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피아니스트 꿈의 카네기홀에 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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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2008-12-18 11:29 김재현 기자 = 탈북 피아니스트 김철웅(34)씨가 전세계 음악가들이 그리는 꿈의 무대에 선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은 18일 '탈북자가 음악의 자유로 가는 길을 찾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씨가 내년 4월17일 뉴욕 카네기홀의 잔켈 홀에서 자선 콘서트를 갖는다고 보도했다. 김씨는 IHT에 "전세계 앞에 서서 나를 분명히 배신자로 부를 북한의 친구들에게 '나의 결정이 옳았음'을 보여주고 싶다"면서 "그들에게 '나를 봐라. 마침내 나의 음악을 찾았다'고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노동당 고위 간부와 대학교수였던 부모 사이에서 자란 그는 8살에 평양음악무용대학 예비 피아니스트로 선발된 엘리트 음악가로 대학을 수석 졸업한 뒤 러시아 차이코프스키 국립음악원을 거쳐 99년부터 평양국립교향악단 수석 피아니스트로 활동했다. 모스크바 유학시절 팝 피아니스트 리처드 클레이더만의 곡에 매료돼 이를 애인에게 들려주려고 연습하다 적발돼 정보기관의 조사를 받은 것이 계기가 돼 음악의 자유를 찾고자 2001년 북한을 탈출했다. 중국 공안으로부터 고문을 당하는 등 온갖 고초를 겪다 2002년 12월 남한에 입국해 현재 한세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김씨가 서는 카네기 잔켈 홀은 2003년 문을 연 뒤 영화관으로 사용돼오다 최근 실내악 전용홀로 바뀐 뒤로 주로 현대 음악과 오페라 공연이 이뤄지고 있다. 카네기홀 데뷔는 세계적인 음악가 반열에 오르는 것으로, 김씨는 지난 10월 북한 출신 음악가로서는 처음으로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에서 연주회를 열어 쇼팽, 모차르트 작품과 자신이 편곡한 '아리랑 소나타' 등을 선보였었다. 이어 미국의 심장부인 워싱턴 국무부의 프랭클린 룸에서 북한곡 '환희의 노래' 등을 연주해 청중들의 기립박수를 받기도 했다. 신문은 그가 촉망받던 피아니스트에서 탈북자를 거쳐 카네기홀에 우뚝 서기까지의 파란만장한 삶과 함께 당국의 감시체제하에 있는 북한 음악계의 실태도 집중 조명했다. 신문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해 "21세의 3대 바보는 음악의 문외한과 흡연가, 컴맹"이라고 말할 정도로 음악에 조예가 깊다면서도 인민들의 음악을 듣는 자유를 철저히 통제하고 있는 인물로 소개했다. 김씨가 다닌 학교에서는 러시아 출신의 거장인 라흐마니노프의 작품은 단지 그가 미국으로 이주했다는 이유로 금기시되고 있다는 것. 김씨는 북한의 음악은 "정치선전의 도구"라며 지도자를 찬양하고 사회주의 승리의 믿음을 고취시키는 데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j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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