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한국에서의 좌익과 우익의 개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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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파 혁신 운동의 배경 사실 한국 사회에서 우파 또는 보수 혁신 운동은 필연적인 흐름이었다. 한국의 우파는 50년을 집권한 뒤 최근 두 번에 걸쳐 연거푸 정권을 내주었다. 그리고 일부 우파는 재야 운동권으로 진출한 상황이다. 길거리에서 삭발을 하고 감옥에서 단식을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혁신 흐름이 나오지 않는다면 그게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우파 본인들이든 그것을 지켜보는 좌파든 누구나 할 것 없이 한국 사회의 보수는 바뀌어야 하고 바뀌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따라서 새로운 우파의 출현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고 예상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이 있다면 현재의 뉴 라이트 운동을 과거 우파들이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한 때 좌파였던 사람들이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뉴 라이트 운동의 핵심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 자유주의 연대를 주도하는 사람들은 과거 386 운동권 출신들이다. 그 중에는 PD(민중민주) 계열도 있고 주사파 계열도 있다. 언론들이 이들을 주목하는 이유는 이들 전향한 우파들은 과거 운동권들을 누구보다 잘 알고 또 헌신성과 전투성에 기초해서 기성 우파들에 비해 훨씬 세련되게 좌파 운동권과 대적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들 신우파 운동권들은 왜 좌파에서 전향을 했으며 또 그들이 지향하는 바는 무엇인가? 이를 알아보기 전에 먼저 한국 역사에서 좌파와 우파의 실체는 무엇인지 한번 살펴보자. 2. 한국적 좌, 우파의 성격 1) 서구적 개념의 좌, 우파 한국 사회에서 좌, 우파를 이야기할 때 마다 많은 개념상의 혼돈을 보게 된다. 그 주된 이유는 근대 이후 형성된 일반적인 좌, 우파의 개념과 한국에서 지칭되는 좌, 우파 개념 사이에는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좌, 우의 개념이 일반화되기 시작한 것은 정치적 근대를 열었던 프랑스 혁명부터이다. 좌, 우 모두 자유와 평등을 주창하는 근대의 산물임에도 좌는 평등에 무게를, 우는 자유에 무게를 두고 출발했다. 즉 좌는 평등주의적 전통을 가지고 있고 우는 자유주의적 전통을 가지고 있다. 좌와 우의 철학적 기반의 차이는 현실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정책에 있어서도 확연한 정책적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단순화시켜서 이야기하면 다음과 같다. 가령 국가를 보는 관점에 있어서 좌는 큰 국가, 복지 국가를 지향했다면 우는 작은 국가를 지향했다. 또 경제에 있어서 좌는 시장의 실패를 강조하면서 계획 경제, 뉴 딜 등 정부의 개입을 당연시 했다면 우는 시장의 자율성을 강조했다. 사회문화적 측면에서도 좌는 계급 개념을 중시한데 반해 우는 개인과 가족을 중시했다. 따라서 좌는 노동 계급의 권익을 중시하면서 자본가들에 대한 규제를 강조한 반면 우는 개인의 창의성과 기업가 정신을 중시하였다. 또 사회 범죄를 보는 시각에 있어서도 좌는 범죄의 뿌리를 사회적 모순에서 찾았으며 우는 개인의 사악함에서 찾으려고 했다. 그리고 외교의 측면에서는 좌파는 국제주의를 강조하는 반면 우파는 국가의 이익을 중심으로 하는 현실 국가주의를 강조해 왔다. (표 참조) ※ 서구적 좌, 우의 내용 비교 구분 좌파 우파 철학 평등주의(집단주의) 자유주의(개인주의) 정부 기능 큰 정부(많은 세금) 작은 정부(적은 세금) 시장 불완전성 강조 자율성 강조 기간 산업 국영화 지향 민영화 지향 범죄의 책임 사회적 책임이 큼 개인의 책임이 큼 노-사 관계 노동자 이해 대변 기업가 이해 대변 외교 국제주의 국가주의 그리고 좌파적 경향 중에서도 과거 소련, 동구 사회주의권처럼 철학적으로는 평균주의에 가깝고 정부가 모든 것을 독점하면서 계획 경제와 공산당 일당 독재를 지향하는 흐름은 극좌(far left)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반해 극우란 우파의 내용을 고수하면서도 국가주의 내용이 지나쳐 프랑스의 드골 등 민족주의, 인종주의로 나간 경우이다. 2) 한국에서 통용되는 좌, 우파의 역사적 실체 그런데 대한민국에서 좌,우를 칭할 때는 서구적 맥락과는 달리 한국 해방 후의 정치적 역사와 맞물려 이해를 할 필요가 있다. 해방 직후에 좌, 우는 좌는 소련식 모델을 추구하는 막스주의적 입장이고 우는 미국식 모델을 추구하는 자유주의 입장이라는 점에서 그 구분은 오히려 간단했다. 그러나 한국 전쟁을 거치고 박정희 집권기를 거치면서 한국의 좌, 우 개념은 서구적 개념과는 많은 점에서 차이를 보였다. 구체적으로, 지칭되는 세력이란 면에서 볼 때 우파는 박정희를 정점으로 한국의 산업화를 이끌었던 세력을 말한다. 이에 반해 좌파는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로 이어지는 군부 정권에 맞서 민주화 투쟁을 이끌었던 세력을 말한다. 한국적 좌, 우 개념이 복잡해지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한국 우파의 정점에 서있다고 공인되고 있는 박정희의 개발 노선이 서구의 우파처럼 자유주의적 방식이 아니라 오히려 좌파와 유사한 경제 계획을 중시하는 국가주도적 노선을 걸었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한국의 좌파라고 일컬어지는 민주화 세력의 민족주의적 특징이다. 