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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에선 못 보는 서울의 화이트데이 풍경에 감회
한국일보 2010-03-19 22:48:00 원문보기 Korea, Republic o 관리자 1702 2010-03-23 22:04:53
평양에 살던 내가 서울에 와서 '세상에 별난 기념일도 다 있네?' 하고 놀랐던 날이 3월 14일 화이트데이다.

총각이 처녀에게 진실한 사랑을 고백하는 것, 물론 평양에도 있다. 평양 처녀들은 총각들의 구애를 쉽게 받아들이는 편인데 여기에는 나름대로 기막힌 사연이 있다. 우선 남녀비율을 반반으로 봐도 북한에서는 인민군대에 10~13년간 근무하고 제대한다. 절반 이상이 탄광이나 광산, 농촌 같은 험하고 힘든 일터로 집단배치 되기 일쑤이고 적지 않은 청년군인들이 군사훈련과 대형건축물건설 도중 죽거나 부상을 하고 온다. 그렇게 귀한 총각들에게서 혁명적 청혼을 받았는데 처녀귀신이 되려고 환장을 하지 않은 이상 어지간하면 오케이다.

그러니 북한에서는 당연히 우리의 일상에서 흔히 보는 청춘 남녀들의 오래도록 하는 사랑고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이제는 서울에서 추억으로 보는 평양의 화이트데이지만 너무도 어렵고 힘든 그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안타깝다.

서울에서 화이트데이 날에 남자가 여자에게 하얀 사탕이나 초콜릿을 주며 사랑을 고백하는 모습을 보며 내가 사는 서울이 이렇게 아름답다는 것을 새삼 느껴본다.

탈북작가 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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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물 2010-03-28 02:56:21
    작은 일에도 세상이 이처럼 아름답다고 느끼시는 님의 감성이 참으로 눈부십니다. 우리는 그런 날이 있나보다 하고 마는데 님은 그 곳에서 행복을 엿보고, 북의 형제자매를 생각하시는구요. 부디 바라시는 일이 꼭 이루어지기를 빕니다. 이름도 소설의 주인공 같은 '탈북작가 림일'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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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듸 2010-04-02 11:50:31
    림일작가님 꼬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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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럇의추억 2010-04-25 14:13:02
    림일님 참 아름다운 분이시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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