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터민 부부 부산역서 '눈물의 결혼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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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시스하경민 기자 = 탈북 이후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결혼식을 미뤄온 채 부부의 연을 맺고 있는 새터민 1쌍이 추석을 앞두고 부산역에서 눈물의 결혼식을 올렸다. 25일 오전 부산역 대합실 종합안내센터 앞에서 새터민 이필한(56).김광자(46.여.이상 가명) 부부가 늦깎이 결혼식을 올렸다. 이날 결혼식을 올린 신랑신부는 모두 함경북도 출신으로 시기는 다르지만 2005년 압록강을 건너 중국을 통해 한국으로 들어와 생활하다 북한이탈주민 단체모임에서 올 초 처음 만났다. 이어 지난 7월부터 동거생활에 들어갔다. 부인 김씨는 전 남편과 아들, 딸, 노모와 함께 탈북하는 과정에서 남편을 여의고 딸은 붙잡혀 북송됐다. 김씨도 탈북하다 허리를 다쳐 몸이 많이 불편한 상태이며, 모친과 아들 등과 함께 한국으로 들어와 생활하고 있다. 이 부부가 결혼식을 올리게 된 것은 코레일 부산경남본부가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채 살아가는 부부들의 사연을 접수받아 무료 결혼식을 올려준다는 소식을 접한 부산 사하경찰서 하태우 경위가 부산역장에게 추천했다. 아픔을 서로 어루만지며 살아가는 이 부부의 사연을 들은 코레일 측은 추석을 앞푸고 결혼식을 올려주기로 결정한 것. 결혼식은 오전 11시부터 부산역 3층 맞이방 종합안내센터 앞에서 신랑신부 입장, 주례사, 축가 등의 순으로 진행됐고, 주례는 박우조 부산역장이 맡았다. 북에 두고 온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경제적 어려움, 초대할 친인척 조차 몇 안되는 외톨이 인생인 이들은 이날 결혼식을 올리면서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부산역에 결혼행진곡이 울려퍼지자 부부는 연신 눈물을 훔치며 행진을 했고, 열차를 타기 위해 역을 찾은 승객들이 하객이 되어 이 부부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해 줬다. 열차 승객 김모씨(43)는 "외롭게 살아가는 새터민이 결혼식을 올리면서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뭉클하다"며 "서로 의지하면서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결혼식을 끝낸 부부는 부산역에서 출발하는 새마을호 특실열차를 타고 충남 아산에 있는 온양온천 관광호텔로 1박2일의 달콤한 신혼여행을 떠났다. 결혼식과 신혼여행에 필요한 메이크업과 예복, 드레스, 웨딩촬영 등 모든 경비는 코레일 직원들의 성금과 행사에 동참한 코레일투어서비스를 비롯해 예식 및 결혼관련 업체의 협찬을 통해서 마련됐다. 부부는 "마음줄 곳 없는 이곳에서 서로 의지할 수 있는 짝을 만나 북한에서는 상상도 못하는 결혼식을 올리게 돼 너무 행복하다"며 "우리 부부의 결혼식을 위해 애쓰고 도와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이들 부부는 북에 두고온 가족들 생각과 북한이탈주민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힘들어질까봐 조용히 결혼식을 치루고 싶어했다"면서 "꿈에 그리던 신혼여행을 다녀와서 남들처럼 결혼사진을 집에 걸어놓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전했다. 류인악 부산역무과장은 "부산역에서 정기적으로 지역의 어려운 형편에 있는 부부를 위해 무료 결혼식을 올려줬지만 이번 결혼식이 최고 감동적이었다"며 "수 많은 시민들로부터 축하를 받은 만큼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yulnet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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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늦게 나마 좋은 인연으로 결혼하신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림니다.
고향을 떠나 얼마나 많은 고생을 하셨나요... 꼭 행복하십시요...검은 머리 파 뿌리 될데까지 건강하시고 행복한 한쌍이 되여주십시요...
아울러 고마운 분들의 뜻을 따르는 두분의 행복한 결혼생활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함께 북으로 가는 날까지 그 끈을 놓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