이는 80년대 민주화 운동의 주도권이 NL, PD라고 하는 범막스주의 진영에 넘어가고 그 중에서도 민족주의가 강한 NL 세력이 다수가 되면서부터이다. 서구에서는 민족주의가 우파적 특징인데 반해 한국에서는 좌파라고 불리는 세력들이 오히려 더 강한 민족주의적 특징을 지니게 된 것이다. 이 뿐만 아니라 한국의 좌, 우파는 남한과 북한의 정통성 경쟁과 맞물리면서 분화된다.좌파는 이승만, 박정희로 이어지는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 내지 경시하는 경향이 강한데 반해 북한의 정통성은 인정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반해 한국의 우파는 북한 건국의 정통성은 완전히 부정하고 남한 건국의 정통성만 인정하고 있다. 남, 북한의 정통성 인정 여부는 한국의 좌, 우를 가르는 출발이자 결정적 기준이 되었다. ※ 한국의 전통적 좌, 우 내용 비교 구분 좌파 우파 이념 친공, 반반공 반공 세력 민주화 세력 산업화 세력 대한민국정통성 부정 내지 경시 적극 인정 정부 기능 큰 정부 큰 정부 시장 국가주도(통제경제) 국가주도(경제계획) 기간 산업 국영화 지향 국영화 지향 세계 경제 폐쇄적 반 개방적 노-사 관계 노동자 이해 대변 기업가 이해 대변 외교 민족주의 국가주의 민족주의 그리하여 서구에서 좌, 우를 나누는 핵심적 기준들인 정부의 역할, 정부-시장 관계 등의 문제는 한국적 좌, 우 개념에서는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본질적 차별은 없어진다. 가령 박정희의 경제 정책들을 보면 경제 계획과 기간 산업의 국유화, 강한 국가 주도적 개발 등은 서구 좌파들과 상당히 유사하다. 또 물가 인상을 막기 위해 상품의 가격을 국가가 강제로 통제하는 등 반시장 경제적 모습을 강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런 점에서 좌파와 큰 차이가 없다. 단지 차이가 있다면 물론 90년대 이후 한국의 좌파도 서구 사민주의적 경향으로 가기는 했지만 80년대까지만 해도 좌파의 경제 정책은 시장과 개인 소유를 전혀 인정하지 않는 소련이나 북한을 지향하였기 때문에 훨씬 더 극단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반해 박정희는 경제 계획과 국가 주도 경제라는 틀 안에서 시장을 적극 활용하였다. 특히 박정희는 외국 투자는 억제했지만 수출을 아주 중시했다. 수출을 최고의 정책 목표로 설정하면서 국가가 나서서 이를 독려하는 중상주의적 모습을 보였다. 반면 북한은 폐쇄 경제를 지향하는 고립주의 노선으로 나아갔다는 차이가 있다 하겠다. 또 외교적인 측면에서도 박정희나 전두환은 국민의 에너지를 응집시키기 위해 민족주의 이데올로기를 많이 활용했다. 박정희 시대에 교육 받은 세대는 누구나 익숙한 용어들이지만 자주 국방, 자립 경제, 민족 문화 창달, 한국적 민주주의 고양 등 아랍 민족주의를 기반으로 장기 집권에 성공한 이집트의 낫세르와 유사한 이데올로기를 활용했다. 이러한 민족주의 강조는 북한의 주체 사상에서 이야기했던 정치에서의 주체, 국방에서의 자주, 경제에서의 자립 등의 내용과 본질적인 차이가 없었다. 단지 차이가 있다면 북한의 민족주의는 공산주의와 결합된 반면 남한의 민족주의는 정치, 군사적 반공 블럭과 결합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냉전이라는 시대 상황, 그리고 한국 전쟁을 겪었던 특수한 조건에서 남한은 반공 전선의 전진 기지로 편입되어 미국과의 강고한 동맹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남한의 민족주의나 반공주의는 이승만의 북진통일론이나 박정희의 핵 개발 등 가끔식 상호 충돌을 일으키기도 했다. 한국적 좌, 우 구분에 있어서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그들의 이념 분포이다. 한국의 우를 묶어주는 이념은 서구처럼 자유주의가 아니었다. 반공이란 이념 아닌 이념이 한국 전쟁과 분단 이후의 특수한 조건에서 한국의 우파를 묶어주는 공통 분모였다. 반공이란 이념은 사회를 설계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이념이라기보다는 단순한 정치적 구호에 불과한 것이다. 따라서 한국의 군사 정부는 반공이란 이념을 내걸면서도 실상 사회, 경제 정책은 좌파적인 정책들을 다수 채용한 것이다. 이에 반해 한국 좌파의 이념 분포는 아주 다양하다. 사민주의, 막스주의, 김일성주의 등 여러 이념들이 혼재해 있다. 그러나 정치적 실체로서의 좌파라는 동류 의식은 군사 정권과 싸우면서 형성된 것이다. 따라서 이들에게도 어떤 특정한 이념보다는 반공 세력과의 대립, 즉 반반공(anti-anticommunism)의식이 그들 공통의 정체성을 이루고 있다. 이처럼 한국의 좌, 우파 형성 과정은 서구와 완전히 다른 맥락에서 진행되어 왔다. 특히 한국 전쟁, 분단을 겪으면서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정통성을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문제가 좌, 우를 가르는 1차적 잣대가 되었다. 그리고 박정희 이후에는 박정희를 정치적으로 지지하는가 반대하는가가 좌, 우를 가르는 핵심 기준이었고 사회, 경제 정책의 차이는 부차적인 것이었다. 3. 뉴 라이트의 시대 인식과 정책 지향 ※ Old Left, Old Right 와 New Right 구분 Old left Old Right New Right 이념 친공, 반반공 반공 자유주의 주도세력 민주화 세력 산업화 세력 전향 386 대한민국정통성 부정 내지 경시 적극 인정 적극 인정 북한관 친북적 반북적(방어적) 북한민주화(공세적) 한미 동맹 소극적, 부정적(반미) 적극적 (숭미) 적극적 (용미) 외교 민족주의 국가주의 민족주의 세계주의 정부 기능 큰 정부 큰 정부 작고 강한 정부 시장 국가 주도 국가 주도 시장 주도 기간 산업 국영화 지향 국영화 민영화 세계 경제 폐쇄적 부분개방 (수출중심, 투자제한) 개방지향 노-사 관계 노동자 이해 대변 기업가 이해 대변 (독점 인정) 기업가 정신 강조 (독점 반대) 교육 평준화 평준화 자율성 강조 이제 뉴 라이트의 실체가 무엇인지 살펴 보아야 될 것 같다. 