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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 포로 딸들 30년만에 부친 고향 찾아
동지회 960 2005-01-08 11:18:01
국군 포로 딸들 30년만에 부친 고향 찾아


"고향을 그리던 아버지는 저 세상으로 떠나 못 오시고 우리만 이렇게 왔습니다"

6.25전쟁 당시 국군으로 참전했다 포로가 된 아버지 유모(1994년 작고)씨의 딸들이 30여년만에 아버지의 고향인 경남 통영을 찾았다.

주인공은 함경남도 락원군 락원읍에서 살다 지난 98년 중국으로 탈출한 유명희(33), 명자(30)씨 자매. 그동안 중국에서 살다 최근 사촌 오빠(56)의 도움으로 입국한 이들 자매는 정착할 곳을 아버지의 고향으로 정해 7일 오후 통영시 산양읍 큰 아버지의 집을 방문했다.

동생 명자씨는 아버지를 닮은 큰 아버지(79)를 보는 순간 한참 부둥켜 안고 "아버지는 못 왔어요. 남한이라면 치료를 받아 사실 수 있었을 텐데"라며 눈물을 훔쳤다.

명희씨도 "아버지가 얼마나 오고 싶어 했는데"라며 북에서 약 한번 제대로 못 쓰고 기관 천식으로 작고한 아버지의 죽음을 슬퍼했다.

이들 자매는 "평소 아버지가 남쪽을 바라보고 고향을 그리며 눈물을 훔치곤 했다"며 "특히 명절 때 친척이 없어 집에서만 지내며 외로워하셨다"고 기억했다

어릴적 우리가 말을 잘 들지 않을 때 아버지가 통일이 되더라도 고향으로 데려가지 않겠다며 농담 섞인 으름장을 놓곤 했고 우리는 겁이나 곧장 아버지의 말에 순응했다며 아버지에 대한 애틋한 추억을 더듬었다.

이들은 또 "아버지의 손과 발가락이 특히 길었다"며 사촌 언니와 함께 서로 기다란 손가락과 발가락을 대 보며 혈육의 정을 나누기도 했다.

이들은 지난해 고향인 통영시 산양읍사무소에 편지를 보내 사촌 오빠와 연락이 닿은데 이어 중국에서 오빠를 포함한 친척과 만나 가족관계를 확인함으로써 이날 고향으로 돌아오게 됐다.

북에서 노동자로 일했던 이들은 통영에서 친척과 함께 살며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소망했다.

산양읍에 사는 친인척들은 오는 7일 명희, 명자씨의 큰 아버지의 집에서 이웃들을 초청해 환영 잔치를 벌일 예정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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