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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물건 떼다 파는 걸로 먹고 삽네다”
Korea Republic of 관리자 663 2009-03-09 20:22:46
중앙일보 2009-03-04 01:45

“혜산 사람들은 중국 물건을 떼다 파는 걸로 먹고 삽네다.”

지난해 9월 양강도 혜산에서 탈북한 김모(32·여)씨는 최근 이 지역의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협동농장 작업반장이라는 어엿한 직장인이었던 김씨도 시장에서 하루 500원의 자릿세를 내고 중국 옷을 팔아 생활했다고 한다. 김씨의 한 달 수입은 10만원으로 직장에 출근해 받는 월급 5000원의 20배에 달했다고 한다. 김씨는 “어떤 사람은 60t의 물건을 실을 수 있는 '빵통(화물열차)' 가득히 상품을 실어 와 평성이나 청진 쪽으로 넘긴다”며 “중국 상품이 북한으로 들어오지 못하면 혜산 사람 대부분이 굶어 죽을 것”이라고 말했다.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평안북도 신의주와 마주하고 있는 단둥 지역의 상황도 여느 국경 도시와 다르지 않다. 단둥에서 20㎞가량 떨어져 있는 동항에선 150여 척의 해상 무역선이 공공연히 밀무역을 한다. 중국 측 상인들은 가전제품에서부터 식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중국 제품을 북한에 건네주고 수산물과 광물을 대가로 받는다.

북·중 간 공식 무역도 크게 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가 집계를 시작한 1998년 북한의 대중국 수입액(밀무역 제외)은 3억5671만6000달러에서 지난해 4.5배인 16억202만5000달러로 늘었다.

대중국 수출액 역시 98년 5108만9000달러에서 14배 가까이 증가한 7억604만2000달러였다. 북한의 국가별 교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2001년 20%(1억6700만 달러)에서 2007년 35%(5억8200만 달러)로 증가한 것으로 한국은행은 추정하고 있다.

배종렬 한국수출입은행 선임연구위원은 “남한 정부의 대북 지원이 감소한 이후 북한의 대중 수출입이 크게 증가했다”며 “한국의 대북 지원 감소에 대한 북한의 대응은 상업적 거래의 강화와 대중 경제의존도 증대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산 제품이 북한을 삼켜 가는 모습이다.

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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