뉴 라이트를 분석하는 데 있어서는 왜 그들은 Right이며 또 왜 그들은 New인지를 분석해 보자. 앞서도 언급했지만 뉴 라이트 흐름은 과거 운동권 출신인 좌파 386들이 주도하고 있다. 한 때 좌파였던 이들은 왜 지금 자기들을 스스로 우파라고 칭하는 것일까? 이 점은 세 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다. 첫째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은 이들의 역사관이다. 이들은 과거 좌파들이 대한민국 건국의 정통성을 부정 내지 경시하고 나아가 박정희로 대변되는 근대화 세력의 업적을 과소평가한데 반해 이들 뉴 라이트는 대한민국의 건국과 근대화 세력의 업적을 아주 높이 평가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지난 반세기 동안 세계가 놀라는 성과를 이루었다. 공산주의의 위협이라는 백척간두의 위기에서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냈으며, 전쟁의 폐허 위에서 '한강의 기적'을 이룩하였다. 민주화도 매우 빠른 속도로 이루어냈다. 이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자유주의 연대 창립 선언문 중에서) 즉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자기의 뿌리라고 인정한 데에서 이들은 좌파에서 우파로 전향한 것이다. 둘째, 이들 이념의 전향이다. “자유주의 연대”는 그 단체의 명칭에서도 보이듯이 자신들이 과거 NL이든 PD이든 사회주의자였음을 고백하고 이제는 이념적 자유주의로 전향하였음을 선언했다. 즉 과거에는 자신들이 민중민주주의 혁명 또는 사회주의 혁명을 추구했지만 이제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추구하고 또 옹호함을 명백히 한 것이다. 셋째, 대미 관계에서 한-미 동맹의 강조이다. 과거 좌파들이 주로 미국에 대해서 부정적(반미)으로 생각한데 반해 우파들은 단지 안보적 측면만이 아니라 미국을 따라 배워야 할 모범 국가(숭미)로 생각했다. 이에 반해 신우파들은 반공을 목표로 하는 한-미 동맹이 아니라 북한 인권, 민주화 나아가 세계 민주화까지 생각하면서 한-미 동맹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인권, 민주주의 등 보편 가치를 옹호하는 선에서의 미국과의 동맹이기 때문에 엄밀히 말해 용미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과거냉전 시기 사회주의 진영에 맞선 자유민주주의 블록 내의 동맹을 계승하고 혁신한다는 점에서 우파적 뿌리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렇다면 그들이 우파라고 할 때 구우파와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차이점은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분석해 볼 수 있다. 첫째, 그들은 자유주의 이념에 더욱 철저하다는 것이다. 사실 구우파는 명목상으로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 경제를 강조했지만 그 이념에 철저하지 않았다. 박정희의 개발 노선에서도 보이듯이 좌파적 색채를 아주 강하게 띄었다. 국가 주도형 경제 전략, 경제 계획, 중상주의 수출 주도 전략, 가격 통제, 교육에서 평준화 등의 정책들은 자유주의와는 거리가 있는 것들이다. 이러한 한국적 old right와는 달리 new right는 국가 주도형 경제에서 시장 주도형 경제 발전 전략을 선호한다. 구우파는 아직도 박정희 시절 정부가 기업의 활로를 열어주는 당시의 향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지금도 정부가 경제에 강하게 개입하더라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기업을 이끌고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반면 뉴 라이트는 기업 스스로 발전하고 개척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데 정부의 역할을 국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구우파는 외국인 투자는 제한하고 수출만 강조하는 중상주의 전략이었다면 뉴라이트는 외국인 투자도 적극 유치하는 개방주의 전략을, 또 교육에서는 구우파의 평준화 정책이 아닌 자율화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국가 주도형 전략에서 구우파는 정경 유착을 통한 부패 사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면 뉴 라이트는 정경 유착을 극복하고 청부(淸富)와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추구하겠다는 것이다. 즉 자유주의라는 개념이 단순히 헌법상에만 명목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사회 곳곳의 실질적인 운영 원리로 자리 잡게 하겠다는 것이다. 둘째, 세력적인 면에서 old right는 민주주의에 철저하지 않은 산업화 세력 중심이라면 new right는 80년대 민주화를 이끌어 오면서 민주적 가치가 몸에 배인 386세력이 중심이다. 민주주의에 철저한가 하지 않은가의 차이는 그들의 국가보안법에 대한 시각에서도 드러난다. Old right가 사상, 의사 표현의 자유까지 제한할 수 있는 국가보안법 7조의 폐지에도 소극적인 반면 new right는 이 조항은 당연히 폐지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단 민주주의 사회라고 해서 행동의 자유까지 허용할 수는 없으며 잠입, 탈출, 간첩죄 처벌 같은 조항들은 유지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셋째, 한국의 민족주의 내지 국가주의를 보는 입장에서도 차이가 드러난다. 구우파가 민족 내지 국가를 과도하게 강조하는 반면 뉴 라이트는 국제주의와 세계 민주화를 강조한다. 