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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주민 3명 백령도로 귀순
동지회 950 2005-06-27 11:22:19
北주민 3명 백령도로 귀순


26일 오전 9시55분쯤 서해 백령도 동북방 2.9마일 해상에서 북한 주민 홍모(42)씨 등 일가족 3명이 1t짜리 전마선을 타고 귀순했다. 올 들어 북한 주민이 서해에서 소형 선박을 타고 귀순한 것은 지난 17일에 이어 두 번째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백령도 해상 레이더기지가 우리 쪽으로 향하는 소형 선박을 포착해 서해 NLL(북방한계선)을 넘자마자 예인했다”며 “이들은 오늘 새벽 황해도 용연 구미포에서 출발했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배에는 홍씨와 문모(여·39)씨, 홍모(9)군 등 3명이 타고 있었으며 이들은 합동 신문에서 “먹고 살기가 힘들어 탈북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날 오전 11시50분쯤에는 백령도 동방 3.3마일 해상에서 북한 어선 한 척이 항로를 잃어버려 NLL 우리측 수역을 1.8마일 침범했다. 해군은 이 어선에 항해용 나침반을 건네 준 뒤 북측으로 돌려보냈다.

◆ 서해 통한 탈북 잇따라 =이날 홍씨 가족 귀순에 앞서 지난 17일 오전 최모(43)씨 부부가 0.3t짜리 무동력 전마선을 타고 남측으로 귀순했다.

작년의 경우 북측 민간 선박이 서해 NLL(북방한계선)을 넘은 사례는 모두 5차례였다. 당국은 그러나 작년에 NLL을 넘어온 북한 어선의 경우 바닷길을 잃어 잘못 넘어온 것으로 밝혀져 전부 돌려보냈다.

그러나 올해 열흘 새 두 차례나 전마선을 통한 ‘해상 월남’이 잇따르자 전문가들은 최근 북한의 악화된 식량난으로 고통받는 주민들이 서해를 통한 탈북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홍씨 가족도 해군에 예인된 뒤 합동 신문에서 ‘생계 곤란’이 탈북의 직접적 원인이 됐음을 내비쳤다.

UN 등 국제사회는 북한 식량난이 올 들어 심각한 상태에 접어들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미국도 이 같은 분석에 공감하면서 최근 북한에 식량 5만t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북한도 연초 우리 정부에 비료 50만t을 요구한 데 이어 (20만t을 지원받고 난 뒤) 최근 남북 장관급회담에서도 15만t의 추가 지원을 요청했다.

◆ 수심 얕아 탈출에 유리 =북측 주민들은 서해에서 ‘전마선’이라고 불리는 소형 선박을 타고 탈북하는 방법을 이용하고 있다. 서해는 동해와 달리 수심이 얕고 파도가 높지 않아 작은 선박으로도 바다로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해상에 섬들이 많아 쉽게 북측 수역을 벗어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17일 최씨 등은 무동력 전마선, 26일 홍씨 등은 동력이 있는 배를 이용했다.

해군 관계자는 “전마선은 레이더에 잘 안잡히고 특히 안개가 짙게 낀 날이면 포착이 더 어렵다”며 “북측 함정이 감시하고 있다고 하지만 넓디넓은 바다에서 탈출하려는 작은 배 한 척을 잡는다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해를 통한 귀순이 대량 탈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군 관계자들의 예측이다.

서해는 1999년과 2002년 두 차례나 북측 군함이 남측 함정에 무력 도발을 감행했던 지역으로 언제든 군사적 충돌이 벌어질 수 있는 곳이기 때문. 합참 관계자는 “최근 북측 해군의 경계가 느슨해졌다는 징후는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nk.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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