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터민 진료센터 “아픈 탈북자,걱정말고 오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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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2008-05-13 17:59 새터민 임모(52·여)씨는 두번의 탈북 끝에 지난해 11월 한국에 왔다. 첫번째엔 중국에서 잡혀 북한의 감옥에서 갖은 고문으로 죽음의 문턱까지 갔었다. 두번째엔 두 딸 중 맏딸을 북한에 두고 와야 했다. 큰 딸만 잡혀 북측에 넘겨진 것이다. 이처럼 어렵사리 한국을 찾은 그가 마주하게 된 것은 또 다른 ‘죽음의 문턱’이었다. 올초 건강검진에서 자궁암 판정을 받은 것이다. 병도 병이지만 돈 한푼 없는 새터민에게 수술과 치료는 언감생심이었다. 하지만 임씨는 새터민 의료지원센터인 ‘국립의료원 새터민 진료센터’에 대해 알게 됐고, 거의 무료로 수술을 받았다. 그는 “한국에서 이렇게 죽으려고 그런 고생을 했나 싶어하며 절망했었는데 진료센터가 돈 없이도 살려주니 고맙기 그지없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1999년 탈북한 유모(49·여)씨는 북한에서 자궁암 진단을 받고 방사선치료를 받았지만 2004년 한국에서 방광, 직장까지 암세포가 전이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는 미국 친지의 도움으로 미국에서 수술을 받고 지난해부터 국립의료원에서 치료중이다. 유씨는 “한국에 친척도 없고 막막했다”며 “병원비 지원, 간병, 말 동무까지 내 부모가 해주지 못하는 일들을 국립의료원이 대신 해주고 있다”면서 감격했다. 최근 2주년을 맞은 국립의료원내 새터민 진료센터의 ‘새터민 맞춤의료서비스’가 새터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새터민 진료센터는 사단법인 ‘새롭고 하나된 조국을 위한 모임(이하 새조위)’과 국립의료원이 2006년 5월 2일 국립의료원에 설치한 탈북주민 진료시설이다. 13일 국립의료원에 따르면 이 센터는 개소 이후 최근까지 입원환자 282명, 외래환자 2571명 등 총 2853명의 새터민에게 보험 혜택 외에 추가로 소요되는 비용을 지원해 왔다. 또 새터민 전담 상담사를 배치하고 국립의료원 직원으로 구성된 ‘새터민 지원 학습동아리’를 통해 새터민의 병원 진료와 한국의 조기정착을 도와왔다. 새터민들은 매우 만족스럽다는 반응이다. 새조위가 2007년 실시한 새터민 병원이용 설문조사에서 센터 이용 새터민중 87.5%가 맞춤의료서비스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특히 친절, 의료비 지원 등에서 매우 만족한다고 평가했다. 김종흥 센터장은 “새터민에 대한 진료경험을 바탕으로 새터민들에 대한 의료지원 모델을 정립하고 치과 정신과 등 진료 영역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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