이런 차이는 북한 문제와 외국 자본을 보는 데에서 투영된다. 북한을 보는 시각에 있어서 구우파는 인공기를 태우는 것에서 보듯이 북한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뉴 라이트는 그것보다는 북한 인권, 민주화 등 보편적 가치의 국제화를 추구한다. 또 외국 자본을 보는 입장에서도 외국 자본이 한국 자본 시장을 장악해 가는 것에 대해서 구우파는 심리적 거부감을 강하게 보이는 반면 뉴 라이트는 외국 자본과 한국 자본과의 역차별은 지적하지만 외국 자본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외국 투자를 유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뉴 라이트 운동은 태동기일 뿐이다. 따라서 뉴 라이트가 추구하는 정책 지향이 무엇인지 아주 세부적으로 나와 있지는 않다. 그러나 한국 사회 우파 또는 보수라고 불리는 세력이 이제는 더 이상 변화하지 않으면 안되는 현실에 처해 있음을 감안하면 앞으로 뉴 라이트의 새로운 정책 개발은 가속도를 받으며 계속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4. Old Left, New Right 그리고 노무현 정부 자유주의 연대는 창립식에서 수구 좌파와 수구 우파를 모두 극복하겠다는 주장을 했다. 수구 좌파는 현 노무현 정부를 주도하고 있는 386세력들을 지칭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민노당에 대해서는 과거 사회주의 또는 김일성주의 이념을 고수하고 있다고 하여 아예 반동 좌파로 규정하였다. 이 글에서는 일단 민노당은 논외로 하고 현 노무현 정부를 왜 수구 좌파로 규정하였는지 그리고 그 평가는 과연 정당한지 살펴 보도록 하겠다. 1) 뉴 라이트의 노무현 정부에 대한 인식 자유주의 연대의 주장을 종합해 보면 현 노무현 정부가 수구 좌파인 이유를 세 가지 측면에서 주장하고 있다. 첫째, 노무현 정부의 대한민국 역사관에 대한 평가이다. 대한민국 건국의 정통성을 부정해온 전통 좌파들의 논리는 북한은 독립투사들이 세운 정권인데 반해 한국은 친일파가 세운 정권이라는 것이다. 이승만은 친일파 청산을 안했고 박정희는 일본군 장교로서 전형적 친일파였다는 것이다. 그 친일파들이 이후에는 또 미국의 엄호하에 친미파가 되어 한국의 역사를 훼손시켜왔기 때문에 한국의 건국과 근대화 세력의 역사는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2004년 8.15 경축사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이러한 전통 좌파의 시각과 아주 유사한 발언들을 쏟아냈다. “더욱 부끄러운 일은, 역사의 바른 길을 걸어 온 독립투사와 그 후손들은 광복 후에도 가난과 소외에 시달리고, 오히려 친일에 앞장섰던 사람들이 사회 지도층으로 행세하면서 애국지사와 후손들을 박해하기도 했다는 사실입니다. 심지어 한때는 친일 인사가 독립운동가의 공적을 심사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독립운동을 했던 사람은 3대가 가난하고 친일했던 사람은 3대가 떵떵거린다는 뒤집혀진 역사인식을 지금도 우리는 씻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아야 합니다. 진상이라도 명확히 밝혀서 역사의 교훈으로 삼아야 합니다.” 이러한 인식은 80년대 유행했던 “해방전후사의 인식”이라는 운동권 필독서의 내용과 사실상 일치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노무현 정부가 과거 80년대 좌파적 시각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둘째는 북한에 대한 시각이다. 특히 자유주의 연대는 현 정부가 북한의 인권과 민주화에 대해 침묵하는 것은 과거 NL 386 운동권의 친북 좌파 정서에서 비롯된다고 비판하고 있다. 자유주의 연대의 핵심 멤버인 홍진표씨는 월간 조선 9월호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시대착오적 對北觀, 對美觀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북한에 대한 시각은 과거의 「讚揚과 信奉」에서 「理解와 寬容」으로 바뀌었다. 열린당의 386들은 『主思派하던 시절은 이미 옛날 얘기』라며 미소를 짓지만, 북한체제의 문제점에 대해선 침묵으로 일관한다. 이들은 「수구적 左派」로 전락했다.” 즉 열린우리당의 386들은 과거처럼 주체사상이나 막스주의를 신봉하지는 않는다고 하더라도(그렇다면 반동 좌파이다) 인권, 민주화의 진보적 가치를 북한에 대해서는 외면하고 침묵으로 일관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노무현 정부도 이러한 시각과 근본적으로 일치한다는 점에서 수구적 좌파라고 비판하는 것이다. 사실 정치권에서는 대표적인 386으로 불리는 정봉주 의원을 비롯한 386의원 그룹들이 미국의 북한인권법 통과에 대해 가장 강력하게 반대하였다. 이는 현 노무현 정부와 386들이 북한 인권과 민주화 문제는 어쨌든 거론하고 싶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동시에 북한 인권을 외면하면서 미국에 대해서 자주 외교를 강조하는 것은 과거 친북반미적 시각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라고 비판한다. 셋째는 현 노무현 정부에게는 80년대의 반기업, 반시장적인 사회주의적 잔재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이다. 특히 과거 386들이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열린 우리당에는 이러한 경향이 강하게 남아 있다고 본다. 가령 신문법 같은 경우는 신문사의 시장 점유율을 강제로 제한함으로써 자유 시장 원리를 정면에서 부정하고 있다고 본다. 또 사학법의 경우에도 사학의 개혁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사학의 소유권 자체를 부정하려는 것은 반자본주의적 사고라고 평가한다. 