데 위에 든, 진짜 영화를 만들 수 있는 4개 나라의 영화 들 중에 가장 역동성이 있는 영화가 한국 영화다. 우선 인도는, 보리수 나무 아래에서 남녀가 손붙잡고 빙빙 돌면서 노래 부르는 영화 뿐이다. 중국은, 하늘을 날아다니는 무협 영화 뿐이다. 얼마전에 중국 감독 하나가 천안문 사태를 배경으로 영화를 하나 찍었다가 (그것도 정면으로 다룬 것이 아니라, 천안문 민주화운동 때 만난 두 남녀의 사랑을 다룬 것인데...) 무려 '5년 제작금지'를 먹었다. 상황이 이런 만큼, 중국은 영화를 발전시키기 어렵다. 아, 물론, 이번에 깐느에서 상 받은 'Still Life (그래도 인생이다)' 같은 영화가 있지만, 이건 정말 지루한 깐느과 예술 영화다. 삼협댐 건설과정에서 수몰 되어 가는 지역/사람을 몇 년동안 카메라 걸고 찍은 영화인데...알다시피 삼협이 좀 아름다운가...나같이 무식한 놈이라도 거기에 몇 년 동안 카메라 걸고 있으면 '까무라칠만큼 아름다운 영상'으로 떡칠을 한 "예술" 영화 하나쯤은 뚝딱 만들 수 있다. 일본은 으...이건..무지기 재미있는 경우다. 일본이라고 하면 생무식한 놈들은 우선 '쪽바리 시키들'이라고 욕부터 까구 하는데..이건 정말 무식 그 자체이다. 가부키, 노, 만엽집, 겐지노모노가타리 같은 일본의 고전부터...천 삼백년의 유구한 역사를 거쳐서...메이지 유신 때의 찬란한 역동성을 거친 ...역사와 잠재력을 가진 문화다. 일본을 보고 있자면 "왜 저기서 영화가 발전하지 못 할까?"라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다. 특히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보면 엄청나게 발달해 있기 때문에, 더욱더 "그런데 영화는 왜 발달하지 못 할까?"라는 생각이 든다. '공각기동대'(Ghost Shell)같은 애니메이션은 세계적으로 꼽히는, 철학과 예술을 완벽히 결합시킨 애니메이션이다. 음..일본 문화의 힘을 칭찬하니까..슬슬 배가 아픈 분도 있을지 모르겠다. 이왕 아픈거..하나 더. 영화 '메이트릭스'의 원형이 바로 '공각기동대'이다. (이건 며칠 전에 친구랑 밤새 술먹다가 내린 결론이다. 어줍지 않은 생각이다.) 일본에서 영화가 발전하지 못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일본 사람들이, 일본 사회에 대해 가지고 있는 관념에 도전하는 영화를 용납하지 못 하기 때문이다. 영화는 허구다. 세상을 이렇게도 보고, 저렇게도 보는 ...요망한 물건이다. 따라서 관객의 마음이 열려 있어야 한다. "아..저럴 수도 있구나...(소데모 데끼루!)"라는,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일본 사회는 너무 획일적으로 판에 박힌 관념을 가진 사회이기 때문에, 관객들이, 일본 사회에 대한 이야기가 되면.....매우...경직된 태도를 가지는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일본 영화는 다음 세가지 중의 하나가 되는 것 같다. 1) '전통 사무라이 영화'(구로자와 아키라의 '칠인의 무사) 2) 깐느 류의 '병적이면서도 예술적인 소재를 다룬 영화' (우나기, 감각의 제국) 3) 잔잔한 소시민의 일상을 그린 영화 (쉘위댄스, 담뽀뽀) 자, 이런 이유로 한국 영화가 인도, 중국, 일본에 비해 월등히 좋은 조건에 있다. 그런데, 한국 영화에는 사실은 심각한 약점이 있다. '중박' (관객 2백만 ~3백만)을 노리는 탄탄한 영화가 별로 없다는 점이다. 말아톤, 집으로 같은...탄탄한 중박성 영화가 많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준익 감독은..매우..매우..좋은 일을 하고 있다고 보인다. 황산벌도 중박성 영화이고, 왕의 남자도 (애초 기획될 때에는) 중박성 영화이다. 또한 이번에 라디오스타도 중박성 영화이다. 게다가 ..이준익 감독의 영화가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고 한다. 스토리, 캐릭터, 연출력..모든 것이... 한가지 이준익 감독에 대해, 맘에 안 드는 것은 자칭 '좌파 무정부주의자' '좌파 자유주의자'라고 떠들고 다닌다는 점이다. 나같은 맹렬, 강성, 우파가 보면...한대 쥐어박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러나, 이감독의 최근 인터뷰를 보고..쥐고패고 싶은 마음도 버리기로 했다. 이감독 왈: '사람들은 과거를 부정하고 산다. 과거 없이 어떻게 오늘의 [나]가 있겠는가? 영화 [라디오 스타]는 [한국 록의 역사]을 통해서 [과거가 현재의 뿌리]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다.' 만세! 이거다! 꺼떡하면 [대한민국의 역사는 치욕의 역사, 불의가 승리한 역사]라는 둥, [과거를 청산해야 한다]는 둥, 엄청난 사기 구라빨을 치고 사는 정치하는 놈팽이들이.. 좀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하기야..그거 새겨들을..귀때기를 달고 있었다면..이 지경에 오지도 않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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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치욕의 역사, 불의가 승리한 역사가 맞는 말 아닌가요???
숱한 침략과 무력한 대응, 항상 수구기득권층에 의해 좌절된 개혁들...
부끄러운 역사도 인정하고, 그 어려움 속에서 꽃 핀 자랑스러운 역사도
소중히 간직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여!
우리나라 현대의 [치욕]의 역사는,
좌파, 친북세력이 [민주/양심 세력]이라고 마빡에 빳지 붙이고
설치고 권력을 휘두르게 놔두었다는 점임.
한국의 민주주의의 발전이 현재의 다양한 한국영화, 한류를 이끈 원동력
이라 생각됩니다...표현의 자유는 사고력을 확장시키고, 무한한 상상을
가능토록 합니다...이런것이 문화(한류)의 힘으로 나타난 것이지요...
한국 민주주의(현재)의 과거는 친일,군사,독재정권이 아니라 그러한 정권에
대항해서 싸운 민초(국민)들입니다...
4.19혁명, 5.18광주민주화운동, 6월민주항쟁 이런것들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그 나라 중에 지금 x같은 나라 많지요.
이란, 필리핀, 베트남, 헝가리, 체코, 동티모르, 인도네시아, 니카라구아,
쿠바, 프랑스(이거..한국보다 훨씬 더 x같은 나라입니다.), 발틱 3국(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알제리, 남아공(여기 흑인 정치는 요즘 개판입니다..권력에 취해 개망나니가 됐지요), ...에구..손아프다.
님께서 '건전'한지 안한지는 제가 모르겠지만,
'우익'은 아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