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뉴스

뉴스

상세
"북한에서 갈고닦은 리듬체조 한국 후진양성에 도움됐으면"
Korea, Republic o 관리자 3253 2008-02-05 12:37:51
조선일보 2008-02-05 03:08

지난해 6월 탈북 이경희 코치

"개인종합 1위 했어요. 댕기에서도 1등… 아, 댕기 아니라 리본요."

지난해 6월 탈북해 한국에 온 지 8개월이 된 이경희(37·사진) 코치는 아직 한국의 리듬체조 용어가 어색한 듯 '리본'을 '댕기'라고 불렀다. 1986년부터 1994년까지 북한 리듬체조 국가대표로 활약한 이 코치는 1991년 영국 셰필드에서 열린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선 3관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줄과 볼에서 1위, 곤봉 2위를 차지하며 개인종합 우승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서양인은 리듬체조에서 동양인이 더 잘하면 '수치'라고 생각해요. 그때는 실력으로 1위를 안 줄 수 없는 상황이었던 것 같아요." 그는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도 출전, 개인종합 17위에 올랐다.

"아빠, 엄마. 3일만 시골에 갔다 올게요."

잇따른 국제대회 입상으로 북한에서 '공훈체육인' 호칭을 얻었던 이 코치는 지난해 6월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평양을 뒤로했다. 부모님께 말씀드린 '3일'은 언제 지킬 수 있을지 모르는 약속이 됐다. '공훈체육인'은 올림픽 또는 세계선수권대회 1위를 해야 될 수 있는 '인민체육인'에 버금가는 칭호다. 20여개의 훈장을 받으며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한 그였지만 가정에 악재가 겹치고 국제대회 출전으로 바깥세계에 눈을 뜬 경험이 더해지면서 한국행을 택하게 됐다.

이 코치는 지난해 11월부터 대한체조협회 순회코치로 한국 리듬체조 국가대표, 상비군, 주니어대표 등 여러 선수들의 지도를 돕고 있다. 정부의 새터민(탈북자) 지원정책에 따라 정착지원금을 받는 동안엔 취업을 할 수 없어 현재 '무보수'지만 오는 3월이면 정식 순회코치로 한국에서 첫 월급봉투도 받게 된다.

대한체조협회 김지영 리듬기술위원장은 "이 코치는 1990년대 초반 한국 리듬체조가 중위권에 오르기도 힘들었을 때 3개의 금메달을 땄다"면서 "선수들의 장단점을 꿰뚫어보고 지도하는 예리한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설날은 이 코치가 한국에서 처음 맞이하는 설날이다. 가족이 모두 북한에 있는 그는 아들과 함께 단둘이 조용한 설날을 보낼 계획이다. 이 코치는 "돈을 벌어야 한다는 게 힘들지만 한국 사회에 정착해 가는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아들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해 그나마 위안이 된다"고 말했다.

김상민 기자 saranghae@chosun.com
좋아하는 회원 : 0

좋아요
신고 0  게시물신고
  • 왕차 2008-02-05 21:12:31
    반가운 소식입니다.
    리듬체조코치가되신것을 축하합니다.
    새해도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고 하시는일 다 잘 되기바랍니다.
    좋아요 한 회원 0 좋아요 답변
  • 자유 2008-02-05 22:26:12
    성공의첫걸음축하함.코치로부터감독 으로..공훈체육인칭호는 북한에돌려주고 국민감독으로거듭나세요 무자년새해.건강하시고.행복하시고.복밭으세요.아들님도정착해서호걸로성장하기를바라며...
    좋아요 한 회원 0 좋아요 답변 삭제
  • 형제자매 2008-02-05 22:48:30
    사람은 사람마다 다 가지고 있는 것이 있지요,, 아직은 미약하고 힘드시더라도,,,아직은 작은 '사람'이시지만,, 이사회의 떳떳한 버팀목으로 자리잡으셔서, 차근차근이, 훗날엔 한사람의 몫을 훌륭히 해 내시어 아드님에겐 훌륭한 어머니가 되시고 아래로는 후회없는 자식이되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새해엔 복 받으시고,끝으로 코치직을 축하드립니다.건강하세요^^
    좋아요 한 회원 0 좋아요 답변 삭제
  • 가을노을 2008-02-06 14:02:21
    이경희씨...아드님과 단둘이라 외롭겠지만,즐거운 설을 보내시길바랍니다.그리고,열심히 일하면서 즐겁게 사세요.
    좋아요 한 회원 0 좋아요 답변
  • 아르마다 2008-02-07 20:31:16
    미인이시고 멋진 분이시네요. 비록 천지차이의 체제이기는 하지만 북한동포들에게 대한민국은 외국이 아니므로 잘 적응하시고 행복하게 사시길 바랍니다.
    좋아요 한 회원 0 좋아요 답변 삭제
  • 무지개다리 2008-02-08 12:16:06
    어휴 ..안녕하세요.. 아이는 잘있어요 .그녀석 보고 싶네요.. 하여간 꼭성공하세요..나도 열심히 살게요 .우리홍해교회에서 재미있게 보내던 나날을 잊지말고 꼭성공하여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딸이되길 바랍니다 .홍해교회 반장입니다 .
    좋아요 한 회원 0 좋아요 답변 삭제
  • 놀장 2008-02-09 03:49:05
    안녕하세요! 우리모두힘내세요...힘들다구 주저앉지말고...어떻게온길인데~파이팅!
    좋아요 한 회원 0 좋아요 답변
  • 놀장 2008-02-09 03:53:38
    석철미를찿습니다 105기에졸업했는데 이글을보면 혹시라도 보게돼면 연락좀 해라 보구싶다 설은 잘보냈는지!
    좋아요 한 회원 0 좋아요 답변
  • 이별희 2008-02-09 20:07:27
    이경희님 힘내세요 화이팅!!!!!!!!!!!!!!
    좋아요 한 회원 0 좋아요 답변 삭제
  • 멋진만남 ip1 2014-11-13 22:20:02
    북한의 유명 스포츠스타들중에서 탈북하셔서 대한민국에 거주하신분이라면 스포츠스타는 아니지만 고 명동찬감독의 딸이신 가수 명성희씨 그리고 전 유도선수 이창수씨 윤명찬 전 축구감독 문기남 전 축구감독 그리고 리듬체조선수였던 이경희 코치님정도죠!
    좋아요 한 회원 0 좋아요 답변 삭제
댓글입력
로그인   회원가입
이전글
탈북자, 국회의원에도 도전한다..선출직 첫 도전
다음글
통일을 여는 발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