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필 평양공연에 北 주민들 '필∼' 꽂히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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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NK 2008-02-25 17:20 [이슈분석]'소문난 잔치' 불과…국가연주 의미부여 안해 26일 평양에서 진행되는 뉴욕필 공연이 국내외 언론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북한 선전매체들도 관련 소식을 잇따라 전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23일 "2008년 2월26일 평양에서 미국의 뉴욕교향악단이 공연을 진행하게 된다"며 "뉴욕교향악단은 오스트리아의 빈교향악단, 독일의 베를린교향악단과 함께 '세계 3대교향악단'으로 꼽히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같은 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미국의 뉴욕교향악단이 평양을 방문하게 된다는 예고 기사를 내보냈다. 북한 당국의 이러한 선전과 달리 북한 주민들이 실제 이번 공연을 어떻게 바라볼지도 관심이다. 일부에서는 뉴욕필 공연이 북한 주민들에게 문화적 충격이 될 수 있다는 기대섞인 전망도 내놓고 있다. 언론과는 별도의 강연회, 인민반회의 북한에서는 해마다 김일성의 생일을 기념해 열리는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이라는 국제적인 음악행사가 있다. 또 중국이나 러시아 연주단이나 교양악단의 공연도 더러 열린다. 이달 16일 김정일의 생일에도 외국 연주단과 가수들의 축하 공연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의 경우 공연이 시작되기 전에는 특별히 유명한 외국 배우들을 소개하면서 “공연 일정이 몹시 바쁘나 모든 것을 다 미루고 우리 공화국을 먼저 찾았다, 제국주의 반동들의 온갖 협박과 방해책동도 물리치고 목숨을 걸고 주체 조선을 찿아 왔다”는 식으로 선전한다. 공연이 끝난 후에는 외국 유명인사들의 명의를 빌어 이들이 어버이 수령님과 위대한 장군님의 영도업적을 찬양했다는 자료를 만들고 주민교양을 진행한다. 이번 뉴욕필 공연에 대해서도 북한 당국은 대대적인 정치 교양 사업을 사전에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거주 한 탈북자는 “아마도 '우리 공화국의 대외적 권위와 강철의 무장력 앞에 겁을 먹은 미제가 우리에게 무릎을 끌고 추파를 던지는 행사'라는 교양을 진행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성조기 연주되도 큰 의미 부여 못해 뉴욕필의 공연에서 미국의 성조기가 걸리고 국가가 연주되는 데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하지만 공연을 직접 관람한 주민들은 물론 라디오를 통한 공연 중계를 보는 주민들에게도 큰 파장을 일으키기는 어렵다. 실제 미국 성조기가 그려진 대북지원 쌀 마대들이 북한 시장들에서 아무런 문제없이 유통되고 있는 실정이고, 평양에서는 심심지 않게 외국인들이 눈에 띈다. 개성과 금강산에는 남한 관광객들이 오가기 때문에 단순히 라디오로 공연이 중계된다고 해서 큰 의미를 갖지는 않는다. 특히 북한 주민은 다른 국가와 달리 국가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북한 내 모든 공식 행사에서는 김부자의 노래만 부르도록 돼있다. 애국가는 취급도 하지 않기 때문에 의미를 가질래야 가질 수가 없다. 또한 북한주민들이 전혀 알아듣기 힘든 노래가 주민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줄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오판이다. 북한 당국은 뉴욕필 공연을 유치해 대외적으로 미국과 관계 개선 의지, 개혁개방 의지를 과시하면서도 북한 주민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최소화 시키는 '꿩먹고 알먹는' 공연인 셈이다. 공연 관람은 제한된 소수에 불과 이번 공연 실황은 북한 전역에 중계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직접 공연을 관람하는 대상은 한정돼있다. 이곳에서는 돈을 내면 누구나 외국 공연을 볼 수 있지만 북한에서는 제한된 인원에 한해 관람권을 분배해 준다. 당국은 미리 발행한 관람권을 공장, 기업소들에 나눠주면 해당 공장 기업소 당 비서들이 가정환경과 정치적 배경이 좋은 대상을 우선해 관람권을 분배한다. 물론 관람권은 무료이다. 일단 관람권을 받으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공연장에 반드시 가야한다. 만약 공연을 관람하지 않으면 “나라의 대외적 권위를 훼손시키는 행위, 장군님의 존엄을 더럽히는 행위”로 규정하고 정치적 제재를 받을 수 있다. 공장, 기업소들에서는 선정된 사람들에게 공연을 관람하면서 지켜야 할 원칙들을 알려주고 엄격하게 준수하도록 다짐을 받는다. 공연 관람자들의 경우 전문가 중심이 아닌 가정환경 중심으로 관람자들을 지정해 주기 때문에 그림처럼 앉아 공연종목이 바뀔 때마다 열심히 박수나 치는 진 풍경이 연출 될것이 뻔 하다. 만약 김정일이 참가하는 공연인 경우 국가 공로자나 국가 주요 기관들에서 일하는 간부들만 참가하게 되며 공연에 앞서 일정한 장소에 모여 박수치는 동작부터 만세를 부르는 등 다양한 연습을 미리 조직한다. 문성휘 기자(자강도출신, 2006년 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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