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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화폐 개혁에 대한 약간의 설명
서울에서쓰는평양이야기 2009-12-10 02:17:00 원문보기 Korea, Republic o 관리자 921 2009-12-10 02:21:02
많은 분들이 북한 화폐 개혁에 대해 궁금해 하시는 것 같아서 제가 화폐개혁 다음날인 1일 저녁에 썼던 기사초고를 올려드립니다.

물론 지금은 이때와 상황이 더 전진됐고, 약간씩 팩트가 달라진 점이 있습니다만, 일단 기본 줄거리는 같습니다.

이 기사는 지방에 배달되는 40판에 실렸다가 지면상 관계로 서울 등 경기권에 배달되는 최종판에는 빠졌습니다. 일단 화폐개혁 다음날 저녁에 파악한 상황은 이러했습니다.

출고된 기사였던 까닭에 하나도 손을 안대고 출고됐던 그대로 옮깁니다.

2일 아침 출근하면서 동아일보를 펼쳐보니 제가 써놓고 들어온 기사가 휙 날아가서 황당했지만, 신문사에서 일하다보면 기사가 날아가는 이런 일은 흔합니다.

그래도 북한 정보망들 열심히 독촉해서 얻은 정보인데 이렇게 날아가면 속이 좀 쓰리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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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전격 진행된 화폐개혁으로 북한 전역은 내부 상거래가 사실상 전면 중단되는 등 큰 충격과 혼란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북한 소식통들을 통해 이번 화폐개혁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화폐개혁의 주요 내용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번 화폐개혁의 핵심은 옛 화폐와 새 화폐를 100 대 1의 비율로 교환하며, 가구당 교환 한도를 옛 화폐 기준 10만 원으로 제한한 것이다.

다시 말해 현행 100원을 1원으로 바꾸어주며 가구당 새 화폐를 최대 1000원까지만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1992년에 진행됐던 화폐개혁에서는 새 화폐를 가구당 300원만 바꾸어주었다. 당시에는 근로자 평균 월급이 100원이었고 지금은 3000~5000원 정도다.

북한은 가구당 10만 원이 넘을 경우 저금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저금하는 금액에 한해서는 교환비율을 200 대 1로 한다고 한다. 10만 원 이상의 돈에 한해서는 그 가치를 50%만 인정해주는 셈. 그러나 저금을 언제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1992년에도 북한은 300원 이상을 저금하게 한 뒤 제때 돌려주지 않았다. 결국 몇 년 뒤 북한 화폐가 극심한 인플레 현상을 나타내면서 저금한 돈은 휴지로 변했다. 이번에도 같은 일이 반복될 수도 있고 또는 공채나 기부형식으로 국가에 자발적으로 바치도록 압력을 넣을 가능성도 있다.

●장사하는 사람은 울고, 직장인들은 웃고

이번 조치로 가장 큰 손해를 보는 계층은 직업이 없이 장사로 살던 사람들이다. 10만 원까지만 교환해주면 이들은 상당한 장사밑천을 날리게 된다. 이 때문에 북한 각 장마당에서는 사람들의 불만이 팽배해지고 있다고 한다.

더욱이 화폐개혁이 완료된 뒤 당국이 식량을 국가에서 정한 가격으로 팔도록 엄격히 통제한다는 소문까지 돌면서 장마당은 더욱 어수선한 분위기이다. 이 와중에도 일부 수완 있는 장사꾼들이 보관했던 돈을 국영기업의 돈으로 둔갑시키는 등 편법도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반면 직장인들이나 연금생활자들은 이번 조치를 찬성한다고 소식통들은 전해왔다. 북한 당국이 월급은 변함이 없다고 선전함에 따라 이들은 이번 조치로 사실상 월급의 구매력이 100배 늘어난다고 보고 있다.

즉 기존에 북한 돈 4000원의 월급을 받던 노동자가 이번 화폐개혁을 통해 기존 40만 원의 구매력에 해당하는 월급을 받게 된다는 것. 현재 북한 장마당의 시세는 쌀 1㎏에 2200원 전후로 월급 4000원으로는 쌀 2㎏도 살 수 없다.

기존에 연금 1000원 안팎을 받던 은퇴생활자들도 이번 조치로 기존 10만 원에 해당하는 구매력이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향후 월급을 조정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를 계기로 북한 당국이 경제난 때문에 직장을 이탈해 장마당에 흘러간 노동력을 다시 국가의 통제 아래 끌어오려 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부유층과 극빈층은 상관없어

화폐개혁이 부유층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화폐교환 직전 달러환율은 100달러당 북한 돈 약 38만 원으로 옛 화폐 10만 원은 26달러에 불과하다.

수천 달러 이상을 갖고 장사하는 '큰손'들은 환율이 오락가락하고 부피도 상당한 북한돈은 사용하지 않고 달러나 위안화로 결제해온 지 오래다. 현재 부유층은 물품을 깔고 앉아 사태를 관망할 것으로 보인다.