아울러 교육 평준화를 추구하려는 데에서 과거 좌파적 사고가 강하게 남아 있다는 것이다. 2) 노무현 정부 수구 좌파 평가 정당한가? 노무현 대통령은 2003년 취임 직후 검사와의 대화에서 학번으로 따지자면 자신은 83학번 쯤에 해당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노 대통령 자신이 얼마나 386세대들과 정서적 동질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인지 잘 웅변해주고 있다. 그렇다면 뉴 라이트가 비판한 것 처럼 노무현 정부의 여러 정책들은 과거 386 잔재를 벗어나지 못한 수구 좌파적 성격이라고 단정할 수 있는가? 물론 노무현 정부의 모든 정책들을 싸잡아 수구 좌파적이라고 비판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몇 가지 측면에 있어서는 수구 좌파적이라는 비판이 정당하다고 생각된다. 우선, 자유주의 연대 주장처럼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근대화 세력의 공을 부정하는 것은 수구 좌파적일 수 밖에 없다. 사실 이승만 정부 때까지는 남한과 북한 중 어느 쪽이 더 정통성이 있는지 어느 체제가 더 우월한지 객관적으로 판정하기 어려웠다. 북한은 남한에 비해 경제적으로 월등했고 사회도 아주 활력있었다고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냉전이 해체된 지금에는 공산주의 체제보다는 자본주의 체제가 월등했다는 것이 이미 입증되었다. 친일파를 청산했건 안했건 대한민국은 성공했고 북한은 대량 아사와 탈북자 사태에서 보듯이 사멸의 과정에 있다. 따라서 북한의 건국에 대해서는 다양한 평가가 있을 수 있겠지만 친일파 문제를 가지고 대한민국의 역사를 폄훼하거나 과소평가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분명히 대한민국은 경제적으로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다. 정치적으로도 88년 버어마처럼 민주주의를 완전 압살하고 다시 쿠테타를 반복하는 그런 과정을 겪지 않았다. 87년 당시 쿠테타 설이 없지는 않았지만 전두환, 노태우 등 군부 세력은 6.29 선언을 통해 평화적인 정권 교체에 협력했다. 이는 한국의 역사가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이 대립으로만 일색한 역사가 아니라 일면 대립하면서도 협력한 역사였음을 증명해주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한국의 좌파들은 서구 사회민주주의적 좌파들에게 배워야 할 것이 있다. 서구의 좌파들은 소련, 동구 사회주의에 대해서는 우파와 함께 아니 우파보다 더 강력하게 비판을 하였다. 그 이유는 소련, 동구 사회주의는 사회민주주의자들과 함께 사회주의를 추구한다는 명분은 공유하지만 그 방식이 기본적으로 독재적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사회민주주의자들은 민주주의자로서 그것이 자본주의 독재이든 사회주의 독재이든 모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천명한 것이다. 그런데 최근 노무현 대통령이 한국 근대사를 두고 8.15 경축사와는 전혀 다른 내용의 평가를 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11월 18일 노무현 대통령은 칠레 동포와의 간담회에서 이승만, 박정희 전직 대통령들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李承晩 전 대통령에 대해 『토지개혁, 농지분배라는 획기적인 정책을 편 덕분에 한국전쟁 때 국민들이 하나로 뭉쳐 체제를 지켜냈다』, 또 독재자로만 취급해온 朴正熙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독재라는 부정적 평가를 받으면서도 산업화 과정을 이뤄 여기까지 왔다』는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이는 노 대통령의 역사 인식이 변해가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둘째, 북한 인권에 대한 침묵도 수구적이라는 비판을 면하기는 어렵다. 한국의 구우파는 북한의 실체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다는 점에서 한국의 구좌파는 북한의 인권 현실을 애써 외면한다는 점에서 동시에 수구성이 존재한다. 이제 북한 인권의 실상은 만천하에 드러나 버렸다. 죄가 없는 다른 가족까지 감금하는 정치범 수용소, 인체에 대한 생화학 실험 등 근대 사회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인권 만행이 북한에서 자행되고 있다. 이 북한 인권 문제를 두고 세계는 이제 좌, 우 구분 없이 비판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공화당, 민주당 모두 북한 인권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일본 공산당도 프랑스 공산당도 북한 인권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또 중국 공산당 산하 천진 사회과학원에서는 김정일 수령 독재 체제를 공개 비판한 적도 있다. 또 한국 보다 인권 현실이 열악한 나라들도 북한 인권 만큼은 공개적으로 규탄한고 있다. 2004년 4월 유엔인권위원회에서는 부탄, 브라질, 코스타리카, 크로아티아, 도미니카공화국, 가봉, 과테말라, 온두라스 등 한국보다 인권 수준이 높다고 할 수 없는 나라들이 대거 북한 인권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것이다. 이 처럼 북한의 인권 만행은 좌, 우의 경계를 뛰어넘어 근대의 기본적 가치를 근저에서 허무는 것이란 인식을 할 필요가 있다. 사실 반미의 문제도 이런 친북적 시각과 맞물려 있다. 