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시간 전까지만 해도 우린 악몽 속에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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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억류 美기자 2명 귀국… 美 “북핵과 기자 석방은 별개”北 “클린턴 사과”美 “사실 아니다” 141일 동안 북한에 억류됐다 석방된 두 미국인 여기자가 5일(현지 시간)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탑승한 전세기는 이들 두 여기자와 함께 5일 오전 5시 50분(한국 시간 5일 오후 9시 50분) 미국 로스앤젤레스 부근 버뱅크의 밥호프 공항에 무사히 도착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북한을 전격 방문한 지 21시간 만이었다. 3월 17일 북한과 중국 간의 국경에서 탈북자 문제를 취재하다 북한 당국에 체포된 미국 커런트TV 기자인 한국계 유나 리 씨(36)와 중국계 로라 링 씨(32)는 가족들과 상봉해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공항에 내려 가족과 극적인 상봉을 한 뒤 마이크를 잡은 링 씨는 “30시간 전까지만 해도 유나 리와 나는 북한의 포로였다”면서 “언제 노동교화소로 끌려갈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었다. 갑자기 어디로 데려갔는데 문을 지나니 클린턴 전 대통령이 서 있는 것을 보고 악몽이 끝났음을 알았다”고 흐느꼈다. 이어 그는 “지난 140여 일은 우리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가슴을 쥐어짜는 시간들이었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성명을 발표하고 “두 사람이 돌아와 매우 안도했다. 이들의 가족 재상봉은 당사자뿐만 아니라 미국 전체의 행복의 원천”이라고 말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평양 이륙 직후 백악관에 전화로 결과 보고를 했고, 곧 백악관을 방문해 오바마 대통령에게 브리핑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여기자 2명에 대해 특사(特赦)를 실시해 석방토록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이 통신은 “클린턴은 미국 기자 2명이 불법 입국해 반공화국 적대행위를 한 데 대해 심심한 사과의 뜻을 표했다”고 전했으나 미 행정부는 “(사과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또 조선중앙통신은 “클린턴은 (김 위원장의 특사 조치에) 사의를 표시하며 두 나라 사이의 관계개선 방도와 관련한 견해를 담은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구두 메시지를 정중히 전달했다”며 거듭 오바마 대통령의 ‘구두 메시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메시지 전달은) 사실이 아니다”고 강력히 부인했다. 또 그는 “여기자 문제와 비핵화를 비롯한 다른 문제들은 별개 사안”이라며 “우리는 그런 입장으로 이 문제에 접근해왔고 북한도 우리와 똑같은 방식으로 접근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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