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탈북루트 그 현장을 가다/<6>접경도시 ‘타치렉과 메사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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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트라이앵글…꿈★의 태국행 황금루트 ▲인도차이나반도의 부국인 태국의 메사이와 최빈국 중 하나인 미얀마의 타치렉은 국경 출입국관리소를 사이에 두고 맞닿아 있다. 중국 멍하이 방향으로 길을 잡은 탈북자들이 태국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통상 미얀마를 거친다. 미얀마를 통과한 탈북자들이 태국으로 가기 위한 마지막 관문이 메사이-타치렉 출입국관리소다. 그러나 여권이 없는 탈북자들은 출입국관리소 인근 지역으로 다시 이동해 강을 이용하거나 땅굴 등을 통해 태국으로 입국한다. 태국과 미얀마 국경은 엉성하게 만들어진 철조망으로 나뉘어 있다. 시장을 보기위해 타치렉에 갔던 태국의 승려가 다시 태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철조망으로 만들어진 국경을 건너고 있다. ▲ 태국 메사이에서 치앙마이로 이어지는 국도 곳곳에 밀입국자를 잡기위한 검문소가 설치돼 있다. ▲미얀마·라오스·태국이 메콩강을 사이에 두고 국경을 이루는 ‘골든트라이앵글’이 내려다 보이는 태국 치양센 인근 전망대에 전통의상을 입은 ‘몽족’ 어린이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3개국의 국경분쟁이 계속되고 있는 지역 특성으로 군대가 주둔하지 않아 메콩강을 통해 태국으로 입국하는 황금의 루트로 활용되고 있다. 접경도시인 태국 최북단의 ‘메사이’와 미얀마의 ‘타치렉’. 태국과 미얀마의 국경이 맞닿아 있는 이곳은 탈북 초창기부터 자주 이용되던 루트다. 세계가 탈북자 인권 등에 주목하면서 양국의 국경경계 강화로 타치렉에서 메사이로 넘어가는 탈북루트도 노출, 군과 세관의 단속이 만만치 않다. 하지만 태국과 미얀마의 경제교류 중심지인 두 접경도시는 국경선인 철조망을 따라 마주보고 형성된 시장통과 상가 등은 여전히 탈북자의 메사이행이 가능한 최적지로 손꼽는데 이견이 없다. 특히 태국과 라오스 등 3개국 접경지대인 골든트라이앵글은 메콩강을 이용해 태국으로 들어올 수 있는요충지여서 탈북자들에게 황금루트로 각광받고 있다. 중국 곤명에서 비행기편으로 태국 치앙마이에 들어온 다음날인 지난 4일 오전 8시께 본보 탐사보도팀은 굵은 빗속을 뚫고 미얀마로 들어가는 관문인 접경도시 ‘메사이’로 출발했다. 하지만 취재진이 2시간여 동안 치앙라이를 향해 달리는 동안 도로 곳곳에서 삼엄한 검문단속을 펼치던 군·경찰 검문소와 맞닥뜨렸다. 이어 북쪽으로 60㎞정도 떨어져 있는 국경도시 메사이에 도착할 때까지 메짠마을 진입처 등 시내 곳곳에도 검문소가 있어 빈틈없는 감시망을 펼쳐 놓고 있었다. 특히 미얀마 따찌렉에서 태국 메사이로 넘어오는데 성공한 탈북자 등의 불법체류자들이 시내로 진입하는 도로의 반대편 차선에서는 불심검문이 일상적으로 진행되면서 지난해만 태국에서 붙잡힌 탈북자만 9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은 탈북자 뿐만 아니라 미얀마인들의 불법 이주와 장기간 체류로 골머리를 않고 있어 불가피한 조치란 지적도 있다. 취재팀은 이날 정오께 도착한 메사이 풍경을 뒤로한 채 국경출입국관리소로 가 출국허가를 받은 뒤 미얀마로 넘어가는 200여m도 안 되는 국경다리를 통해 들어간 미얀마입국관리소에서 사진촬영 등의 간단한 입국절차를 마친 뒤 타치렉 마을에 첫발을 내디뎠다. 어느덧 폭우로 변한 빗줄기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취재팀은 중국산 상품 일색의 타치렉 시장을 둘러보며 미얀마인 외에 인도인과 태국 승려 등의 다양한 사람들을 접할 수 있어 규모는 작지만 국제적인 접경도시의 면모를 엿볼 수 있었다. 태국이 미얀마·라오스인은 치앙라이주에서 무역이나 상업활동을 허용, 간단한 절차만 밟으면 국경 왕래가 자유롭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생각됐다. 