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공개] 북한 마약 밀매 현장 포착 동영상 입수 |
---|
어린 북한병사가 던진 비닐봉투 가득 필로폰이… 군인·민간인 결탁,조직적 거래 확인 북한 국경수비대 소속 군인들과 민간인이 두만강변과 압록강변에서 북한산 마약을 중국 업자들과 밀매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입수됐다. 주간조선이 중국 내 북한 전문가를 통해 입수한 이 동영상은 두 장의 CD에 담긴 전체 32분 분량으로, 한 장의 CD(29분 분량)에는 북한군이 마약 뭉치를 중국 쪽으로 던져주는 장면이, 또 한 장의 CD(3분 분량)에는 북한 민간인이 북한군의 보호 아래 얼어붙은 강을 건너 중국 쪽으로 건너와 마약을 업자에게 건네는 장면이 담겨 있다. 이 CD를 주간조선에 전달한 중국 내 북한 전문가는 “두 개의 동영상은 모두 2007년 겨울에 촬영한 것으로 마약 투척 장면은 두만강변에서, 민간인이 얼어붙은 강을 건너와 마약을 건네는 장면은 압록강변에서 촬영됐다”고 밝혔다. 마약 제조, 밀수출로 국제적 지탄을 받아온 북한의 군인과 민간인이 실제 마약을 밀매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돼 언론에 공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 군인이 마약을 중국 쪽으로 던지는 장면이 담긴 CD는 중국의 접경 지역에서 휴대용 캠코더로 북한 쪽을 촬영한 것이다. 차 안에서 촬영한 북한 풍경이 심하게 흔들리며 이어지다 가 북한 병사 한 명이 등장한다. 20대로 보이는 이 북한 병사는 총을 어깨에 거꾸로 메고 주변을 계속 두리번거린다. 주변에는 낡은 크레인과 트럭이 있고 멀리 뒤로는 아파트처럼 보이는 낡은 건물들이 늘어서 있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이 병사는 오른쪽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어 하얀색 상자를 꺼내 든다. 그리고 어깨에 멨던 총을 바닥에 내려놓고는 얼어붙은 강변으로 다가와 강 건너편으로 상자를 힘껏 던진다. 잠시 후 카메라는 강 건너편의 한 사내를 비춘다. 이 사내는 강변에 던져진 흰 상자를 주워 들고 그 안에 든 비닐뭉치를 꺼내 내용물을 확인한다. 비닐뭉치에는 얼음처럼 생긴 하얀색 덩어리들이 들어있다. 이 사내는 포장지는 버리고 비닐뭉치만 들고 사라진다. 한눈에도 이 사내가 가져간 비닐뭉치에는 북한에서 ‘아이스’ 또는 ‘얼음’이라고 부르는 메스암페타민(일명 필로폰)이 들어있는 게 분명해 보인다. 압록강변에서 촬영했다는 또 하나의 CD에도 필로폰이 거래되는 장면이 나온다. 이 CD에는 북한 쪽 국경수비대 군인 3명과 민간인이 등장한다. 군인들은 군복 차림이고 민간인은 두꺼운 파카를 입고 있다. 군인들과 나란히 서 있던 민간인은 얼어붙은 강을 뛰듯이 건너와 중국 업자로 보이는 사람에게 비닐뭉치를 꺼내 보여준다. 비닐뭉치에는 역시 하얀색 알갱이가 가득 들어있다. 이후 이 민간인은 빨간 상자를 들고 황급히 북한 쪽으로 돌아간다. 이후 카메라는 중국 쪽에서 가져온 빨간색 상자들이 군인들에게 건네지는 장면을 비춘다. 마약 밀매를 보호해준 대가로 뇌물을 건네는 것이 확실해 보였다. 이 동영상은 2007년 겨울에 촬영된 것이지만 날로 심각해지는 북한의 마약 제조, 밀매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마약은 북한의 주요 외화 수입원으로 북한은 마약 거래를 통해 연간 3100만~7300만달러의 검은 수입을 올리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북한산 필로폰은 중국산에 비해 순도가 높아 중국의 동북 3성(랴오닝성, 지린성, 헤이룽장성)을 중심으로 대량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격도 평양에서는 1g에 60위안 하던 것이 신의주에 도착하면 80위안으로 뛰고, 압록강 건너 중국 단둥에서는 152위안, 여타 국경도시에서는 200~300위안, 베이징 및 상하이 등 대도시에서는 600위안으로 폭등한다고 한다. 지난 6월 28일 중국 인터넷 매체인 중광망(中廣網)은 “지린성 공안 당국은 올해 상반기 마약밀매 혐의자 367명을 검거하고 엄청난 양의 마약을 압수했다”며 “이 마약들은 북한에서 유입된 메스암페타민과 엑스터시가 주종”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북한과 인접한 지린성이 북한산 마약의 최대 공급지로 알려져 있다. 올 상반기 지린성에서 압수된 마약은 중국 내 성(省)과 시(市) 가운데 가장 많다. 지린성 압록강 상류 및 두만강 접경지역은 강폭이 좁고 수심이 낮아 겨울철이면 최적의 밀수 루트로 이미 정평이 나 있는데 북한산 마약도 주로 이를 통해 반입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린성은 기존에 신장(新疆) 지역에 기반을 뒀던 중국 마약 밀매조직의 새로운 근거지로, 이들 중국 밀매조직이 지린성 농민들에게 대마를 재배시킨 후 대마에서 추출된 염산에페트린을 북한으로 보내 필로폰을 만들도록 한 뒤 중국으로 재반입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에서 필로폰 제조가 성행하는 것은 과거 국가기관이 독점하고 있던 제조 기술이 민간에 새나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부분의 국제기구들은 북한이 2002년 3월부터 국가 차원의 마약 제조는 중단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마약 제조기술이 민간으로 유출되면서 음성적인 제조는 한층 성행하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북한에서 필로폰 민간 제조가 가장 성행하고 있는 곳은 함남의 함흥 일대로 중국에서 1㎏당 1만5000~1만8000달러에 팔리는 필로폰 가격이 이곳에서는 그 절반인 1㎏당 8000달러에 거래된다고 한다. 