극빈층은 이번 조치로 혜택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 돈이 한 푼도 없으면 국가에서 500원을 공짜로 준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는 바람에 극빈층들이 돈을 교환해주면 수수료를 주겠다는 주위의 유혹에도 일절 응하지 않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해왔다.

북한에서 옛 화폐를 가장 많이 바꿀 수 있는 사람들은 출장원들과 기숙사생들이 있는 집이다. 외지에 나와 있는 이들에게는 집에서 바꾸는 10만 원과 별개로 3만 원을 더 교환할 수 있게 허용됐다.

●새 화폐 모습 오늘 오전 9시에 공개

아직 평양을 포함해 북한 전역에서 새 화폐가 공개된 지역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오늘 오전 9시에 전국에서 일제히 새 화폐를 공개한다고 전해왔다.

이 때문에 화폐 도안은 물론 최고액권의 액면가가 얼마인지도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100원짜리가 최고액권이 될 것이라는 추정이 우세하다.

화폐교환은 개개인이 직접 은행에 가서 교환하는 방식이 아니라 인민반장이 집집마다 다니면서 화폐를 걷은 뒤 한꺼번에 교환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화폐교환은 6일까지 진행되며 이후부터는 옛 화폐의 사용이 전면 중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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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도 지면이 제한있어 입수했던 정보들을 다는 적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랬던 기사가 최종판에는 이렇게 변했습니다. 물론 저도 몰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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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1일 평양 주재 각국 외국공관에 기존 화폐 사용을 중단한다며 새 화폐로 교환할 것을 공식 통보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평양발 기사에서 북한 외무성 관리가 지난달 30일을 기준으로 기존 북한 화폐 사용을 중단했다는 사실을 각국 외교사절에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전격 단행된 화폐개혁으로 북한 내부 상거래가 사실상 중단되는 등 사회 전체가 충격과 혼란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소식통은 “화폐교환 시기는 11월 30일부터 12월 6일까지”라며 “옛 화폐와 새 화폐의 교환비율은 100 대 1”이라고 전했다. 화폐교환은 개개인이 직접 은행에 가서 교환하는 방식이 아니라 인민반장이 집집마다 다니면서 화폐를 걷은 뒤 한꺼번에 교환하는 방식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2일 새 화폐의 도안과 최고액권 등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가구당 교환 한도를 옛 화폐 기준 10만 원으로 제한했다. 즉 현행 100원을 1원으로 바꿔줘 가구당 새 화폐를 최대 1000원까지만 받을 수 있도록 한 것. 또 10만 원이 넘을 경우 조선중앙은행에 저금하도록 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저금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교환비율을 200 대 1을 적용한다. 그러나 저금을 언제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북한은 1992년에도 교환한도인 300원 이상을 저금하게 한 뒤 제때 돌려주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3남 정은에게 ‘경제권력’을 넘겨주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고 분석했다. 즉 시장경제세력을 죽이고 현 권력층인 공산당원 등 3남에게 우호적인 세력들의 힘을 키워주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실제 이번 조치로 가장 손해를 보는 계층은 장마당(시장)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이라고 북한 소식통은 전했다. 화폐개혁이 끝난 뒤 국가에서 정한 가격으로 식량을 팔도록 통제한다는 소문까지 돌면서 장마당은 더 어수선한 분위기다. 그러나 화폐개혁이 부유층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1992년 화폐개혁에 덴 경험이 있는 ‘큰손’들은 달러나 위안화로 결제해온 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현재 부유층은 물품을 깔고 앉아 사태를 관망할 것으로 보인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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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렇게 변했습니다.

먼저 기사의 내용이 뒤의 기사에서 많이 사라진 것이 보이시죠. 지면이 작아지니 어쩔 수 없이 날려버리는 거죠.

블로그 하니 좋네요. 묻히는 기사도 복원되고...

이 기사 올린 이유는 요즘 보도들 보면 북한에 아우성만 넘치고 당장 폭동이라도 날 것처럼 묘사되는데, 제가 들은 바로는 사실 속으로 기대 잔뜩 품고 내심 좋아하는 주민들도 적지 않다는 것입니다. '깨고소하네'하는 사람도 적잖고. 어찌하든 부의 제한적, 강제적 재분배라고 할까.

이번 조치로 국가가 코를 꿰고 열심히 끄는 대로 직장 잘 다니던 사람들은 좋아할 것이고, 장마당 다니던 사람들은 피해자가 많죠. 북한이 장사하지 말라고 그렇게 장마당 없애려 하더니 장마당 다니는 사람들에게 이런 폭탄 떨어뜨렸네요.

결국 북한은 이번 화폐 개혁으로 국가 통제 밖에서 돌던 노동력들에게 타격을 주고, 다시 국가 통제 아래 끌어오는 효과가 생길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물론 국가 밖에서 돌던 돈들을 다 무효화하고 은행에 가두어 놓음으로써 국가의 화폐 통제력이 강화되고 인플레를 잡는 등 다른 요인도 기대하고 있겠죠.

