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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화가가 포착한 ‘한반도의 두 모습’… 세번째 개인전 여는 ‘얼굴없는 작가’ 선무 씨
국민일보 2009-11-01 19:43:00 원문보기 Korea, Republic o 관리자 1881 2009-11-04 01:09:41


화면 왼쪽에는 젊은 여성들이 배꼽과 허벅지가 훤히 드러나는 옷을 입은 채 춤을 추고 있다. 오른쪽에는 아이들이 일렬로 서서 억지 웃음으로 노래를 부르고 있다. ‘탈북화가 1호’ 선무(37)씨가 서울 서교동 KT&G 상상마당 갤러리에서 12월 9일까지 여는 세 번째 개인전에 건 그림이다. 작품 제목은 ‘Korea의 모습(남·북)’.

그동안 북한의 폐쇄 체제를 풍자하는 그림을 그려온 선무는 이번에 ‘Korea Now’라는 타이틀로 북한 현실과 남한 생활을 대립적으로 묘사해 분단된 한국의 모습을 보여주는 신작을 선보인다. ‘세상에 부럼없어라’는 선전구호가 담긴 현수막 너머를 바라보는 북한 어린이들을 그린 작품과 섹시한 포즈로 ‘나 어때!’라고 유혹하는 남북한 여성의 이미지가 섞인 그림도 있다.

황해도의 의사 아버지 밑에서 자라고 사범대학의 미술학교를 다닌 선무는 중국에 사는 친척에게서 돈을 받아오라는 부모의 심부름으로 1998년 두만강을 건넜다. 그 무렵 북한에서 치러진 선거에 불참하면서 탈북자 신세가 됐다. 3년여간 중국과 라오스, 태국 등을 헤맨 끝에 2002년 한국으로 왔다. 라오스에서는 감옥에 갇히는 등 갖은 고생을 했다.

북한에서 대학을 다닐 때 체제선전미술을 전공한 그는 한국에 온 뒤에도 그림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 없었다. 2003년 외국인 특별전형으로 홍익대 미대 회화과에 입학해 꾸준히 그림을 그렸다. 내친 김에 같은 대학 미술대학원에 진학, 올해 석사학위를 받았다. 한때 행복하다고 굳게 믿고 살았던 북한의 실상을 늦게나마 세상에 알려야겠다는 용기로 붓을 들었다.

남북이 선으로 나뉘지 않는 세상을 염원한다는 뜻에서 예명을 선무(線無)라고 지었다. 2007년부터 단체전 등에 참가한 그는 김일성과 김정일 얼굴을 그린 작품 때문에 곡절도 많이 겪었다. 한 전시장에서는 활짝 웃고 있는 김정일 초상화를 걸었다는 이유로 경찰 조사를 받아야 했고, 지난해 부산비엔날레에서는 출품작이 용공 시비에 휘말려 철거되기도 했다.

“작가와 한 마디 상의 없이 작품을 떼어내더군요. 남한에도 보이지 않는 이데올로기와 권력의 힘이 있고, 예술의 자유가 많지는 않구나 싶었어요.” 김정일의 웃음이나 ‘아 부러움 없어라 행복하여라’ 구호를 외치는 아이들의 표정은 행복마저 조작하는, 위태롭고 불안한 북한 체제에 대한 역설적인 표현이라는 설명이다.

“나는 남한 사람도 북한 사람도 아닌 조선인”이라고 말하는 선무는 실명과 얼굴을 공개하지 않는다. 탈북 후 중국에서 만난 조선족 아내와 세 살짜리 딸이 있지만 혹시라도 자신의 얼굴이 알려져 북한의 부모형제들에게 해가 될까 두려워서다. 사실 이미 대중적으로 알려진 그의 신분을 북한이 모를 리 없겠지만 그는 “가족에게 너무 미안하다”며 말끝을 흐렸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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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셉 미소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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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nfmswkdal 2009-11-08 08:20:22
    선무님, 통일을 념원하는 마음으로 앞으로도 좋은 작품 많이 그려 남한인들에게 남북의 현실을 알리는 선구자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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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디 2009-11-14 16:50:49
    선무님,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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