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의 오해, 그리고 세 가지의 경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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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의 오해, 그리고 세 가지의 경계 촌철유감 지각(知覺)을 가지고 있는 인간사회에서 그 지각을 위장의 처세로 활용하여 세상을 어지럽히는 위험천만의 경우를 지적한 말이 있다. 중국 한나라 때 사상가 유안(劉安)이 그의 회남자(淮南子)에서 이를 강하게 경계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 폐해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즉, 덕이 없는데도 군주의 총애를 받는 것, 재주가 적은데 지위가 높은 것, 그리고 큰 공이 없는데도 후한 상을 받는 것이라는 것이다. 2100여 년 전의 이 말을 가만히 살펴보면 오늘의 노무현 정부의 인사행태를 들여다보는 것 같아 민망하기까지 하다. 덕은 커녕, 오로지 한솥밥 먹은 인연으로 낙하산, 회전문 인사가 예사요, 실패한 부동산 정책입안관계자들에게 훈장을 주었다는 얘기가 기억 속을 헤집고 나온다. 따지고 보면 어디 그 뿐 만일까 마는 이럴 때 마다 하는 말, 능력이 있는 적재적소의 인사라는 강변은 늘상 들어오던 낡은 레코드판의 재탕일 뿐이었다. 유안이 지적한 세 가지 위험한 것들을 지금 한창 떠들썩한 한나라당의 대선주자들의 입장에 대입하여 풀어본다. 덕이 없는데도 군주의 총애를 받는 것, 다시 말해 지도자 자격이 없는데도 있는 것처럼 위장하여 국민들의 지지를 많이 받고 있지는 않는지, 또 그러한 지지율을 오해하여 그 캠프 내에 별 재주가 없는데도 목소리와 잔재주로 설쳐대며 남에게 괜한 상처를 주는 자가 바로 사후에 큰 공을 바라는 자가 아닐까 한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이러한 오해, 위장의 상황에 대한 세 가지 경고를 모를 수도 있다. 국외자(局外者)로서는 빤히 보이는 수를 장기알을 쥐고 있는 당사자가 모를 수 있다는 것이다. 지도자가 되겠다고 하는 사람과 그를 에워싸고 있는 사람들은 스스로가 타인이 되어 냉정하게 경계할 것은 경계하며 겸손해야 할 것이다. 유안의 지적이 새삼 가슴에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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