북한에게 지원할 것은 지원하되 비판할 것은 비판해야 마땅함에도 가능한 북한의 단점은 숨기고 감싸줄려고 하는 태도에서 미국과의 충돌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미국의 북한인권법 통과는 그 저변에 깔린 의도와 상관없이 반대하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정말 용감한 여당의 386 의원은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섰으며 대다수 의원들이 이를 동조했다. 또 북한 핵 문제에 대해서도 이것은 한반도 비핵화 선언을 위반한 것이어서 한국 입장에서도 분명한 선을 그어야 됨에도 불구하고 괜히 북한의 핵은 방어용이라는 불필요한 이야기를 하여 미국과의 갈등을 부추키고 있는 것이다. 물론 정당한 명분이 있을 때에는 미국과의 갈등도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명분이 떨어지는 문제에 있어서까지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한국을 국제 민주주의 진영에서 고립화시킬 뿐임을 명심해야 한다. 때문에 노무현 정부가 강조하는 자주 외교도 미래 지향적이라기보다는 과거 지향적인 시각아니냐는 의심이 해소되고 있지 않은 것이다. ※ Old Left, Old Right, New Right 와 노무현 정부 구분 Old left Old Right New Right 노무현 정부 이념 친공, 반반공 반공 자유주의 실용 중도(?) 주도세력 민주화 세력 산업화 세력 전향 386 민주화 세력 대한민국정통성 부정 내지 경시 적극 인정 적극 인정 경시 북한관/인권 친북적/ 남한 인권만 지적 반북적(방어적)/ 북한인권만 지적 북한민주화(공세적) /남북 인권 모두 지적 북한 인권/ 민주화 언급 안함 국보법 완전 폐지 유지 온존 개정 완전 폐지 한미 동맹 소극적, 부정적(반미) 적극적 (숭미) 적극적 (용미) 자주 외교 강조 한미 동맹 덜 강조 (탈미 경향) 외교 민족주의 국가주의 민족주의 세계주의 국가주의 정부 기능 큰 정부 큰 정부 작고 강한 정부 국가 철학부재 시장 국가 주도 국가 주도 시장 주도 국가 철학부재 기간 산업 국영화 지향 국영화 민영화 국가 철학부재 세계 경제 폐쇄적 부분개방 (수출중심, 투자제한) 개방지향 국가 철학부재 노-사 관계 노동자 이해 대변 기업가 이해 대변 (독점 인정) 기업가 정신 강조 (독점 반대) 계급 운동적 노조 에는 단호히 반대 교육 평준화 평준화 자율성 강조 평준화 고수 이에 반해 노무현 정부의 사회, 경제 정책에 대해서는 수구적이라는 비판보다는 좌충우돌하고 있다는 평가가 더 정확할 것이라고 본다. 이는 행정부에서는 시장주의자인 이헌재 장관이 수장으로 있고 청와대에서는 분배주의자인 이정우씨가 수장으로 있으면서 이 두 사람의 시각이 조화되는 것이 아니라 대립하고 오락가락하고 있는 현실에서 단적으로 나타난다.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2월 3일 “1가구3주택 보유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60%) 제도 시행 연기 방안을 계속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이를 언급하기 이틀 전 청와대에서 ‘내년 강행 방침’을 밝혔던 것이다. 두 마리의 말이 하나는 앞에서 끌고 하나는 뒤에서 반대 방향으로 끌어 당기는 형국이다. 노대통령도 왔다갔다하기는 마찬가지이다. 해외에 나가서는 대기업은 애국자이고 최고라면서 한껏 치켜세우고는 국내에서는 대기업들이 그렇게 반대하는 공정거래법을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행하고 있다. 또 규제를 완화하고 시장 주도의 경제 발전을 위해 총리실 산하에 규제개혁위원회를 신설하면서도 효과 자체도 불분명한 SOC 투자를 주 내용으로 하는 뉴 딜 정책을 밀어부치고 있다. 그 뿐인가? 세계화 시대에 맞게 자유무역협정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으면서도 이미 민영화된 기업들인 KT, 포스코, 국민 은행 등은 국민 기업이라며 외국 자본으로부터 어떤 일이 있든 지키겠다면서 반세계화적인 발언들을 하고 있다. 심각한 문제는 현 정부의 이러한 정책들이 어떤 일관된 논리로 추진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노무현 정부가 영국의 제 3의 길 같은 일관된 노선을 제시한 바탕 위에서 위와 같은 정책을 추진한다면 사정은 다르다. 왜냐하면 향후 정부가 어떤 정책을 추진할지 예상 가능하기 때문에 정부정책의 불확실성을 제거할 수 있고 시장도 정부 정책을 예상할 수 있기 때문에 그에 맞게 대응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처럼 일관된 논리를 제시하지 못하면 경제 주체들은 앞으로 정부 정책이 어디로 튈지 예측할 수 없게 되고 따라서 시장 전망의 불확실성도 그만큼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죽어나는 것은 기업과 국민인 것이다. 그리고 사실 교육 문제에 있어서는 과거 좌파이든 우파이든 모두 평준화 정책을 선호했다. 따라서 현 정부가 평준화 정책을 지속한다고 해서 이를 굳이 좌파적이라고 부르기는 어렵다. 하지만 과거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만큼은 분명하다. 대신 노조 문제, 특히 대기업 노조에 있어서 만큼은 80년대의 시각에서 벗어난 것은 확실한 것 같다. 노무현 대통령도 종종 대기업 노조 등 계급적 노동 운동은 이제 더 이상 진보적인 세력이 아니며 공익을 무시하고 자기의 이익만 추구하는 이익 집단이라는 입장을 명백히 표명했다. 따라서 2003년 화물 노조의 파업에서부터 최근 전국공무원 노조의 파업에 이르기까지 타협하지 않고 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종합하자면 현 정부는 역사관과 외교, 안보 문제에 있어서 여전히 80년대 좌파적 시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에 반해 사회, 경제적 문제에 있어서는 과거의 흐름과 미래의 흐름이 혼재되어 좌충우돌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보는 시각에 따라서 이는 과거 흐름에서 탈피하여 미래로 나아가는 진통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5. 