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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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008-10-11 10:13 [책소개]탈북자, 그들의 이야기 최순호 글·사진|시공사 |152쪽|1만4000원 1998년 겨울, 중국 두만강가에서 북한 청진 의대를 다녔다는 한 탈북자를 우연히 만난 저자는 밤을 새워 그에게 살아왔던 이야기를 듣는다. 그리고 그 탈북자에게 어떤 도움도 주지 못하고 묵묵히 돌아서야 했던 자신을 질책했다. 대신에 그는 탈북자들의 참담하고 힘겨운 현실을 사진으로 기록해서 알려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중앙일간지 사진기자인 저자는 이후 10년 동안 탈북 경로인 중국은 물론, 경유지였던 라오스·태국 등을 밀착해서 따라다니며, 감시의 눈을 피해 살아가는 탈북자들의 생활을 카메라로 기록했다. 또 탈북 이후 이 땅에 정착하지 못하고 떠돌거나 미국으로 망명한 탈북자들도 찾아간다. 이 작업을 위해 저자는 중국 두만강 접경 도시에 1년간 살며 중국말을 배웠고, 해마다 휴가를 내어 현지를 찾아가 탈북자들을 기록했다. 사진집 '탈북자, 그들의 이야기'는 그런 저자의 10년 노력의 결과다. 검정 바탕에 거친 입자의 사진들은 대부분 설명이 없어 무심코 지나칠 수 있지만, 천천히 들여다보면 예사롭지 않은 북녘 땅 풍경들을 만난다. 팬티조차 없이 대낮에 두만강을 넘는 젊은 남녀, 백두산 국경 지역에서 불어오는 3월의 칼바람, 판자로 이어진 지붕 위 남루한 어린이들. 모두 저자가 중국 국경에 숨어서 찍은 사진들이다. 책의 중반부에는 중국과 라오스 등으로 넘어온 탈북자들이 감시의 눈을 피해 살아가는 참담한 모습과 사연이 기록되어 있다. 산속 토굴에서 다섯 살 아들과 숨어 사는 한 탈북 여성은 "이나마 밥을 거르지 않고 먹을 수 있어서 좋아요"라고 했다. 후반부는 탈북 후 이 땅에서 피아니스트, 권투선수, 뮤지컬 감독 등 다양하게 살아가는 그들의 이야기가 소개된다. 저자의 최근 작업인 미국 망명 탈북자들의 삶도 소개되어 있다. 지난 정부 때(공식적으로 2005년 1월 초부터) 통일부는 탈북자란 말 대신 새터민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고 발표했다. 이것은 '새로운 터전에 정착한 주민'이라는 뜻인데, 저자는 오히려 이 말이 남한 내에서 괴리감을 낳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탈북자란 말 그대로 북한 이탈 주민이고, 언젠가 통일이 되면 다시 돌아갈 사람들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조인원 기자 join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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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책을 사서 보고싶은데요. 저역시 청진의학대학을 나왔거든요.
그책을 볼수있는 방법 알려주세요.
전번010-9589-1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