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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원 봉사 '10년' 치과전문의
Korea Republic of 관리자 744 2009-05-06 23:50:53
연합뉴스 2009-05-05 09:00

엄인석 원장 "힘닿을 때까지 봉사 계속할 터"

유현민 기자 = "힘이 닿을 때까지 하나원 봉사는 계속 할 생각입니다."

북한이탈주민(탈북자) 정착지원시설인 하나원에서 10년째 자원봉사하고 있는 치과 전문의 엄인석(53.인천 작전동 엄인석치과의원 원장) 박사는 5일 연합뉴스와 전화인터뷰에서 탈북자들에 대한 봉사 열정을 감추지 못했다.

1999년 7월 개원한 하나원에서 엄 원장이 치과 자원봉사를 시작한 것은 2000년 1월. 당시 13년차 개업의였던 엄 원장은 치과의료선교회 소속의 한 선교사로부터 하나원의 사정을 전해 듣고 어느 일요일 하나원을 방문한 것을 계기로 의료봉사를 시작했다.

개원과 동시에 건강관리실이 마련되기는 했지만 시설이 충분히 갖춰져 있지 않아 그는 본인의 카니발 승합차에 발치 및 마취 기구, 보존 치료 재료 및 기구 등 치과 진료 재료와 기구를 모두 싣고 매주 하나원을 찾았다.

하나원 관계자는 "당시 엄 원장의 차는 대부분의 치과 재료 및 기구를 싣고 있어 '달리는 치과'라고도 불렸다"면서 "지금까지 수많은 봉사자들이 하나원에서 자원봉사를 펼쳤지만 엄 원장처럼 초기부터 봉사활동을 계속한 사람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2005년 7월 하나원 분당 분원이 철수하고 2006년 3월 시흥 분원이 운영될 때까지 약 8개월 동안 잠시 하나원 봉사를 쉬기는 했지만 이 기간에도 엄 원장은 다니는 교회 선교 모임을 통해 매주 장애인을 위한 봉사 활동을 펼쳐 왔다는 게 하나원 측의 설명이다.

엄 원장은 "2003년 9월 열린치과의사회가 하나원에서 봉사를 시작하고 2004년 기존의 건강관리실이 확대.개편된 하나의원에 치과 공중보건의가 배치되면서 봉사 횟수가 차츰 줄었다"면서 "요즘에는 매월 셋째 일요일 하나원 시흥 분원에서 진료하고 있다"고 말했다.

10년째 봉사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게 무엇이냐는 질문에 주저 없이 "예산 부족"이라고 답한 그는 "지금은 많이 좋아졌지만 갈수록 탈북자가 늘고 있기 때문에 현재의 시설과 2명의 치과 공중보건의로는 충분하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엄 원장은 의료 봉사뿐만 아니라 진료 중 대화를 통해 탈북자들에게 우리 사회의 현실을 알려주는 것도 소중한 경험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탈북자들이 남한에 와서 제일 처음 만나는 민간인들이 우리 자원봉사자들"이라며 "의료봉사도 중요하겠지만 진료를 하면서 우리 사회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를 해주며 남한 사회와 사람들을 그들에게 알려줄 때에도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의료선교가 본인의 천명이라고 생각한다는 엄 원장은 "내 힘이 닿을 때까지 계속 이들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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