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체벌에 화장실 못가게 물도 안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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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007-09-22 02:46 ●‘아동 학대 논란’ 北아리랑 공연은 “보통 애들 굳은 허리를 문어처럼 만들어” 나는 어릴 때부터 리듬체조 선수로 활동했고 왕재산 경음악단 목란조 무용수로도 활동했다. 탈북(2002년)전 대(大)집단체조 리듬체조(아리랑의 전신) 안무가로 3차례 연습에 관여했다. 아리랑에는 10만명 가까운 학생들이 동원된다. 그들이 기계처럼 움직이는 데는 엄청난 체벌과 고통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1999년 11월부터 내가 연습을 시켰던 어린아이들의 모습은 지금도 눈에 선하다. 당시 6~14살 어린아이들에게 6개월여 동안 리듬체조를 가르쳤다. 전혀 해보지 않은 아이들을 몇 개월 안에 선수 수준으로 훈련시키는 것이다. 한 겨울에 야외에서 온종일 회초리를 들어가며 굳은 허리를 문어처럼 만들어야 한다. 얼어 갈라터진 발바닥에서 핏물이 나와 우는 아이들을 집에 보내지 않고 계속 훈련을 시킨다. 한 여름 훈련은 더 혹독하다. 장시간 햇볕에 노출돼 일사병으로 쓰러져 병원에 실려가는 것은 일도 아니다. 식량난으로 밥을 제대로 못 먹으니 영양부족으로 쓰러지는 아이들도 허다하다. 가장 큰 문제는 화장실이다. 행사 한 달 전부터는 전체 예행 연습을 하는데 대기시간부터 행사가 끝나는 시간까지 3시간이 넘는다. 화장실을 자주 가지 못하게 물을 주지 않는다. 가고 싶더라도 금지다. 때문에 남자아이고 여자아이고 그냥 서서 참고 참다가 배설을 한다. 연습장엔 악취가 진동할 수밖에 없다. 연습장 뒤에서 이런 자기 자식들의 모습을 보며 흐느껴 우는 부모들의 모습도 흔하게 볼 수 있다. ◆오영희씨는 오영희(37)씨는 북한 최고의 안무가이자 전설적인 무용가 최승희의 제자인 안창남(왕재산경음악단 당비서)으로부터 11살 때부터 무용과 리듬체조를 배웠다. 그는 1992년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출전, 은메달을 딴 것을 계기로 왕재산경음악단 무용조에 선발됐다. 그가 소속돼있던 목란조는 김정일 위원장만을 위한 무용 조직으로 항간에서 흔히 말하는 ‘기쁨조’인 셈이다. 목란조는 디스코·탱고·왈츠 등 현대무용을 전공하는 키 160㎝ 이상의 여성들로 구성돼있다. 그녀는 2002년 탈북, 한국에 온 뒤 세종대 무용과에서 한국무용을 공부했다. 그는 현재 탈북자 출신들을 모아 평양예술단을 만들고 단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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