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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연히 네이버에서 지난기사들을 읽다가 이런것이 있길래 가져왔습니다^^
Korea, Republic o 나그네 2 741 2007-04-01 08:10:48
새터민 출생지는 하나원?

[일다 2007-03-16 02:54]




최근 중국대사관이 잇따라 새터민에 대해 비자발급을 거부하자, 새터민들 사이에서는 자신들의 주민등록번호 문제가 크게 회자되고 있다. 한국인으로 주민등록증을 발급 받았지만, 주민등록번호만 보아도 탈북자라는 것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여행을 가거나 회사업무로 중국 출장을 가야 하는데 발이 묶여 당장 피해를 보고 있는 사람들로선 발을 동동 구르는 상황이다. 또한 지금 피해를 보는 게 아니더라도 구직 시 ‘해외여행에 결격사유가 있는 사람’으로서 규정될 수도 있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에, 새터민들의 주민등록번호 문제는 현재 한국에 거주하는 1만여 명의 새터민 전체의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주민등록번호 체계상 어쩔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계 당국은 이러한 문제에 대해 미흡한 인식 수준을 드러냈다.


“새터민들의 주민등록번호는 행정구역 상 (주민등록지가) 일치하기 때문에 비슷한 것인데, 저희도 여러 가지 방법을 강구했었지만… 복잡한 문제가 있습니다.”


통일부 정착지원팀의 한 관계자는 현재 새터민들이 ‘탈북자임’을 식별할 수 있는 동일한 숫자의 주민등록번호를 쓰는 것은 주민등록번호 체계 상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안성시에 소재하는 하나원(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 사무소)의 소재지를 새터민들의 ‘출생지’로 간주해 주민등록증을 만들기 때문에, 주민번호 뒷자리가 동일한 것은 당연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사실 새터민들의 출생지를 어디로 간주하느냐에 따라, 새터민들의 주민등록번호는 바뀔 수 있다. 단지 통일부가 행정 편의 상의 이유로, 하나원을 새터민들의 출생지로 간주해 번호를 부여해 온 것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현 주민등록번호에는 체계가 있다. 앞자리 6자리는 생년월일이며, 뒷자리 1번째는 성별을 표시하고, 이후 네자리는 출생지역을 알린다. 이 네 자리가 시군읍동에 해당하는 번호이기 때문에, 출생지가 같은 경우 뒷자리 2번째에서 5번째 숫자가 같은 것이다. 6번째는 그 지역에서 생년월일로 신고된 순서로, 대략은 1, 2다. 마지막 번호는 1에서 9까지 순서로 이뤄진다.


이 체계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주민번호 뒷자리만 보아도 이 사람이 새터민이라는 사실을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새터민 한명의 생년월일을 알고 있을 때 그의 주민등록번호를 맞추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나원 출신’ 반길 새터민은 없다


현재 새터민들이 가지고 있는 주민등록번호를 보면, 안성시에 위치한 하나원이 수천명 탈북자들의 출생지로 되어있다. 따라서 새터민들이 쓰는 주민등록번호는 ‘하나원 출신’을 증명해주는 번호로서, 수천 명에 해당하는 새터민들이 동일한 특정 지역에서 출생한 것으로 되어 있는 것이다.


한국에 입국한 후 불과 10주동안 머무르는 하나원을 반드시 이들의 ‘주민등록지’로 간주할 이유는 없다. 10주 후면 모든 탈북자들은 지정된 거주 지역으로 흩어진다. 즉, 거주지를 기준으로 ‘출생지’로 삼아도 되는 것이다. 새터민에게는 어쩌면 새로운 삶을 시작하며 터를 잡게 된 거주지가, 하나원보다는 출생지에 가까운 의미일 것이다.


이에 대해 통일부 관계자는 “우리도 거주지를 기준으로 주민등록 발급도 생각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하나원 소재지로 주민등록번호를 발급하는 것보다 (행정 상) 까다롭고, 시간이 더 드는 문제라서 탈북자들이 싫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민등록증이 빨리 발급돼야 거주할 임대주택 문제나 정착지원금 등” 행정절차가 효율적으로 처리되는 반면, 거주지를 정하고 난 후 거주지 기준으로 주민등록증을 발급하게 되면 “시간이 걸려 새터민들이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새터민들이 싫어할 것이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새터민 안필혁(가명, 38세)씨는 “그렇지 않다. 행정 처리에 있어서 시간이 걸린다는 문제를 누가 이해하지 못하겠는가”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안씨는 “하나원 출신이라는 주민등록번호가 아니라 거주지로 주민등록번호를 받는데 시간이 걸린다하더라도 충분히 기다릴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탈북자 지원단체에서 일하는 한 실무자는 “새터민들의 주민등록번호 문제는 중국비자 발급 거부된 몇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면서, 북한이탈주민을 한국 사회가 2등 시민으로 취급하는 현실에서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주민등록번호로 인해 차별이 조장되고 제도화되고 있는데, 우리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 너무나도 인식이 미흡한 것 아니냐” 라고 비판했다. 또 "새터민들에게 차별의 원인이 되고 있는 주민등록번호는 바꿔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정편의보다 차별구제가 중요하지 않은가


이미 수천 명에 해당하는 새터민들에게 발급한 주민등록번호로 인해 피해가 발생하고 있고, 새터민들이 주민번호로 인해 차별과 낙인을 경험하게 된다면, 이는 반드시 시정조치가 필요한 사안이라 할 수 있다. 정부는 “행정상 복잡하고, 번거롭다” 이유로 새터민들의 인권과 차별문제를 눈감을 수는 없을 듯하다.


또한 통일부 관계자가 밝힌 “새터민들을 위한 행정이었다”는 말은 거짓말이다. 만약 하나원을 출생지로 할 것인지, 거주지를 출생지로 할 것인지에 대해 새터민 당사자들을 상대로 ‘선호도 조사’를 해보면 결과는 뻔할 것이기 때문이다. 탈북자임을 증명하는 ‘하나원 출신’ 번호를 새터민들이 반길 일은 없다.


새터민들이 한국 사회에 정착해 적응할 때 가장 힘들어하는 것이 ‘탈북자’라는 낙인이다. 한국 사회에 정착하기로 한 이상, 그들은 우리 사회의 한 일원으로서 대우 받기를 원하고 평등하게 살아가고 싶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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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주의 저널 일다 윤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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