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여성 동료상담사 이숙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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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병상련의 맘으로 희망과 용기 전해요” “탈북 여성들이 제일 힘들어 하는 것은 외로움입니다. 고향 생각나고, 남한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몰라 힘들어할 때 동료 상담사가 엄마처럼, 친구처럼 보살피고 정착할 수 있게 도와주죠. 은행을 어떻게 이용하는지 알려주기도 하고, 김치도 담가주고, 좋은 남자를 소개해주기도 합니다.” 2003년 남한에 정착한 이숙(60·사진)씨는 탈북 여성 동료 상담사의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 ‘탈북 여성 동료 상담사 양성교육’은 교육복지연구원(원장 김령자)이 주관 하여 서울시 여성발전기금 지원으로 2005년 이전 입국한 고등학교 졸업 이상 탈북 여성 20명을 대상으로 2009년 4월 16일부터 9월 10일까지 매주 5시간씩 17주, 총 91시간 이론과 실습, 현장학습(한국가정법률상담소, 하나원 방문)으로 이루어졌다. 그 가운데 15명이 상담사 3급 자격증을 취득하고 현재 취업,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탈북자 2만 명 시대. 그 중 여성이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탈북 여성이라는 같은 입장에서 그들을 상담하고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동료 상담사의 역할은 커지고 있다. 이숙씨는 북한에서 어문학부 교수였던 이력으로 한민족학교 교감이자 우리말교육연구 통일국어교육위원회 자문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한민족학교는 탈북 여성들의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로 한국말과 한국 문화에 서툰 아이들을 탈북자 교사들이 교육하고 있다. 그는 탈북 여성들이 남한에 와서 겪는 문제와 바람에 대해 이야기했다. “탈북 여성들은 남한에 와서 외로움 때문에 오자마자 결혼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기꾼을 만나 정착금까지 빼앗기는 경우도 많고, 북한에서 이혼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곳에서 결혼을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젊은이들에게만 지원하는 장학금을 확대해 공부하고 싶어 하는 여성들에게 배움의 길이 열렸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북한에서의 대학 학위나 교원자격증을 인정해주길 바랍니다.” “오막살이더라도 자기 집에서 살고 싶지, 비단결 같은 기와집이라도 남의 집은 편하지 않다”고 말하는 그는 한 번 맛본 자유를 잊지 못해 북한, 내몽골, 중국, 태국 총 4개국의 감옥생활을 거쳐 탈북을 시도한 지 3년 만에 서울에 왔다. 맨몸으로 강을 건너다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하고, 몇 번씩 체포돼 수용소 생활을 하면서도 탈출의 희망을 놓지 않았다. “북한에서 고위층이던 제가 지금은 기초수급자로 생활해도 행복하고 매일 감사함으로 삽니다. 교회에서 집사로도 활동하고요. 체포되어 오고가는 도중에 하나님께 구해달라고 기도했는데 몇 번이나 도망칠 기회를 주셨어요. 요즘은 제가 간증하고 다닌답니다.” 북한에 남아 있는 둘째 아들 생각에 늘 가슴 한쪽이 시린 그는 지금도 계속 이어지는 탈북 행렬에 “탈북자들을 위한 일엔 끝이 없다”며 애정과 의지를 보였다. 김수희 기자 ksh@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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