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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엄마와 이국땅의 자녀 화상만남
Korea, Republic o 조선일보 1 443 2007-01-08 10:35:59

“어엄마~ 빨리 데려가 주세요” “영준아!” 엄마는 그저 눈물만…

중국서 결혼한 탈북여성 자녀들 5000~1만여명
한국행 시도과정서 ‘무국적 고아’되는 경우 많아


“어엄마~. 새해 보옥(福) 많이 받으세요. 어엄마~.빨리 데려가주세요오~.”

이제 제법 말을 할 줄 아는 네 살배기 영준이. 서툰 우리말로 영준이가 입을 열자 엄마는 울음을 터뜨렸다. 엄마가 우는 걸 보지 못했는지 영준인 연방 웃음 띤 얼굴로 엄마를 불렀다. 컴퓨터 모니터 속의 영준이는 서울 어딘가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7일 오후 3시 서울 사당동 두리하나선교원. 2005년 2월 한국땅에 입국한 탈북여성 박은미(32)씨는 이날 동남아 모 국가에서 두리하나선교원이 보호 중인 아들 영준이와 화상채팅으로 만났다. 자유를 찾아 차가운 두만강을 건널 때도, 기차만 90시간을 타고 국경을 넘을 때도 잊지 않았던 영준이다.

▲7일 서울 사당동 두리하나선교원에서 탈북여성 박은미(왼쪽)씨, 김향미씨가 탈북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제3국에 남겨두고 온 아이들과 인터넷 화상대화를 나누고 있다. /최순호기자 choish@chosun.com

하지만 남편의 온갖 학대에 시달렸다는 은미씨는 중국 공안에 적발돼 북한에 두 번째 끌려갔다 한 달 만에 재 탈출한 뒤 임신 사실을 알았다. ‘아이가 생기면 남편이 달라질까’ 싶어 영준이를 낳았지만, 영준이가 태어난 뒤에도 남편의 폭행 등 학대는 계속됐다고 한다.

결국 왕칭(汪淸)에 있는 조선족 할머니에게 영준이를 맡기고 탈출 코스를 거쳐 넉 달 만에 한국에 입국했다. 다행히 탈북을 도왔던 두리하나선교원의 도움으로 중국 내 보호시설에서 생활하던 영준인 지난해 11월 동남아 지역에 도착했다.

영준이처럼 북한을 탈출해 중국동포 등과 결혼한 탈북 여성들이 낳은 ‘탈북자 2세’들이 중국과 동남아를 떠돌고 있다. 탈북자들이 한국행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두고 올 수밖에 없는 2세들이 ‘고아(孤兒)’로 버려지고 있는 것이다. 선교원은 이 같은 탈북2세들이 5000명~1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문제는 이 아이들이 ‘무국적 고아’로 버려진다는 것. 두리하나선교원 천기원 목사는 “영준이는 은미씨가 한국 호적에 올려 우리 당국의 도움을 기대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이 남겨놓은 아이들을 데려오는 게 쉽지 않다”고 했다.

이날 은미씨와 함께 화상채팅으로 딸 최연(4)이를 만난 김향미(37)씨가 그런 경우. 김씨는 2001년 탈북해 만난 남편이 암으로 세상을 뜨면서 최연이를 시댁 쪽에 두고 한국행을 택했다. 이 과정에서 최연이와 연락이 끊어졌다가 지난해 10월에서야 우연히 최연이가 두리하나선교원이 동남아에서 운영하는 보육원에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김씨는 “빨리 최연이를 데려오고 싶지만, 한국·중국 어느 쪽에도 호적이 없어 걱정”이라고 했다.

천 목사는 “무국적 탈북2세들의 문제가 심각한 만큼 한국행을 위해 정부의 인도적 대책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2007.01.08 04:27 최경운기자 codel@chosun.com

▲두리하나선교원에서 탈북여성이 탈북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제3국에 두고 온 아이들과 화상대화를 나누고 있다. 아이들은 동남아 지역에 머물고 있다. /사진부 최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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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nn71 2007-01-08 16:24:02
    글을 읽으니 너무 마음이 아퍼요. 하루빨리 한국으로 데려와서 엄마와 같이
    살았으면 좋겠어요. 저의 아이도 올해 9살인데 2004년 베트남에서 460명 넘어 올때 왔어요. 국적이 명확치 않아 고생을 많이 했어요.조금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아이를 났을때 병원아니면 마을에서 확인서만 보내오면 국적
    올리는것이 가능하거든요. 저의 아들도 그렇게 올렸어요. 힘을 내서 하루빨
    리 아이를 데려오세요. 엄마의 힘은 강해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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