저쪽 끝에 보이는 한 건물은 지하실에서 철조망을 가로지르는 지하땅굴을 파 메사이로 탈북자를 보내는 비밀탈출구가 있을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비가 소강기미를 보이자 취재팀은 미얀마에서 출국허가를 받아 국경다리를 건너 메사이로 들어가면서 다시 타치렉을 되돌아봤다. ‘누군가가 메사이로 함께 건너가자’고 부르는 듯했기 때문이다. ‘나도 메사이로 데려가라’고 손을 흔들고 있는 착각마저 들었다. 하지만 그곳엔 아무도 없어 가슴만 허탈해지면서 멍하니 빈하늘만 올려보게 됐다. 탈북자들도 취재진처럼 한국정부가 인정해주는 신분증명 증빙서류가 있다면 조금은 더 쉽게 한국행을 의미하는 태국 땅에 맨발로 밟아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은 하루 온종일 내린 빗물로도 지울 수 없었다. 메사이를 뒤로한 채 취재진은 이날 오후 3시께 인도차이나를 관통하는 메콩강 줄기가 태국·미얀마·라오스 3개 국가의 경계를 구분짓는 ‘골든트라이앵글’로 갔다. 국경분쟁 우려 때문에 3개 국중 어느 한나라도 철책이나 병력을 배치하지 않은 곳으로 과거 ‘쿤사’를 비롯 마약 관련 세력이 패권을 장악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지대다. 태국쪽에 설치된 전망대에서 내려본 삼각지대는 도박장이 설치된 미얀마와 강 건너편의 라오스 등이 한눈에 들어왔다. 탈북자들이 중국 경홍이나 라오스 등지에서 메콩강을 보트로 타고 국경수비대 등의 경계가 없거나 허술한 골든트라이앵글까지 내려와 인근에 정박, 태국땅을 밟는다. 하지만 태국의 쿠데타 정부 이전부터 황금지대를 통해 자신의 땅으로 입국하려는 탈북자들에 대한 봉쇄작전에 들어가면서 위험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두만강에서 태국까지의 머나먼 여정 곳곳에 도사리는 위험들을 이겨내고 남한땅에 발을 딛기 위한 탈북행렬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최근 강·절도에 살인까지 인식나빠 도움주고 싶어도 못할 수밖에 없어 “도강 순간부터 또다른 이산가족을 잉태하는 서글픈 민족역사가 시작되기 때문에 탈북자 문제는 비단 개인에 한정된 문제만은 아닙니다.” 북한선교를 담당하던 지난 1997년부터 탈북자와 함께 했던 조선족 안선용씨(가명·30)는 “탈북자의 기본사고와 의식차이가 우리와 큰 데다, 아무런 터전도 없는 중국에서 살아가기 위해 거짓말과 도둑질 등의 안좋은 습관까지 몸에 배어 있어 지독한 배신감을 느끼는 등 함께 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안씨는 조선족들의 탈북자 인식에 대해 묻자 “탈북초기인 1990년대엔 같은 동족으로 불쌍히 여겨 많은 도움을 줬지만 최근에는 탈북자들이 강·절도는 예사고 사람까지 죽이면서 도움의 손길이 인색한 편”이라고 답했다. 또 중국당국이 탈북자를 도와준 단체나 개인들에게 높은 벌금을 부과하는 등 처벌이 강화돼 마음이 있어도 외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안씨는 “중국에 왔지만 북송될 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는 탈북자들중 여성들은 삼합등 국경도시에서 활개치는 인신매매단에 의해 팔려가는 등의 위험에 노출, 보호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행을 원하는 탈북자와 함께 다시 북으로 돌아가겠다는 사람들을 위주로 쌀과 돈 등의 물질적 원조를 병행해 일정부분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안씨는 마지막으로 “은신처를 마련해 탈북청소년 10여명을 보호하기도 했지만 대다수 아이들의 호구와 증명서를 위조하지 못해 집에서 교육을 시키는 등 한계를 드러냈다”며 “북에 둔 가족들과 떨어진 그 자체가 아이들에겐 불행이기 때문에 우리가 함께 막아야만 한다”고 당부했다. 경기일보 2007-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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