밀수업에 종사했던 한 탈북자는 “함흥지역에는 전통적인 마약 제조 기술자들이 운영하는 개인 공장이 많다”며 “함경북도의 한 보위부 창고에 가 본 적이 있는데 1㎏들이 마약 용기가 가득했다”고 말했다. 음성적인 필로폰 제조가 성행하다 보니 북한 내에서는 필로폰 중독이 큰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2006년 9월 국경 소도시인 함북 회령에서는 마약 유통에 관계된 범죄자들에 대한 군중재판이 열려 200여명이 처벌 받는 일도 벌어진 바 있다. 당시 200여명 중 절반가량은 당, 보위부, 안전부 등의 간부들이었고 단순 필로폰 사용자는 셀 수 없을 만큼 많아 처벌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구 10만명에 불과한 소도시에서 마약 유통에 관계된 사람이 200명이 넘는다는 것은 충격적이다. 의약품이 귀한 북한에서는 필로폰을 각종 병에 효험이 좋고 피로를 푸는 데도 좋은 만병통치약쯤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어 근절이 쉽지 않다. 북한 사람들은 필로폰을 주사로 놓지 않고 은박지에 싼 다음 가열해 연기를 빨대로 들이마시는 식으로 흡입한다. 북한에서는 필로폰을 저가인 ‘L체’와 고가인 ‘D체’로 분류하는데 중국산 대마에서 추출한 식물성 D체를 최고로 친다. 북한산 마약이 우리에게도 심각한 문제가 되는 것은 조선족 및 탈북자 등과 연계돼 국내에 유입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중국을 다녀오는 국내 여행객들 사이에서 가라오케나 가이드 등을 통해 ‘빙두(氷毒)’로 불리는 북한산 마약을 구입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일부 중국 여행사들은 한국 관광객을 상대로 골프와 술, 매춘에 북한산 마약까지 곁들인 상품을 1박에 1만위안(약 200만원)의 가격에 팔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내에서 한국인을 겨냥한 북한산 마약 밀매가 성행하고 있다는 것은 중국 공안당국에 붙잡힌 한국인 마약 사범이 늘고 있다는 데서도 확인된다. 우리 정부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중국에 수감 중인 한국인들은 모두 226명인데 이 가운데 무려 34%인 76명이 마약사범이다. 이는 2008년과 비교해도 10%가량 늘어난 수치로 이들 중에는 우리 국적을 취득한 탈북자도 포함돼 있다. 이들 마약사범들은 중국의 조선족이나 북한 현지인과 결탁해 북한산 마약을 중국에서 유통시키거나 국내로 밀반입하려다 적발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컨대 2006년 12월 중국 공안당국에 체포된 장모(38)씨와 문모(39)씨는 지린성 용정시 북·중 접경지역에서 북한인으로부터 필로폰 202g을 구입한 후 여성 탈북자를 시켜 산둥성 위하이로 운반하다 적발됐다. 현재 문모씨는 무기징역, 장모씨는 징역 20년, 마약을 운반했던 여성 탈북자는 징역 7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엄모(46)씨 역시 2007년 7월 단둥에서 북한산 필로폰 900g을 구입하는 등 총 1.2㎏의 북한산 필로폰을 판매한 혐의로 중국 공안에 체포돼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2007년 12월 선양시의 한 민박집에서 숨진 채 발견된 탈북자 김모씨의 경우 중국 공안당국의 부검 결과 내장에서 필로폰 133g이 담긴 158개의 마약 캡슐이 발견돼 주변을 놀라게 했다. 중국에서 유통되던 북한산 마약이 실제 국내로 반입되다 적발된 사례도 늘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북한산 마약을 국내로 들여오다가 적발된 사람은 2007년 30명, 2008년 39명으로 증가 추세”라며 “올해도 지난 5월까지 이미 12명이나 적발됐다”고 말했다. 요즘에는 탈북자들이 북한을 출발할 당시부터 브로커들에 의해 조직적으로 마약 운반이 계획돼 태국 및 캄보디아 등을 통해 국내로 밀반입되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또 ‘따이공’으로 불리는 보따리상에 의해 북한산 마약이 밀반입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는데, 따이공들은 세관의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마약을 캡슐 안에 0.5~1g씩 넣어 한 번에 20~50알씩 소량으로 들여온다고 한다. 최근에는 화장품 용기를 이용한 북한산 마약 밀반입도 성공률이 높다는 이유로 성행하고 있다. 스킨, 로션 등 화장품 병 속의 내용물을 모두 제거한 뒤 증류수와 필로폰을 500g씩 넣어 섞으면 마약견이 화장품 냄새 때문에 필로폰 냄새를 잘 맡지 못해 공항을 통해 들여오더라도 쉽게 적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순도가 높은 북한산 필로폰은 물에 녹았다 하더라도 다시 건조시키면 마약으로 사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 주간조선 특별취재팀
신고 0명
게시물신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