좌파, 우파 모두 새로운 세력 나와야 한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뉴 라이트의 흐름이 어떻게 완성되어 갈 것인지 지금으로서는 예단하기 힘들다. 또 구 좌파 흐름이 어떻게 변해갈 것인지 예측하기도 쉽지 않다. 그러나 몇 가지 확실한 것은 있다. 1) 뉴 라이트, 뉴 레프트 모두 386세대로부터 나올 것 우선 새로운 우파이든 새로운 좌파이든 모두 386 세대에서 나올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세대는 그 어느 세대보다도 이념과 비젼, 사회 정책 문제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했다. 따라서 좌든 우든 미래의 새로운 비젼을 체계적으로 내어 올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뉴 라이트 흐름이 과거 좌파로부터 시작된 것은 이와 같은 그들의 능력 때문이다. 아울러 좌파도 변하고 있음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로 이어지면서 과거 386 세력들도 조금씩 변화해오고 있다. 이 정부 들어서도 단적으로 열린 우리당의 많은 386 의원들이 이라크 파병을 반대하지 않았고 몇 가지 수정이 있었지만 기업도시법 등을 반대하지 않고 있다. 단지 그들의 변화한 이념과 노선이 아직은 체계적으로 정리되고 공표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과거 좌파의 흐름을 계승하고 있는 우리당 등의 세력들은 자기들을 부단하게 혁신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들은 뉴 라이트로부터 끊임없이 수구라는 비판을 모면하기 힘들 수도 있다. 2) 세력으로서 올드 라이트 존재하는가? 동일한 이념을 추구하는 하나의 세력으로서 old right는 더 이상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 박정희 이후, 전두환, 노태우로 이어지는 한국의 산업화 세력들의 변천 과정을 보면 이들 구우파들의 이념적 색채가 점차적으로 변해감을 알 수 있다. 박정희 노선은 전두환에 이르면 정치적 반공은 유지하되 경제는 국가 개입에서 민간 자율로 점차 이행하기 시작한다. 대한석유공사의 민영화 등 기간 산업의 민영화 작업도 시작된다. 노태우 정부에 이르러서는 경제 개방의 폭도 넓어지고 민영화도 더 가속화된다. 아울러 냉전의 해체와 맞물려 북방 정책이 과감히 추진되면서 기존 반공 노선에 변화가 오기 시작한다. 이러한 변화는 김영삼 정권에 이르러서는 세계화와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하면서 과거 박정희 정권 당시의 반공 노선과 국가 주도의 경제 발전 노선은 근본적으로 전환하게 된다. 이러한 우파 내의 점진적 변화 과정에서 박정희 노선으로 상징되는 구우파 이념 세력은 상당히 파편화되고 다양해지고 있다. 현재 한나라당 내부의 제 세력이 상당히 복잡해진 이유는 과거 우파의 변천 과정과 무관하지 않다. 그렇다면 최근 노인들의 집회로 상징되는 구 우파적 흐름은 무엇인가? 사실 반핵반김 투쟁, 독립 신문으로 상징되는 이들 흐름은 국가의 비젼과 노선을 제시하는 총체적 우파 이념이라기 보다는 한국 사회의 해이해진 안보 의식에 위기감을 느껴 뛰쳐나온 것이다. 즉 김대중의 햇볕 정책 이후로 강화된 한국 사회의 안보 불감증, 또 북한 체제에 대한 무비판증 등 과거 반공 세력의 입장에서 볼 때 결코 용납되지 않는 흐름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여기에 불안을 느낀 전쟁 세대들의 즉자적 흐름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 구 우파적 흐름이 뉴 라이트 흐름과 정면 대립하리라고 보는 것은 성급한 결론이다. 최근의 구 우파적 흐름이 단순 안보 불감증에서 나온 즉자적 흐름이라면 뉴 라이트 세력이 북한에 대해서도 충분히 비판하면서 새로운 국가 이념을 들고 나올 때 이들 구 우파들은 뉴 라이트 흐름을 지지하고 동화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는 조선, 동아 등 구 우파적 신문들이 최근 뉴 라이트를 집중 조명하고 있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구우파는 뉴 라이트의 헤게모니를 인정하고 흡수통일을 자처할 수도 있다. 관건은 뉴 라이트 흐름이 앞으로 얼마나 자신의 가치와 역량을 인정 받아 독자적 세력 구축에 성공하느냐에 달려 있다. 물론 일부 국회의원들은 자신의 정치적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몸부림칠 수는 있으나 그 방식은 뉴 라이트에 대립하는 방식 보다는 편승하는 방식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많다. 3) 뉴 레프트가 태어나기 위한 위한 전제 조건 Old left가 new left로 다시 태어나기 위한 전제 조건은 무엇일까? 우선 서구의 경험을 보자면 서구의 new left는 소련, 동구 공산주의와 결별하는 과정에서 나왔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2차 대전 직후의 프랑스에서는 공산당이 제 1 야당일 정도로 막강한 파워를 행사했다. 그러나 서구 좌파 진영은 소련, 동구 공산주의에 대한 입장을 둘러싸고 민주사회주의적 흐름과 공산주의 흐름으로 나뉘었다. 프랑스 사회당으로 대표되는 민주사회주의적 흐름은 소련,동구권을 좌파 독재라고 맹렬하게 비난했다. 그에 반해 공산당은 공산주의 독재에 대해서 침묵으로 일관했다. 이로써 new left는 old left와 결별하였다. 이후 소련, 동구의 붕괴와 함께 프랑스 공산당은 사실상 몰락한 반면 new left는 오히려 건재함을 과시했고 집권당이 되기도 하였다. 그런데 당시 반공사회민주주의적 흐름도 세월이 흐르면서 이제는 old left가 되었다. 그리고 영국의 제3의 길이나 독일의 신중도가 전통적 사회민주주의적 흐름을 극복하면서 새로운 좌파의 길을 열어가고 있다. 아직도 소련, 동구식 공산주의를 추구하는 흐름은 이제는 old left도 아니고 반동(reactionary)좌파로 인식되고 있다. 