아주 간단히 말하면 이런 겁니다. 국가가 돈을 마구 풀어 시장에 10조 원이 풀렸는데, 이 돈이 국가에 들어오지 않고 암시장에서만 도는 겁니다. 그러면 이런 화폐개혁 조치로 9조 원은 무효화 시키고 1조 원만 남기면 시장경제세력은 타격을 입고, 화폐발행권을 가진 정부가 다시 힘을 얻게 되는 거죠. 즉 시장경제세력에게 빼앗긴 경제 주도권을 정부가 다시 찾아오기 위한 조치이지만 뜻대로 될지는 두고 봐야죠. 몇 년 뒤면 또 옛날대로 회귀하는 겁니다.

부유층은 타격이 없고, 직장 다니던 사람들은 좋아하고 이러니 당분간 사람들이 혼란기를 약간 겪겠지만, 큰 문제는 없을 겁니다. 그리고 북한돈에 대한 신뢰가 떨어져 앞으로 북한 암시장의 결제화폐가 달러가 될지 인민폐가 될지 하는 문제가 남았죠. 물론 화폐 개혁 이전부터 장마당에서 달러나 인민폐로 직접 결제가 가능했습니다만, 이런 현상 더 가속화될 것입니다.

또 화폐를 100분의 1로 디노베이션 시키면 화폐개혁 직전에 1키로에 2200원하던 쌀값이 22원이 될거냐 하는 의문도 생길 수 있는데, 저는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만약 월급 몇 천 원씩 그대로 두면 인플레 또 생깁니다.

수요 대 공급이라는 것이 있는데, 아마 쌀 값이 초기에 새 화폐로 50~100원대에서 오가다가 곧바로 몇 백원이 될 것입니다. 쌀값은 장마당의 시세를 가늠하는 바로미터이기 때문에 다른 상품들도 비슷하게 오를 겁니다.

전진된 상보 꾸준히 올려드려야 하는데, 제가 내일 모레 미국 가는지라 이제는 화폐개혁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관심이 가지 않네요. 좀 시간 지나면 다 알려지겠죠. 어제 알아보니 북한이 화폐에서 김일성 얼굴을 뺄 생각 꼬물만치도 없나 보더군요.

이번 사건으로 황당했던 것은 ‘대한민국의 대북 정보망이 이렇게 부실한 것이냐“하는 놀라움...정말 놀랐습니다. 제가 1일 오후에 맨 위에 있는 기사를 열심히 써나가고 있는 시각, 정부는 화폐개혁의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더군요.

국록을 타먹고 정보사업에 매진하는 사람이 얼마인데, 도대체 뭐하는 것이죠? 저처럼 북한 정보를 위해 한 해 들이는 예산이 몇 백 만 원 밖에 안 되는 사람보다 못하면 이게 도대체 나라가 뭐죠? 국가 정보력 부재에 대한 질타 기사들이 오늘 쯤에는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만...

그리고 정부 모 고위 관계자(청와대 모 수석이랍니다)가 어제 나와서 이번 화폐 개혁에 대해 설명했는데, 북한이 화폐개혁 사실을 공식 발표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1992년까지 4차례의) 이전 화폐개혁 때는 북한에 시장이나 지하경제가 없었지만 현재는 지하경제가 커진 탓에 화폐개혁 사실을 주민들이 미리 알고 손을 쓰지 못하도록 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저는 정말 황당했죠. 아니, 그걸 이유라고 설명하는 겁니까. 화폐개혁을 미리 공식발표하고 하면 그게 화폐개혁입니까. 미리 발표하면 사람들이 미리 돈을 다 다른 것으로 바꾸겠죠. 그러면 화폐개혁 할 의미가 없죠. 북한이 공식발표하고 화폐개혁을 한 적은 한번도 없습니다. 이건 경제의 초보 원리입니다. 왜 북한 주민들에게만 먼저 알려주고 외부에 공개 안하고 있는지 그걸 설명해줘야죠.

속으로 “이명박 대통령님, 이런 보좌관들 옆에 두고 일하시느라 수고하십니다”하는 소리가 나오던 순간, "에이, 내가 이런 것 한두번 봤냐"하고 꾹꾹 다시 속에 밀어넣었습니다. 제가 참지 않으면 뭘 어쩌겠습니까.

주성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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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옥경호 2009-12-11 16:18:08
    현재 북한회령시 쌀갑70원이다 방금들은소식모든물가 가격도 100대1가격으로 낮추엇다 국가공시쌀갑은 23원이나 시장에서는 비사게 받는것이다 그러다나니다른물건도 조금식 값을올려서 받고잇어 이를 통제하는기구가생겨 시장에서 물건값을 정해진가격에 팔지않는 모드사람들의 물건을 몰수하고 있어 시장은 지금 살벌한형편이다 중국돈 100원에북한돈46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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