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청진서 도둑 ‘득실’…공안기관은 대책 없다며 ‘나 몰라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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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 : 최근 북한 함경북도 청진시에 도둑이 성행해 주민들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갈수록 심화되는 빈부격차에 따른 현상인데, 단속을 해야 할 공안기관은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가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함경북도 청진시에 조직적인 절도 범죄가 성행해 주민들 사이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벌건 대낮에 행인의 가방을 칼로 긋고 지갑을 강탈해가는 것은 물론, 빈집을 노린 대범한 도둑질도 많아지고 있다는 겁니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6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청진시 전역에 도둑이 득실거려 주민들 사이에서 ‘죽겠다’는 원성이 자자하다”면서 “밤마다 도둑을 맞아 비명을 지르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린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범행을 저지르는 일당은 10대에서 20대 초중반의 초등학원(꽃제비(부랑아) 수용 시설) 출신으로 추정되며 치밀한 계획 하에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들은 점잖은 행색으로 위장한 채 돌아다니다가 손 쓸 새도 없이 순식간에 주민들의 재산을 약탈해 가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이같이 청진시에서 절도 범죄가 성행하게 된 데는 최근 급격히 심화되는 빈부격차가 한 몫 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시장화의 흐름에 편승한 주민과 그렇지 못한 주민 사이의 간극이 확대되는 가운데, 상대적 박탈감이나 사회적 불만이 도둑질 같은 범죄로 이어지는 겁니다. 특히 청진시에는 북한 최대 도매시장인 수남시장과 돈주(신흥부유층)들이 주로 이용하는 포항시장이 들어서 있고, 주민들의 시장 참여율도 다른 지역에 비해 높은 편입니다. 이에 따라 경제적으로 비교적 넉넉한 주민들이 모여 산다는 게 알려지면서, 타 지역에서 온 도둑들에게 표적이 되기 십상입니다. 무엇보다 10대에서 20대 초반의 어린 청소년들까지 집단적으로 절도 범죄에 가담하고 있다는 게 주목할 만한 대목입니다. 이제까지 청진시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 벌어진 절도 범죄는 주로 정상적인 배급을 받지 못한 국경지역 군인들의 소행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빈부격차가 날로 심해지면서 이제는 청소년들마저 생계형 절도 범죄에 가담하는 형국인 것입니다. 사태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범행을 단속해야 할 공안기관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수수방관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의 신고가 빗발치면서 인민보안성(우리의 경찰)에서도 상황을 인지하고는 있지만, 빈부격차 해소라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길이 없어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입니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도둑질하는 어린 아이들을 잡아서 일거리라도 줘야 나쁜 짓을 반복하지 않을 텐데, 보안원들은 그런 데 신경 쓰고 싶지 않아 하는 눈치”라면서 “하루가 멀다 하고 도둑들이 늘어 가는데 공안기관에선 ‘뾰족한 대책이 없지 않느냐’며 단속조차 하지 않는다”고 우려했습니다. 김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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