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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에 두고온 가족 더 생각나요”
REPUBLIC OF KOREA 관리자 994 2007-09-19 10:36:29
강원일보 2007-09-19

- 추석 앞두고 새터민들 그리움 대신해 노인요양시설 봉사

 `노들강변 봄버들 휘휘 늘어진 가지에다, 무정세월(無情歲月) 한허리를 칭칭 동여매어 볼까” -노들강변 가사중-

 추석을 일주일 앞둔 18일 춘천시 소양로 4가 노인요양시설 `태양의 집'에선 북한이탈주민 최연화(가명·여·42)씨의 구슬픈 `노들강변' 노래가 흘러 나왔다.

 이날 춘천에서 생활하고 있는 북한이탈주민 7명은 추석을 맞아 치매, 중풍 등을 앓고 있는 노인 9명이 생활하고 있는 이 곳을 찾아 봉사활동을 펼쳤다.

 이들은 청소는 물론 노인들을 목욕시키고 귀에 수지침을 놓아주며 북녘땅에 두고온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대신했다.

 1997년 두 아들과 함께 남한에 온 이예선(여·48)씨는 “북한에서도 추석은 온가족이 모여 즐겁게 지내는 민족 최대의 명절이라 이맘때만 되면 고향이 더욱 그리워 진다”며 “함께 남한으로 오지 못하고 북녘땅에 홀로 남아 계신 어머니가 너무 보고싶다”며 흐르는 눈물을 연신 손수건으로 훔쳐냈다.

 북에서 의사를 하다 탈북한 김관현(70)씨는 이날 몸이 불편한 노인들에게 수지침을 놓아주며 따뜻한 사랑을 베풀었다.

 김씨는 “추석이 돌아오면 북에 두고온 자식들이 너무 보고 싶어 진다”며 “올해 32살이 됐을 막내아들이 자꾸만 눈에 밟힌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어두운 분위기도 잠시뿐이었다. 지난 5월 남한에 온 최연화씨는 청아한 목소리로 `반갑습니다'와 `노들강변'을 불러 노인들 뿐아니라 봉사를 나온 동료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만들었다.

 그녀는 “어르신들이 즐거워 하시는 모습을 보니 마치 내 부모님이 즐거워 하시는 것 같아 흐뭇하다”며 “앞으로 자주 찾아뵙고 어르신들을 기쁘게 해드리겠다”고 약속했다.

 박춘란(82)할머니는 “손주 같은 사람들이 와서 어깨도 주물러 주고 침도 놔줘서 너무 좋다”며 “봉사는 필요없고 자주 찾아와서 말벗이나 돼 줬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전정자 태양의집 원장은 “지난해 암으로 숨진 남편도 북한 함경도가 고향이라 북한이탈주민들이 와서 봉사를 해춰 더욱 뜻 깊다”고 고마워했다.

 이날 봉사를 주관한 춘천경찰서 관계자는 “추석을 맞아 도움만 받던 북한이탈주민들이 남을 위해 봉사를 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봉사를 나온 북한이탈주민들이 앞으로 봉사를 자주 나오자고 해서 한달에 한번씩 봉사활동을 벌인 계획이다”고 했다./서승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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