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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주민, 대북 제재 ‘자력갱생’으로 버텨…“시장에 답이 있다”
데일리NK 2017-12-27 16:35:39 원문보기 관리자 1193 2017-12-29 19:16:41

잇따른 김정은 체제의 핵미사일 도발로 2017년 시행된 4차례의 유엔 대북 제재 결의안(2356, 2371, 2375, 2397호)은 인민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국제사회는 강력한 대북 제재를 통해 김정은의 미사일 개발 및 통치 자금 차단을 꾀하고 있지만, 사실 애꿎은 주민들도 피해를 봤던 것도 사실이다. 곳곳에서 “지난해보다 나빠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는 것이다.

김정은 체제 이후 북한 주민들은 시장경제의 흐름 속에 어느 정도 안정적인 장사행위를 해왔고 덕분에 생계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강력한 대북제재가 이어지면서 경제상황이 마냥 좋지만은 않았다.

일례로 대북 제재로 석탄 수출이 여의치 않자, 탄광 근로자들이 곧바로 거리로 나앉게 됐다. 또한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탄광을 통해 밥벌이를 했던 식당과 물류 업체들도 갑자기 할 일을 잃었다. 이는 ‘석탄’ 문제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섬유나 수산물 교역이 어려워지면서 관련 직종에 종사했던 주민들 생계도 덩달아 어려워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대북 제재에 ‘자력갱생’으로 버티는 北주민…“시장에 답이 있다”

그러나 북한 주민들은 가만히 당하고 있지만은 않았다. 당국에서 별다른 대책을 세워주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인지한 주민들은 스스로 ‘자력갱생’ 방안을 마련했다.

예를 들면, 올해에는 일부 지역에서 퇴비 거간꾼(중개인)이 등장했다. 개인장사에 주력하는 주민들을 위해 당국에서 내준 과제를 돈을 받고 대신 해결해주는 신종 직업이 등장했다는 것으로, 돈을 벌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에 대해 평양 소식통은 26일 데일리NK에 “올해는 안팎으로 힘든 상황이 지속됐다. 이런 악조건에서 살아남기 위해 주민들은 돈 되는 일이라면 뭐라도 해야 했다”면서 “때문에 고난의 행군 시기에는 상상도 못했던 여러 장사직업들이 생겨나기도 했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실제 북한에서는 부동산 시장은 물론이고 돈 장사 등이 활기를 띄게 됐으며, 물지게꾼도 근 50년 만에 등장하기도 했다. 또 대학생을 타깃으로 한 임대업도 인기 직종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연유(燃油) 부분에서도 마찬가지다. 외부 유입이 난항을 겪자 휘발유, 디젤유 가격이 올랐는데, 물류업에 종사하는 주민들은 써비차(사람과 물건을 날라주는 차량) 운행에서의 변화를 모색했다.

소식통은 “기름 가격이 오르면서 써비차 운행을 하는 돈주(신흥부유층)들과 운전수(운전사)들은 전보다 적재함이 큰 화물차로 바꿨다”면서 “이용료를 올리기 보다는 많은 승객과 짐을 실을 수 있도록 하면서 연유 가격 상승에 대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누구나 장사를 하는 요즘은 모든 일에서 지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북한 주민들은 난국을 타개하는 데 ‘시장’에 답이 있다고 보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중고로 가격을 낮춰 구매자를 확보하려는 장사꾼들, 길목에서 도매로 조금이라도 싼 가격에 사려는 주민들로 활기를 띠고 있다. 이는 생계활동이 지난해에 비해 치열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결과적으로 북한 주민들은 인민생활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무모한 핵실험만 일삼는 당국에 의지하기 보다는 나름대로 방법을 찾아 나섰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시장에서 경제봉쇄가 강화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밀수로 뛰어드는 주민들도 많아졌다”면서 “최근에는 대학생들의 밀수도 흔한 일이 돼버렸다”고 전했다.

통치자금 축소에 주민 돈 노린다…“보위원들, 탈북민 송금에 집착”

대북 제재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김정은 체제도 예외가 아니었다. 특히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광물 등 각종 수출길이 막히면서 수억 달러의 손실을 맛보게 됐다.

이와 관련 로이터 통신이 중국 해관총서의 국가별 무역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북중 무역액은 3억 8800만 달러(약 4060억 원)를 기록해 지난해 11월 6억 1320만 달러보다 36.7% 급감했다. 또한 지난달 중국의 대북 수입액도 지난해 11월 2억 6220만 달러보다 61.8% 줄어든 1억 18만 달러(약 1080억 원)에 그쳤다. (27일 보도)

김정은 체제가 강성국가 건설을 위해서라는 명목으로 추진한 핵미사일 개발은 오히려 중앙 핵심기관들도 어려움에 처하게 만드는 꼴이 됐다. 거기다 지난해 함경북도 대홍수와 올해 봄 북한 전역을 강타한 가뭄으로 흉작을 맞게 되면서 주민들과 정권기관 모두 식량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상황에 북한 당국은 자신만의 이득만을 쫓아가고 있다. 주민들에게서 각종 명목의 세금징수에 극성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당국의 주민들의 돈주머니를 털어내는 수법은 다양하다. 특히 한국 정착 탈북민이 북한 가족에 보내는 송금 단속도 극성이라고 한다.

양강도 소식통은 “올해는 연초부터 보위원, 보안원들이 부지런히 탈북 가족들의 뒤를 따라다니고 있다”면서 “전보다 생활이 나아졌거나 송금을 받는다는 정보가 입수되면 24시간 고강도 풀(접착제)처럼 떨어지지 않으려고 한다”고 현지 소식을 전했다. 밀착 감시를 통해 뇌물을 뜯어내기 위해 혈안이라는 얘기다.

또한 당국이 북한 주민의 돈줄을 흡수하기도 한다. 어느 장사꾼이 힘들게 마련한 밀수 통로를 적발해 놓곤 자신들이 이를 이용해 돈벌이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이다.

北주민, 체제에 비판 의식 커졌다…“배고픈 국가 우리 돈만 노린다”

때문에 수십 년 동안 받아왔던 대북제재에 ‘면역력’을 자랑하던 북한 주민들도 올해는 조금 지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당국이 적절한 대안 마련을 모색하기는커녕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자, 체제에 대한 비판의식도 커지고 있다.

평양 소식통은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유별나게 세외(稅外)부담이 많아졌다”면서 “이를 두고 주민들은 ‘우리가 배고플 땐 국가에서 나몰라하더니 국가가 배고프니까 우리 주머니 털어간다’는 말로 비난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올해는 지난해보다 농사작황이 좋지 않은 데다 연이어 무역도 막히고 뜯어가는 돈이 많아지면서 ‘언제까지 경제봉쇄를 당해야 되나’, ‘핵은 주민용이 아닌데 애매한 우리만 힘들게 되는 것’이라는 불만의 싹도 자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중앙기관들에서는 연일 아래 단위들에 ‘충성’과 ‘애국’이라는 명목으로 자금 모으기에만 급급한 모습이다”면서 “‘돈을 많이 버는 간부들이 충성자금을 내야지, ‘밥 먹고 살기 바쁜 백성에게서 기름 짜내나’는 비난을 하는 주민들이 대부분”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은 체제의 ‘핵보유국 선언’으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는 더욱 강경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점에서 내년에도 북한 주민들의 생활은 어려워지고 민심 이반은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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