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고교생 5명 생존 가능성 크다 |
---|
金국정원장 "2000년대초까지 北서 활동" “30여년만에 삶의 희망이 생겼어요” 납북고교생 가족들 “정부가 송환 적극 나서길” 북한에 피랍된 일본인 요코다 메구미(橫田惠)씨의 남편인 피랍자 김영남(金英男)씨 등 1977~78년 납치된 고교생 5명이 현재 북한에 생존해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김승규(金昇圭) 국가정보원장은 27일 국회 정보위에 출석, “김영남(당시17세), 이민교(18), 최승민(17), 이명우(17), 홍건표(17)씨 등 고교생 5명이 북한에서 이남화(以南化) 공작 교관으로 활동했다. 97년 검거된 부부간첩 최정남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를 확인했으며 2000년대 들어 탈북자를 통해서도 추가 확인했다”고 말했다고 여야 정보위원들이 전했다. 김 원장은 또 “이들 중 이민교·최승민씨는 2000년대 초까지 교관 활동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978년 8월, 충남 천안상·농고 3학년에 각각 재학 중이던 홍건표씨와 이명우씨는 전남 홍도 해수욕장에서 피랍됐다. 얼마 전 일본인 요코다 메구미의 남편으로 확인된 김영남씨도 군산 선유도 해수욕장에서 비슷한 시기 피랍됐다. 또 이보다 1년 전인 1977년 8월에는 역시 홍도 해수욕장에서 경기도 평택 태광고교 2학년에 재학 중이던 최승민씨와 이민교씨가 납북됐다. 국정원측은 그러나 “이들이 현재까지도 생존하고 있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또 “남북 장관급회담에서 이 문제는 제기하지 않았다”며 “앞으로 명분을 내세워 시끄럽게 함으로써 북한을 자극하지 않고, 조용하게 (송환을) 설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의원들은 전했다. 이날 국정원의 생존 언급 소식을 전해 들은 납북자 가족들은 마지막 희망의 가닥을 발견한 듯 다소 들뜬 목소리로 반겼다. ◇“막둥아, 영남아….”노모는 아들의 생사를 알기 전엔 험난한 세월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지난 18일 김영남씨의 어머니 최계월(82)씨가 국회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아들의 송환을 눈물로 호소했다. /전기병기자 납북 고교생 중 한 명인 최승민씨의 아버지 최준화(77)씨는 “살아 있다니 반갑고 그런 말은 두 말 하면 잔소리 아닌가. 그나저나 생사 여부에 관한 공식 발표는 처음인데…”라며 반가운 기색을 내비쳤다. 최씨는 “아들이 살았다고 하니 마누라가 무덤에서도 좋아할 것”이라며 “부디 이번 기회에 우리 정부가 납북자 송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홍건표씨 동생 홍광표(39)씨는 “편찮으신 어머님도 형 생존 소식에 기뻐하신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들과 형·동생을 잃어버린 후 절망과 희망을 반복하며 고통스러운 삶을 이어오던 다른 피랍자 가족들은 부디 이번 언급이 새로운 전기의 단초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광표씨는 “이미 오래 전에 파악한 내용일 텐데, 왜 이제야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건지…”라며 “앞으로는 모든 걸 공개적으로 처리해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1977년 홍도 해수욕장에 놀러 갔다 실종된 이민교씨의 어머니 김태옥(75)씨는 “어쨌든 내 아들은 내 눈으로 직접 봐야 할 것 같다”며 “우리 정부가 꼭 도와줄 것이라고 믿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1978년 홍도 해수욕장에 놀러 갔다 실종된 이명우씨의 가족은 철저히 익명 속에 살고 있다. 가족들은 언론과의 접촉을 아예 피하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일본인 요코다 메구미씨의 남편으로 확인된 김영남씨의 경우 북한에서 가택 연금 상태인 것으로 알려져 남은 가족들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누나 김영자(48)씨는 “우리 동생이 무슨 잘못을 저질렀기에 두 번이나 고통을 받아야 하냐”며 “정부는 피랍자 생사확인과 송환을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분명히 밝혀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nk.조선
신고 0명
게시물신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