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민족 다문화 사회]③새터민의 꿈(북한이탈주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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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2008-01-15 12:48 "언제쯤 한국 사람이 될 수 있나요?" 우리사회의 북한이탈주민(새터민) 수는 전국적으로 1만 3천 명을 넘어섰다. 이들 상당수는 경제적인 어려움에다 사회의 냉대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체제가 달라' '자신감이 없어' '차별과 편견 때문에'… 갖가지 이유로 인해 이들의 삶은 힘겹기 짝이 없다. 그렇다고 새터민 모두가 무기력한 것은 아니다. 밝은 미래를 꿈꾸며 열심히 살아가는 이들도 얼마든지 있다. 이들에게 사는 얘기를 들어봤다. 대구의 새터민 수는 353명(경북 284명)이다. 이들 중 교수, 직장인, 학생 등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모범 사례가 많다. 괜찮은 직장을 잡고 자신이 원하는 학교에 다니는 새터민들이 갈수록 느는 추세다. 북한이주민지원센터에 따르면 2003년 이후 대구에서 대학에 진학한 새터민은 50명이 넘는다. 김모 씨 형제의 경우 형(27)은 서울대 공대 3학년이고 동생(24)은 올해 서강대에 합격했다. 2003년 대구에 정착한 이들은 낮에는 공장에서 일하고 밤에 공부를 했다. 형은 "북한에서 대학을 다니다 왔지만 남북의 교과과정이 달라 시험 준비하는 데 애를 먹었다."며 "대학 졸업 후 전문 엔지니어가 되고 싶다."고 했다. 지난 2004년에는 제주대 의대에 2명, 고신대 의대에 1명이 진학해 의사의 꿈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에는 16명이 경북대, 영남대, 계명대, 영진전문대, 대구공전 등에 진학했고 중도 포기자는 아직 없다. 북한이주민지원센터 장민철 사무국장은 "당장 먹고사는 데 매달리기보다는 미래를 위해 진학하려는 새터민들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며 "30, 40대들도 전문대 등에 진학해 좀더 나은 직장을 잡으려 한다."고 했다. 새터민은 재외국민전형으로 진학하며 학비는 무료(35세 이하)다. 이모(33) 씨처럼 전문대를 졸업하고 조선소에 취업하는 등 안정적인 직장에 다니는 경우도 여럿 있다. 한국에서 결혼해 성공적으로 정착한 여성들도 많다. 지난해 초 탈북한 김모(37) 씨는 지난 7월 전자기기 훈련을 받던 동료 훈련생이 자신의 조카를 소개해 한 살 연상의 회사원과 결혼했고, 이모(32) 씨는 지난해 10월 컴퓨터 교육을 받다 강사(33)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5년째 새터민을 돌봐온 한재흥 목사는 "어느 사회에서도 그렇듯, 적극적인 사고와 대인관계가 좋은 이들은 한국 사회에 빨리 적응하고 원하는 바를 이루는 것 같다."며 "탈북 후 한국에서 신나고 즐겁게 나날을 보내는 이들도 많다."고 했다. 지역에서도 가수 김용, 개그맨 전철우처럼 성공신화를 이룬 새터민을 보는 날도 머지않은 것 같다. 기획탐사팀=박병선기자 lala@msnet.co.kr 임상준기자 zzu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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