한국 좌파의 시험대는 북한 문제이다. 북한 정권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를 두고 범좌파 진영 내에서 분화가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그러나 북한 정권의 온갖 만행과 잔인한 독재에 침묵으로 일관하는 세력은 북한 내부의 현실이 외부에 공개될 때 초래될 비판을 감당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2004년 민노당 내부 경선과정에서 북한 체제 문제를 두고 격렬한 논쟁이 있었다는 것은 한국에서도 new left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음을 내비치고 있다. 이에 반해 아직도 열린우리당 내부에서 적극적으로 북한 인권, 민주주의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다. 이 점에 있어서는 오히려 민노당 보다 더 수준이 떨어진다고 할 수 밖에 없다. 아울러 한국의 좌파도 더 이상 대한민국 건국의 정통성을 부정해서는 안된다. 한국의 좌파가 남한 보다는 북한 건국의 정통성을 더 인정해 왔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어쨌든 성공한 국가이다. 이는 북한의 실패와 극명하게 대비된다. 대한민국 건국 과정에서 친일파가 온존했다는 것은 건국 과정 상의 일부 오점이 될 수는 있으나 건국의 정통성 자체를 부정하는 논리일 수는 없다. 또 80년대 좌파들은 해방 직후 남로당과 그 역사적 뿌리가 같지 않다. 80년대 좌파들은 급속한 산업화 과정의 산물이다. 즉 그 태생 자체가 대한민국이라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의 좌파들도 더 이상 대한민국 건국의 의미를 폄하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싫든 좋든 한국의 좌파는 박정희 정권의 정책 지향과도 상당히 많은 유사한 점이 있음을 무시해서는 안된다. 특히 국가 주도의 경제 정책, 경제 계획, 기간 산업의 국유화, 민족주의 고양 등은 80년대 좌파들도 추구하던 정책들이다. 이런 맥락에서 좌파들이 박정희를 정치적으로 비판할 수는 있어도 그 발전 노선을 부정한다는 것은 곧 자기 부정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오히려 한국의 좌파는 박정희 정권을 좌파적 관점에서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 넷째, 좌파 내에서도 치열한 이념 투쟁과 자기 정립 과정이 있어야 한다. 앞서 노무현 정부를 평가하면서도 언급하였지만 민주화 세력 내부에서도 과거 지향적 흐름과 미래 지향적 흐름, 시장 지향적 흐름과 분배 위주 흐름 등 다양한 스펙트럼이 공존하고 있다. 민노당도 그렇지만 열린우리당 내에서도 이념 색깔에 따라 다양한 계파가 분화되는 모습이 보인다. 한국 사회의 한 차원 업그레드를 위해서는 이러한 내부의 이념, 정책 경쟁이 더 치열해져야 될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21세기는 세계화, 지식사회화, 반테러 전쟁 등 아주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이 복잡한 세계를 대중들의 신망을 받으면서 질서 있게 이끌고 가기 이해서는 자신의 비젼이나 노선을 국민 대중들에게 명백히 제시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좌파들은 서구 좌파들의 역사적 경험을 충분히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특히 미국과 유럽의 좌파 진영들이 어떠한 변화를 겪어 왔는지 살펴보는 것은 한국의 좌파들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줄 것이다. 만약 뉴 라이트와 대별되는 한국의 뉴 레프트가 형성된다면 과연 어떤 차별성을 가지게 될 것인가? 그것을 지금 예측하는 것은 무척 어렵다. 오히려 예측 가능한 것은 그들 사이의 차이점보다는 공통점이 더 많아진다는 것이다. 미국, 유럽의 신우파, 신좌파는 점점 수렴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둘 다 세계화에 적극적이고 민간의 자율을 강조하고 기업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 둘 사이의 차이는 과거 구좌파와 구우파의 차이에 비하면 정말 사소한 차이로 비쳐질 수도 있을 정도로 크지 않다. 그러나 한국의 신우파와 신좌파가 서구와 동일하게 발전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한국의 구좌파와 구우파가 서구의 구좌파, 구우파와 다른 모습으로 형성되었듯이 말이다. 아마 새로운 한국적 모습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다. 한국의 혁신 우파과 과연 성공할지 또 좌파들은 새롭게 자기를 혁신할 수 있을지 지금으로선 모두 의문 부호일 뿐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들 흐름이 성공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미래 대한민국의 운명이 결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이글은 한국의 좌우에대한 일반적인 사회적 견해를 퍼온글입니다. 명백히 말하건데 제가 대학생님과 여기서 논쟁하려고 하는것은 아닙니다. 단지 이런글을 올리게된 명백한 동기와 좌우를 기준으로 논쟁을 해야할 대학생님의 가치관을 알고싶었고 왜 탈북자들이 좌익보다는 우익을 좋아하게 됬는지를 설명해 드리려고 했던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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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열심히 하셔서 큰 일 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